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SBS‧YTN‧OBS 방송 5사 보도 분석…중계식 보도 한계

“편파‧왜곡‧불공정 보도의 종합판”, “저널리즘의 멘붕 현상”, “사실상 새누리당 방송”….

11월 29~12월 5일 사이 KBS‧MBC‧SBS‧YTN‧OBS 5사의 메인 뉴스 대선 보도를 분석한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최영재 교수팀은 해당 기간 MBC의 편파 불공정 보도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공영방송이 어떻게 이런 보도를 하게 됐는지 연구 대상”이라는 것이다.

불공정 보도 방법 총망라

모니터 보고서가 중점적으로 문제삼은 것은 12월 3일자 MBC ‘뉴스데스크’다. 보도의 순서,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수상한 대비, 안철수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원 표명 왜곡, 새누리당 프레임에 기반한 보도 등 불공정 보도 방법이 총망라됐다는 이유다.

안철수 전 후보의 캠프 해단식 발언이 초미의 관심사가 됐던 날임에도 MBC는 ‘하던 대로’ 박근혜-문재인-안철수 순서를 고수했다. 다른 4개 방송사 모두 대선 보도 첫 소식으로 ‘안철수 전 후보 기자회견’을 내보낸 것과 대비된다. 모니터 보고서는 “마땅히 시민들이 숙고해야 할 이슈를 위계적 정당구조로 희석시켜 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문 중인 후보를 ‘맹공’?

첫 소식인 박 후보 행보로 보좌관 조문은 차분하고 진중하게 전달한 뒤, 곧바로 문 후보가 조문 중인 박 후보를 “맹공”, “비난”하는 유세를 펼치고 있다고 전한 점에서도 의도성이 나타났다.

이어진 안 전 후보의 기자회견 보도에 대해 모니터 보고서는 “명백한 불공정 보도일 뿐만 아니라 왜곡보도, 그리고 한쪽편을 유리하게 만들려는 추측보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안 후보의 회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단연코 ‘문 후보지지 표명’이었음에도 MBC는 “대선정국이 이전투구로 가고 있다”는 발언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문 후보 지지’ 녹취 누락

다른 4개 방송사가 모두 문 후보 지지 부분을 녹취로 전했지만 MBC는 이를 기자의 말로 전하기만 했다. 이로 인해 원래의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지지자 여러분들께서 이제 큰 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주실 것으로 믿습니다”라는 두 문장 중에서 뒷 문장이 전달되지 못 했다.

정당 반응도 타 방송사들이 모두 민주당 반응을 먼저 보도한 반면 MBC는 새누리당 반응부터 내보냈다.

기자 추측 난무 ‘황당 보도’

가장 문제가 된 것은 마지막 부분 기자의 코멘트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전 후보가 제3의 지지 세력을 모아 내년 4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출마를 시작으로 자신의 정치 기반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모니터 보고서는 향후 행보에 대한 다양한 예측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거나 특정 세력의 바람 또는 전망에 불과한 것을 추측으로 전한 ‘황당 보도’라고 평가했다.

토론회, 박 후보 추궁만 전달

다음날인 12월 4일에도 MBC의 편향 보도는 이어졌다. TV 토론 내용과 관련해 박 후보가 지난 총선 때의 야권연대, 문 후보의 아들 취업 문제 등을 추궁하는 내용은 그대로 전달된 반면 문 후보가 박 후보를 추궁한 내용은 전혀 소개되지 않았다. 마치 문 후보가 박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공격을 받은 듯 보도한 것이다.

문 후보의 행보 꼭지 중에서 안 후보가 “문재인 후보와 이념적 차이를 느꼈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부분은 언제 어디서 나온 발언인지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중계 보도, 정보 제공 한계

모니터 보고서는 이와 같은 MBC의 보도 태도를 놓고 “방송사의 정치적 독립성이 공정한 방송저널리즘의 구현의 초석임을 새삼 일깨우고 있다”고 총평했다.

전체적으로는 11월 27일 공식 선거운동 개시 이후 방송사의 선거 보도량이 증가, 방송사당 하루 4~7건이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보고서는 “중계식 보도여서 선거와 관련된 실용적 정보를 제공하는 데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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