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소리를 귀담아 들어주십시오.

1. 진주 창원MBC 강제 통폐합 사태를 시청자 위원의 눈으로 바라볼 때, 전체적으로 어떤 느낌을 받으셨습니까?


● 지역방송이 가져다주는 영향력은 지역에서 큰 효과와 더불어 변화의 힘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방송의 힘에 의지도 많이 하고, 신뢰하고 있구요. 지역방송이 주는 즐거움도 우리 삶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통폐합 소식이 서울쪽에서 흘러나오는 모양새가 영 기분을 언짢게 했습니다. 이렇게 중대한 사안은 설사 경영자 측의 편리를 위해 통합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지역 시청자들과 의논하고 힘을 합쳐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재로선 명령하달식 결정을 하고 있지요.
실제 방송의 주인은 지역 시청자들임에도 통폐합과 같은 중요한 사안을 급하게, 그것도 오래된 쓰레기더미 치우듯 해치우려 한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애지중지 함께 방송을 만들어왔던 시청자들은 대체 무엇인가요? 충분한 검토도 하지 않고, 지역사정도 고려하지 않은 채 왜 막무가내로 일을 처리하는지 안타깝고, 무지해 보였습니다.

2. 김종국 사장 발령 이후 진주MBC 시청자 위원회 활동에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 현 경영진인 김종국 사장은 시청자위원회 회의에 본사의 일로 거의 참석하지 않았고, 시청자 위원회의 제안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따뜻한 분위기도 사라졌고, 좋은 방송을 만들고자 하는 진정성을 읽어내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서먹하고 부족한 분위기라 할까요. 시청률도 최상위였던 간판 지역시사 프로그램이 사라져버려 다시금 부활시킬 것을 요구했지만 방송국 사정으로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3. 김종국 사장 발령 이후 진주MBC 방송 전반에 어떤 변화와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십니까?

●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들에 대한 취재요청을 하였으나 인력 수급의 문제로 취재도 불가능하고, 프로그램 진행의 미숙함도 나타났습니다. 또한 지역 현안들이 제때에 매끄럽게 방송전파를 타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프로그램을 요구하는지에 대한 감각들이 떨어진 것입니다. 시청자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현실은, 결국 누군가에 의해 독선적인 편성이 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4. 회사는 광역화를 통해 매체 영향력을 키우고 더 좋은 방송을 만들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김종국 사장과 경영진들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염려되는 부분입니다. 앞서 지적했듯 이미 방송 편성이 누락된 경우가 발생했고, 가을 개편시 창원과 공동기획 프로그램에서도 서부경남권 소식이 편성시간 안배 등에서 소외될 소지가 다분해 보였습니다. 확실하게 시청자위원회에서 챙겨야 할 부분이지만 위원회가 제안한 내용을 회사가 어느 정도 수용해 줄지는 미지수입니다.

5. 그동안 진주MBC 시청자 위원으로 활동하시면서 진주MBC의 역할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시겠습니까?

● 진주MBC는 민감한 지역 현안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도해 왔습니다. 주요 이슈에 대해선 단편적인 접근에 그치지 않고 기획시리즈(예; 다문화 사회, 4대강 사업, 혁신도시 이전문제, 남강댐 물 부산 공급 문제, 전국체전 준비 기획 등)로 다루면서 정보제공의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지역 사회에 필요한 공익적 사안들을 이슈화하면서, 지역민들의 복지에 기반을 둔 사회분위기 조성에도 앞장서 왔습니다. 공정성과 신속성, 정확성이 담보되는 방송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발로 뛰는 모습. 바로 진주MBC의 모습이었습니다.

6. 강제 통폐합에 대해 시청자 위원회도 우려의 목소리를 낸 바 있습니다. 어떤 부분을 가장 염려하는 것인지?

● 편성권이 창원으로 이동한 진주 KBS의 경우를 떠올렸을 때 걱정스러움이 앞섭니다. 서부경남의 중심 방송인 진주MBC가 창원과의 통폐합으로 지역민의 소리가 묻혀버릴 여지가 다분하다고 여겨집니다. 또한 언론의 역할 중 하나인 지역 공동체 형성이란 기능이 사장돼 버릴까 무척 고민됩니다.
통폐합 이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에는 시청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애써 서부경남의 이슈들을 비중 있게 다룰 수도 있겠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돌변할지 모를 일입니다. 회사에서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럴 것이라면 굳이 통폐합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서부경남 시청자들이 갖는 공통의 우려 사항입니다.

7. 시청자 위원으로서 현 경영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 지역의 소리를 귀담아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역사회와 충분한 논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입니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의 관심과 배려, 희망을 잘 읽어 합리적인 방송이 되도록 노력해주길 바랍니다. 시청자들과 함께하는 진주MBC이기를 희망합니다.

8. 진주 창원MBC 강제 통폐합과 관련해 진주MBC 시청자 위원회의 활동 계획이 있으십니까?

● 시청자 위원 전원의 이름으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위원장 면담 요청을 해 두었고, 최근 방통위로부터 면담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습니다. 면담이 성사되면 강제통폐합의 위법성, 이에 대한 지역 주민의 여론, 서부경남지역에 진주MBC가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당위성 등을 설명하고 강하게 요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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