김재철 서울MBC사장과 김석창 지역언론특보가 진주MBC와 창원MBC를 소위 광역화라는 이름으로 추진한 강제통합은 지난 3월 이후 지역사회와 방송계에 뜨거운 쟁점이 되었다. 그들의 의도에 따라 겸임사장으로 발령받은 김종국 씨는 그들의 충직한 손발이 되어 동분서주하는 모양이 정말 가관이다.
그런데 방송이라는 사회의 공기(公器) 또는 공익기관을 가지고 이들이 왜 이럴까? 그들은 과연 공익을 창출하기 위하여 그러는 것일까? 그래도 되는 일인가?
그들은 사적인 이익을 위하여 국민과 지역민을 우롱하고 있으며, 절차도 부당한 소모전일 뿐이다. 그야말로 백해무익한 야욕에 불과하고 가당찮은 일이다.
백해무익인 논거는 첫째, 강제통합이 파레토 최적(Pareto Optimum)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부․울․경 지역에는 일찍 생활권 단위로 네 개의 문화방송이 각각 시청권을 가지고 문화센터로서 공익기능을 수행하였고, 시청자들은 공공재로서 방송을 향유하고 있다. 그런데 강제통합이 된다면, 지금의 방송편성체제에서 진주권은 문화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또 창원권도 이번 통합이 영남 4사 광역화의 전초라면 아무런 실익도 없는데 욕심이 과도하여 갈등을 부추긴 책임만 둘러쓰게 된다.
둘째, 서울MBC를 포함한 전국 MBC의 기반도 축소된다. 강제통합 후에 진주권을 제대로 커버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우리의 집단적 상실감은 채널을 돌리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전체적으로 MBC는 손해가 분명하지 않는가? 세 김씨는 그런 정도의 셈본지식도 없는가. 그러므로 그들은 공영방송 MBC의 파괴자들이다.
셋째, 그러면 MB정부는 무엇을 얻는가? 오히려 손해만 보았고, 또 더 큰 손해를 볼 것이다. 80만 서부경남, 즉 진주권 유권자들이 지역주의의 포로가 되어 그에게 많은 표를 던진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그가 대통령이 된 이후 이 지역에 있는 그의 대학 후배들(김재철, 김석창)이 강제통합을 획책함으로써 유권자들의 배신감은 지난 지방선거에 표로 나타났다. 그래서 MB정부는 손해를 보았고, 다음 선거에 더 손해를 보게 될 것은 뻔하지 않은가.
넷째, 그렇다고 야당에는 통합이 유익한가? 진주-마산에 이어 다른 지역 문화방송 통합으로 불길이 번진다면, 정강과 정책을 전달할 수단이 특정 방송으로 단순화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결국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된다.
다섯째, 지적 설득력을 잃고 있는 신자유주의 또는 경제성 논리를 생활권과 문화제도인 방송에다 곧이곧대로 적용하는 것은 키를 재는데 마치 저울을 쓰는 것과 같다. 문화와 역사를 어찌 효율성이라는 단순한 기준을, 그리고 광역화가 반드시 효과성을 보장한다는 검증도 없는데 마구 적용하는가.
덧붙여 하나 지적하자면, 이 획책은 진주권 시청자의 동의절차가 아예 생략되었다는 점에서 아예 정당성이 없고, 거기다 표본추출과 설문구성이 편견으로 가득한 엉터리 여론조사까지 옹색하게 동원하여 민의의 전당인 국회까지 속이려고 김재철-김석창-김종국 씨는 획책하였다. 더욱이 국회를 기만한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이제 그것도 모자라 방송통신위원회까지 속이려 들고 있다.
이렇게 보면, 진주-창원MBC 강제통합은 정당성도 없고, 백해무익하며 오로지 세 사람의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문제의 해결은 진주MBC 사장을 따로 임명하여 수습하는 것이어야 하며, 그동안 국가와 사회에 저지른 해악에 누구든 책임을 져야 함으로 진주MBC지키기 서부경남연합 모두의 뜻을 모아 김재철-김석창-김종국 씨의 사퇴를 촉구한다.

진주MBC지키기 서부경남연합 상임대표 김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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