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일진그룹 앞 1인시위, 신기진 전주방송 조합원

[인터뷰] 일진그룹 앞 규탄 1인시위, 신기진 전주방송 조합원

전주방송 신기진 조합원

전주방송지부가 대주주인 일진그룹의 방송사영화를 규탄하고 유보금 환원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전주방송(사장 신효균)의 유보금 50억원이 일진그룹의 자회사가 발행한 전환사채를 사들이는데 이용된 것을 규탄하는 1인 시위다. 언론노조는 "일진그룹이 전북지역의 시청자 복지 향상을 위해 쓰여야 할 자산을 자신들의 쌈짓돈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은 문제"라며 "천박한 경영기조가 방송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전주방송의 사건은 좌시할수도, 묵과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전주방송지부는 3일 수요일부터 매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1시간 30분동안 마포구 도화동 일진그룹 사옥 앞에서 일진그룹을 규탄하는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5일 금요일, 일진그룹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는 신기진 전주방송지부 조합원을 만났다. 신기진 조합원은 일진그룹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다 일진그룹 직원들에 의해 쫓겨나 전철 출입구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었다.

신기진 조합원은 "제작비를 삭감하고 있고 투자를 해야 되는 부분에 투자를 못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 구성원들이 더 화가 나는 부분도 있다"며 "좋은 방송국이 될 수 있는데 왜 이렇게까지 하고 있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신기진 조합원은 전주방송지부가 현재 7년째 거의 임금이 동결상태일 뿐만 아니라, 기술 분야의 경우 개국 이후 한번도 신입사원을 뽑은적이 없다고 전했다. 신 조합원은 대주주의 눈치를 보는 사장의 모습을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인터뷰 중간 출장비를 지급하겠다는 지부 간사의 전화에 신기진 조합원은 "조합 사정을 뻔히 아니 받지 않겠다"고 말하며 거절했다. 개인 휴가에 사비까지 털어 서울에 올라와 1인 시위를 하는 신기진 조합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50억이면 전주방송에 어떤 의미인가요.

HD중계차를 하는 데 20억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아직 전주방송에는 HD중계차가 없다. 그런 부분에 투자를 못하게 하면서 그런 돈을 가져가다니. 그래서 더 부글부글 끓는다. 그런 거라도 하게 하면서 투자를 했다면 모르겠는데. 제작비를 삭감하고, 투자를 해야 되는 부분에 투자를 못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 그런 점에서 구성원들이 더 화가 나는 부분도 있다.

이번에 전주방송의 주주배당률은 아마 지역민방 최대일 것이다. 배당금은 배당금대로 챙겨가면서 직원들 임금인상이나, 제작비, 장비 투자 등에 대해서는 십원 한장도 못 쓰게 하고 있다.

참고) 전주방송은 지난해 전주방송이 기록한 이익금의 54%를 주주들에게 배당했다. 이는 상장기업들의 평균 배당성향인 17%에 비해 3배가 넘는 고액배당이다. (7월 2일 언론노조 성명)

●현재 전주방송의 상황은 어떤가요.

경쟁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마련하고 있지 못하다. 말로는 더 좋은 프로를 위해 프로그램을 폐지한다고 하지만 제작비를 축소시키려는 의도로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주방송에서 하고 있는 데일리 편성 프로그램은 없다. 호흡이 짧은 인물다큐나, 지역에서 하는 뉴스 정도가 전부다. 나머지는 외주 프로그램이다. 당연히 지역민들과 호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지니까 경쟁력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인력 상황은 어떤가요.

최근 7년 사이 임금인상은 내 기억에 한번이다. 내가 회사 개국하는 97년도에 들어왔는데 아직도 막내다. 기술 분야는 신입사원을 한명도 뽑지 않았다. 그 사이에 나간 사람은 많았는데 인원 충원은 하지 않았다. 그나마 있는 인원조차도 다른 부서로 보내곤 한다. 얼마 전 기술 쪽에 있던 직원이 PD로 가기도 했다. 인력문제가 크다. 1인 다역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1인시위 하러 서울로 올라올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옛날에 2007년에 김택곤 사장 퇴진을 위해 파업했던 생각이 많이 났다. 한편으로는 이게 무슨 짓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윗사람이 잘못된 결정을 안하고 다르게 운영을 한다면 정말 좋은 회사가 될 수 있는데 왜 항상 이래야 하는지 모르겠다.

공중파 방송사 같은 경우 전파는 공공재다. 방송사에서 이익을 창출 해 내는 과정이 제조업 같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일진그룹이 제조업 기반 회사라서 그런지 방송사 경영도 그렇게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번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긴축재정을 하고, 돈 써야 할 곳에 안 쓰고 하는 것은 나를 사장을 시켜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사장이라는 칭호를 주고 그에 대한 대우를 하는 것은 조직을 잘 추스르고 발전시킬 것이라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물론 대주주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순 없을 것이다. 그래도 어느 정도 자기 주관대로 회사를 운영해야 하지 않을까. 사장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 지 실감을 한다.

임단협을 할 때도 사장은 일진그룹에 하나 하나 보고를 해야 한다. 그동안 임단협을 하면서 노사 자율적으로 한 적이 거의 없다. 항상 지노위의 조정으로 끝났다. 사장이 스스로 결정하지 못해서 일부러 지노위까지 가게 하는 것 같다.

1인 시위를 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까 모르겠다. 사실 크게 기대는 안한다. 현재 재허가를 앞두고 있다. 지난번 재허가 심사때 권고했던 내용을 방통위가 제대로 심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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