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호 전국언론노조 정책실장

장지호 전국언론노조 정책실장
18대 대통령선거가 이틀 남았습니다. 지난 9월20일부터 시작된 언론노조의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 활동도 마무리됩니다.

언론노동자들에게 이번 대선은 지난 5년간 이명박 정권에 의해 퇴행된 언론자유와 공정보도를 복원시키느냐, 아니면 이대로 절벽 아래로 추락시킬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거입니다.

18대 대선보도는 민주화 이후 최악의 보도로 기록될 것입니다. 대선 때마다 반복되는 불공정 보도, 유권자가 배제된 후보 중심의 보도태도, 동정보도의 만연, 정책보도 부재, 경마식 보도, 네거티브, 지역감정 조장, 신뢰도가 의문시되는 여론조사보도 등이 어김없이 나타났습니다.

방송은 낙하산 이사와 사장에 의해 이중으로 장악된 채 정부여당의 나팔수가 되어 버렸고, 보수신문과 종합편성채널은 차마 눈 뜨고 보기 어려운 벌거숭이 편파 보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후보에 대한 올바른 선거정보의 제공은 국민의 알권리 충족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발전의 필수적 요소입니다. 언론노동자들이 다양하고 진실한 정보를 국민에게 전달하기 위해 싸우는 이유가, 이를 토대로 국민의 선택이 이루어질 때 사회 통합과 바람직한 전진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이제 언론장악세력 심판, 그리고 권력 예속을 막을 제도적 장치 마련에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야 할 때입니다. 우리 스스로도 개선 노력을 해 나가야 합니다.

공영언론을 공공성 중심으로 개편하고 지배구조를 혁신해야 합니다. 탄압 받은 언론인의 신원회복과 재발방지, 후보의 발언을 점검하는 ‘팩트 체커팀’과 정책 자문단의 운영, 여론조사 보도지침 마련, 동정 및 공방보도 제한, 정책보도의 가독성을 높이려는 노력, 심층 분석이 가능한 공동대선취재팀 구성, 취재원 투명성 강화 등도 필요합니다.

언론노조는 대선을 10주 앞둔 시점에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본부의 공정보도투쟁조직과 연계하여 지속적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첫술을 뜨지 않으면 늘 배고플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 대선보도를 감시하고 언론노조의 대선공정보도투쟁을 공유하고 전파해온 본 보고서는 10호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됩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우리는 18대 대선보도를 엄정히 평가하면서 무엇을 개선하고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타산지석(他山之石),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만이 불공정, 편파, 왜곡으로 얼룩진 이번 대선보도가 언론사에 그나마 ‘긍정적 퇴행’으로 기록되고, 그 반작용으로 공정보도에 대한 언론노동자들의 열망을 더욱 절실하게 한 ‘발전적 기여’로 평가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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