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지지 릴레이 1인 시위 현장

민주노총은 지난 3월10일부터 한 달간 철도노조 지지를 위해 광화문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 이용대 건설연맹 위원장, 이수호 민주노총 지도위원, 단병호 민주노총 지도위원, 권영길 민주노총 지도위원 등 민주노총 산별 위원장들과 전현직 간부들이 1인 시위에 동참하거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4일 오전 11시 40분 광화문 광장에서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이 일인시위를 했다. 1인 시위 내내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박태만 수석부위원장은 “산별노조 위원장들이 돌아가면서 하니 너무나 고맙다”고 말하면서 “파업 때 네티즌들과 시민들의 성원과 힘으로 국민의 철도를 지켜내는 투쟁을 힘 있게 전개했다”고 전했다.

박 수석부위원장은 강성남 위원장에게 사측의 노조 탄압에 대해 이야기했다.

“원래 저들이 3000명 정도를 인사하겠다고 했어요. 현장에서 반발이 있자 800명 정도로 줄였다. 이런 강제 인사에 조합원들이 머리를 밀었다. 간부들만이 아니라 조합원들이 스스로 삭발을 선택했다. 그러다 어제 불상사가 났다. 오늘 10시부터 회사에서 인사위가 열리고 있을 것입니다. 거기서 다시 전출 규모를 줄인다는 말이 흘러나옵니다. 이번 강제 전출은 철도 민영화에 반대한 노조를 약화시키려는 술수입니다”

불상사란 어제 철도노조 조합원 한 명이 세상을 떠난 것을 말한다. 마산에서 전기원으로 일했던 고 조상만(50) 조합원이 스스로 삶을 져버리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고 조상만씨는 마산에서 일하기 90일 전에는 전주에서 근무했었다.

50대 철도노동자는 전출 명단 소식을 접했다. 이번에는 삼랑진으로 옮기는 것이었다. 자신의 이름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불과 몇 달 만에 전주에서 마산으로 그리고 다시 삼랑진으로 삶터를 바꾸라는 것이었다.


박태만 수석부위원장은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지도를 보여줬다.

“이걸 보세요. 전주는 전라도쪽에 있고, 이곳이 마산입니다. 그리고 밀양 근처인 삼랑진으로 가라는 것입니다. 이런 인사가 어디에 있습니까”

단협 안에는 불이익 변경 조항이 포함되어 있고, 희망하지 않는 전보일 경우 노사협의를 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코레일은 강제 순환 전보를 내리고 있다.

“기관사들에게 전보조치는 모욕과 같습니다. 아니 노동의 자존심을 뭉개는 것입니다. 만약 청량리와 제천간 열차를 20년 정도 운전한 노동자가 있다고 칩시다. 그 노동자의 숙련도는 높습니다. 신호체계를 숙지하고 있습니다. 어디부터 고개와 터널이 있는지 어디부터는 탄력 운전을 해야 하는지 말입니다. 아 민가 근처에서는 기적을 울리는 것도 말입니다. 그 구간에 대해서는 그 노동자가 안전운전에 최고입니다. 그런데 만약에 이런 기관사를 서울과 대전으로 옮긴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물론 회사에서는 3개월 교육을 시킨다고 합니다. 긴장감은 엄청나게 높아집니다. 자존심도 많이 상하게 됩니다. 나의 숙련노동은 아무 필요가 없게 된 것입니다. 나이 든 신규 노동자가 되고 맙니다”

코레일은 ‘인력불균형 해소’, ‘노동자들이 매너리즘에 빠져있다’ ‘효율을 높여야 한다’ 등의 이유로 강제 전보를 내고 있다. 이에 박태만 수석부위원장은 “인력불균형 해소는 얼마든지 논의하면서 할 수 있습니다. 공개 모집을 한다든지 여러 방법이 있고, 노조 역시 동의하고 협조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회사는 일방적으로 강제 전출을 시킵니다. 이것은 교육시간 철도 안전 등 여러 것을 고려해 봐도 손해일 것인데도 회사는 분기별 또는 반기별로 정기적으로 순환보직을 시키겠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철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뭘로 표현하면 될까요. 승용차 오토 운전자에게 갑자기 8톤 트럭을 몰라고 하는 식입니다. 회사는 말하겠죠. 당신 운전면허 있지 않느냐. 그리고 3개월 교육 시간을 주지 않느냐. 이건 아닙니다”

박태만 수석부위원장은 이번 강제 조치의 배경은 노조 깨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 무력화 이후 철도 민영화 수순을 밟게 된다는 것이다.

“20여 년 동안 일했던 곳은 고향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회사는 내 말을 안 들어 그럼 전출시킬 거야. 그런식으로 노조원들을 분리시키고 노조를 깨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출된 노동자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뭔가 내가 못난 놈은 아닌가라는 자괴감말입니다”

박 수석부위원장은 이어 “94년 기관사 파업 당시에도 이 같은 대규모 전보조치는 없었습니다. 이건 아닙니다”라고 재차 말했다.

파업 이후 회사는 노조를 상대로 227억원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166억원을 가압류 했다. 또 130명 해고 등 404명을 중징계했다. 그리고 1만 1천여명에 대한 자회사 파견 형식의 정리해고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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