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누리꾼 선정 ‘최악의 대선보도’ 9주차…동아․KBS도 후보에

전국언론노조 산하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가 대선 기간 진행하는 '트위터·누리꾼 선정 최악의 대선보도'의 9번째 공모에서는 기본도 안 된 여론조사로 ‘TV 토론 박근혜가 가장 잘했다’고 보도한 중앙일보가 ‘최악’ 자리에 올랐다.



대선후보 공식 TV 토론회가 열린 다음날인 12월 5일 중앙일보 1면에는 ‘누가 토론 잘했나’라는 그래픽으로 <박근혜 36.0%, 문재인 29.2%, 이정희 19.2%>라는 결과가 제시됐다. 5면 하단에 작게 제시된 조사 내용을 보면 이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아닌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실시한 것으로 표본은 554명에 불과하다. 표본추출 없이 신뢰도가 담보되지 않은 주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편의표집’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휴대전화 없이 집전화 100%로 진행됐다.

심지어 조사 시간은 토론이 한창 진행 중인 오후 8시 30분부터 10시 사이였다. 전국 단위 일간지가 보도한 여론조사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수준이다.

이 보도는 12월 7~9일 트위터 상에서 진행된 ‘최악 대선보도’ 투표에서 전체 423표 중 194표(45.86%)를 받았다.

다른 후보로는 KBS 12월 5일자 심층취재 <0.1%의 공세…아쉬운 유력 후보 검증>과 동아일보 12월 3일자 34면 김순덕 칼럼 <안철수는 불쏘시개가 될 것인가>가 올랐다. KBS 보도는 156표(36.88%), 동아일보 칼럼은 73표(17.26%)를 받았다.

KBS는 전날 TV 토론회에서 이정희 후보의 발언과 그에 따른 파장은 애써 덮어두고, “자격 미달인 후보가 토론회를 망쳤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의 일일모니터에 따르면 이는 당일 길환영 사장의 지시로 제작됐다. KBS 본부는 “문재인 캠프에서 양자토론을 원할 때는 박근혜 후보가 응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왜 보도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동아일보 김순덕 칼럼은 안철수 전 후보의 행보를 ‘안랩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행동’으로 치부하고 비판한다. “정치인 다 됐으면서도 기업가 마인드를 잃지 않은 안철수가 최소한 19일까지는 안랩과 자신의 주가를 동반 상승시킬 작정이라면, 문재인 대선후보를 적극 돕는다는 데 나는 500원 걸겠다”라는 문장은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돕지 않기를 바라는 여권의 심중을 내비친다.


▲ 12월 5일자 중앙일보 1면 여론조사 이미지(맨위)와 KBS 뉴스9의 <0.1%의 공세…아쉬운 유력 후보 검증> 화면 (가운데), 12월 3일자 동아일보 김순덕 칼럼.

 

투표에 참여한 트위터 이용자들은 “다 쟁쟁해서 고르기 어려웠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 “국민이 정신 차리지 않으면 수십 년 전 독재 시절로 돌아갈 판” 등의 평을 남겼다.

12월 10일부터는 마지막 ‘최악의 대선보도’ 공모가 진행된다. 참여자 중 10명에게는 추첨을 통해 온라인 문화상품권이 증정된다. 불공정 보도를 구체적으로 추천하는 참여자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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