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신뢰 무너졌다 … 약속 이행하라"

CBS지부가 전 조합원 총력투쟁에 나섰다. 지역국을 포함한 CBS지부 조합원 100여명은 11일 오후 4시 목동 CBS사옥 1층에 모여 회사의 약속 파기를 규탄했다. 김상철 CBS지부장은 지난 7일부터 회사의 지역국발전방안 이행을 촉구하며 로비 농성을 진행했다. 조합원 단합대회가 예정되어있던 11일은 회사의 갑작스러운 약속 파기로 인해 전 조합원 결의대회로 급히 바뀌었다.

 



올 초 CBS 노사는 지역방송발전을 위한 제도개선(이하 지역국발전방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회사는 지역국발전방안에 따라 3월중으로 마무리 되었어야 할 지역국 인원 충원 계획을 진행하지 않았고, 4월이 되어서야 '연봉제 경력직'으로 충원하겠다고 밝혔다. CBS는 단체협약에서 연봉제 채용은 노사 합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CBS지부는 "일방적으로 따르라고 강요하는 것은 단협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지역국을 시작으로 중앙국의 근로형태를 바꾸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관련기사 : 노사 합의 나 몰라라…CBS지부 농성 돌입)

김상철 CBS지부장은 "CBS는 낮은 자와 소외된 자를 대변하기 위한 방송"이라며 "그를 위해서는 우선 신뢰 있는 집단이 되어야 하는데 그게 없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낮은 자와 소외된 자를 찍고 권력을 감시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국을 고아처럼 내팽개치고 서울과 지역, 직능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어디로 뛰어야 하는 지도 모른 채 등에 채찍질만 맞고 있는 상황이다. 간부들이 조직을 위해 대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 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김상철 CBS지부장



"서명 후에 나몰라라 먹튀경영 규탄한다"

김형로 CBS지역국협의회 협회장은 "(회사의 태도는)혼인신고서에 잉크도 채 마르기 전에 이혼하자고 하는 꼴"이라며 "유치원, 초등학생도 지키려고 하는 약속이다. 60살이 다 된 CBS가 나이값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정훈 CBS지부 사무국장은 "우리의 근로조건은 우리가 만든다는 확실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 그 뜻을 관철시켜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왔다"고 밝혔다. 김대훈 CBS기자협회장 또한 "CBS의 가족주의가 무너지고 있다. 부모는 힘들다고 자식을 내치지는 않는다"며 "사장은 가족 같은 심정으로 가겠다고 말했는데 이제는 다른 것 같다. 기자협회도 노조와 함께 강력하게 투쟁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요즘 곳곳에서 약속을 안 지키는 게 유행인 것 같다"며 "CBS는 무너져가는 언론환경에서 등대같은 존재다. CBS에 들어온 경영의 논리, 자본에 논리에 기죽지 말고 무엇이 잘못되었느냐고 당당히 물어보라"고 당부했다.

 



"무소신 무원칙 무책임 경영진은 각성하라"

CBS지부는 결의문에서 "보란듯이 노골적으로 노사합의를 파기한 회사의 대담함이 놀랍다"며 "사장이 늘 이야기하는 '흑자경영'의 정체가 본질을 드러냈다. 노조에 대한 무시와 무력화, 직원들의 한숨과 절규, 비정규직 확산의 토양에서 사장의 '흑자경영'이 자라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지부는 "약속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직원들에게 불안과 배신감을 안겨주고, 뒤덮인 대자보에서 터져나오는 절규를 바라보는 회사가 안녕한 지 묻고싶다"며 "사측이 벌려놓은 이 모순의 난장판이 거두어지고 원상회복 될 때까지, 이 싸움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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