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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료 인상' 또다른 노림수, 종편 특혜 굳히기
광고 직접영업, 방송 권역, 편성 심의...특혜 못 줘 안달 난 방통위
김서중 교수, 오마이뉴스 기고글(6월29일)
[0호] 2011년 07월 06일 (수) 10:55:15 언론노보 media@media.nodong.org

   
한나라당의 수신료 인상 강행 시도가 민주당의 저항으로 어려워지는 형국이다. KBS의 최소한의 공정성을 전제로 논의해야 할 수신료 인상 논의가 한나라당의 정략적 판단에 따라 시도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래도 민주당이 제대로 방향을 잡고 저지하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마음은 개운치가 않다. 한나라당의 수신료 인상 강행 시도가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고 하나를 잃는 대신 다른 하나를 확보하는 정략적 선택을 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그 하나는 수신료 인상 그 자체다.

수신료 인상 논란 속에 밀려난 미디어렙법 개정

또 다른 토끼는 흔히 조중동매 방송이라 불리는 종합편성채널, 즉 종편의 미디어렙체제 편입을 피하려는 의도다. 뉴스를 하는 지상파 방송사들은 뉴스를 지렛대로 광고주에게 광고시간 판매를 강매하거나, 역으로 광고주의 압박을 받아 광고판매의 반대급부로 광고주에 유리한 뉴스 또는 프로그램 제작을 하지 못하도록 광고 직접 영업을 금지하고 있다.

대신 방송광고판매대행사 즉 미디어렙에 방송광고시간 판매를 의무위탁 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광고주 즉, 자본의 압박으로부터 방송의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 방어 장치다. 지상파와 마찬가지로 뉴스를 하는 것이 가능한 종편과 보도전문채널들 역시 광고주와 직거래를 통해 뉴스의 공정성, 방송의 공공성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미디어렙에 의무위탁 하게 하는 것이 옳다. 지금 법체계에서는 종편이 직접 영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를 위한 미디어렙법 개정 논의가 수신료 인상 강행 시도 논란 속에 자연스럽게 밀려 나고 있다.

사실 미디어렙 관련법 제·개정은 헌법재판소가 기존 미디어렙 관련 법조문들에 한정위헌 판결을 하면서 이미 지난 2009년 12월 31일까지 완비하라 한 것이기 때문에 시급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 국회의원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상파와 동일한 성격의 종편이 미디어렙 체제에 편입해야 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더 시급한 측면이 있다.

지금 예상은 올 12월경 종편들이 방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한다. 그럼 곧 방송 광고 영업이 시작될 것이다. 이미 영업을 시작했다고 해서 미디어렙 의무위탁을 강제 못할 이유는 없지만 광고 영업 체제를 이미 갖추고 영업을 시작한 후에 종편의 의무위탁을 규정하는 것은 그리 자연스럽지 못하다.

혹여나 법 정비를 하기 전에 우려하는 불공정 광고 영업이 발생하면, 그 후폭풍이 심각할 수도 있다. 옳은 선택은 아니지만 동일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지상파로서는 그러한 종편의 행태를 비판하기는커녕 쫓아가겠다고 나설지도 모른다. 이는 방송의 공공성 차원에서 보면 재앙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수용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종편 특혜, 한두 가지가 아니다

종편의 미디어렙 체제 편입이 정당함에도 종편의 '안정적' 시장 정착을 위해 종편의 방송광고 직접 영업을 허용하겠다는 것이 최시중 위원장이 독주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생각인 듯하다. 사실 미디어렙 체제에 편입되는 것보다 직접 영업 방식이 더 유리하다는 표현에는 미디어렙을 통한 정상적인 영업과 다른 어떤 광고판매 전략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고, 바로 이 지점이 방송 공공성 차원에서 종편의 미디어렙 체제 편입을 요구하는 이유다. 거꾸로 종편이나 한나라당이 종편의 미디어렙 체제 편입을 극구 반대하는 이유기도 하다.

그래서 종편의 광고 직접 영업은 다양한 광고 판매 방식 중 하나가 아니라 종편에 대한 특혜다. 오히려 방송광고 판매가 점점 감소함에도 공공성을 선도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지상파가 불공정한 경쟁을 통해 재원 압박을 받지 않도록 종편 방송광고의 의무 위탁을 요구하는 것이 방송정책 총괄기구로서 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 이익을 대표해야 할 국회의 의무가 아닐까?

사실 종합편성채널은 지상파와 비교할 때 이미 시정해야 마땅할 다양한 특혜를 부여받고 있는 상황이다. 전파를 이용하느냐, 케이블을 이용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시청자의 시각에서 보면 종합편성을 하는 방송인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은 차이가 없다. 방송법도 종합편성을 행하는 방송사업자라는 같은 범주로 분류하고 있다. 뉴스를 통해 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영화, 오락, 스포츠 등등의 전문편성채널과 달리 다양하고 종합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영향력과 그 성격에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종편은 방송권역, 의무전송, 편성과 심의, 방송광고제도 등에서 이미 차별적 특혜를 보고 있다. 지상파는 설사 시청률이 떨어지더라도 지역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유지 발전을 위해 지역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편성하고 있다. 반면 종편은 전국 단일 권역 방송을 하게 될 것이다. 다양한 견해를 전제로 하는 민주주의의 유지를 위해 지역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기술적으로 종편이 방송 권역 별로 다른 지역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과도한 부담이 된다면, 지역프로그램 편성비율을 높여서라도 전국의 각 지역 뉴스와 문화 전달에 기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현재 방송법 시행령에 따르면 종편은 종합유선방송이 의무전송 하도록 하고 있다(방송법 70조 1항의 위임에 따른 방송법시행령 53조 1항). 하지만 2001년 방송법 시행령 개정 시 종편에 의무전송 지위를 부여한 것은, 중소자본에 의한 독립적인 언론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당시 법이 지금과 달리 대기업과 신문의 참여를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경제 권력과 언론권력에 좌우되지 않는 독립적인 언론을 전제로 보호하기 위한 배려가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 종편은 시청자들의 선택을 반영하여 유료방송사업자들이 계약에 따라 전송하는 것이 마땅하다. 혹자는 지상파도 의무전송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는데 지상파는 유료방송들이 자신들의 경쟁력을 고려해 자발적으로 계약 전송하고 있을 뿐 의무 재전송 대상 채널은 KBS1과 EBS 뿐이다. 더군다나 지금 모든 채널 사용사업자(PP)들의 프로그램이 전송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종편의 의무전송은 종편과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PP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편성에서도 차별적 특혜는 존재한다. 지상파는 국내제작 프로그램 보호를 위해 60-80%사이에 방통위가 고시하는 비율 만큼 방송해야 하지만 종편 사업자는 20∼50% 정도 편성하면 된다. 지상파는 외주제작사 보호를 통해 다양성 확대에 기여하기 위해 외주제작프로그램을 40% 이내에서 방통위가 고시하는 비율 이상 편성해야 하지만, 종편은 주시청시간대에 한해서 15% 이내에서 방통위가 고시하는 비율만큼만 하면 된다.

또 국내 제작 애니메이션의 활성화를 위해 방송법은 일정한 수준의 신규 애니메이션 편성을 요구하고 있으며 지상파는 전체 방송시간 1.5% 이하에서 방통위가 고시한 비율 이상을 편성하도록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KBS, MBC, 매출액 3000억 이상 지상파 결국 SBS는 반드시 1% 이상 편성하도록 규정하였다. 반면 종편은 이런 의무를 지지 않는다.

광고제도에서도 종편은 특혜를 누린다. 공익성을 강조하는 지상파는 수용자들의 권익(시청권)을 위해 중간광고를 허용하지 않는 반면 종편 사업자는 유료방송사업자로 분류되어 중간광고가 가능해, 종편에 유리한 차등적 규제가 존재하는 것이다.

사실 중간광고는 시청권을 침해하는 것이라서 광고업계와 지상파의 일부가 도입을 요구해왔지만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유료방송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나 중소자본의 참여만을 허용했던 케이블 방송 초기에 영세한 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며, 그 취지가 이미 사라진 종편에 적용할 광고제도는 아니다.

그 외에도 종편은 지상파에 비해 전체 광고시간(지상파 시간당 10%, 종편 시간당 10분), 토막광고, 자막광고 등의 횟수와 허용 시간에서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 물론 지상파에서는 금지하고 있는 먹는 샘물을 광고할 수도 있다. 시청률이 적은 프로그램에서 팔지 못한 광고 시간을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에서 팔 수 있도록 하는 광고총량제 역시 종편이 누릴 수 있는 특혜다.

종편에 특혜 못 줘 안달 난 방통위

전술한 미디어렙 의무위탁과 더불어 이 모든 특혜는 사실 동일 시청자를 놓고 경쟁하는 지상파, 공적 의무를 지고 있는 지상파와 동등한 경쟁을 하게 하는 것이 공정하다는 측면에서 보면 반드시 시정해야 할 차별적 특혜들이다. 동시에 이런 규제들은 당연히 시청자의 권익을 위한 것이므로 종편에도 부과해야 할 의무와 규제들이다.

그런데 외려 방통위는 그동안 케이블 사업자들에게 행정지도를 통해서 종편에 황금채널이라는 낮은 채널을 연번으로 부여하게 하겠다는 둥, 열악한 경영 상황인 라디오들도 납부하는 방송발전기금 납부를 종편의 경우 유예하겠다는 둥 애드벌룬을 띄워 또 다른 특혜에 관한 여론을 떠보기도 하였다. 이러니 최근 일반 의약품의 슈퍼 판매 논쟁도 광고가 가능하도록 해 종편 광고 재원 마련을 도와주기 위한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 제기가 있는 것이다.

국민의 강력한 반발에도 미디어법을 강행할 정도로 종편이 방송산업의 신산업성장 동력이라 생각한다면, 각종 혜택으로 방송시장을 혼란시키지 말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종편이 방송산업 발전에 기여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 방통위, 정부, 여당의 사회적 의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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