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새누리당 경선 후보들만 TV에 나오나

9일 방송사들은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의 TV토론회를 보도했다.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새누리당 경선토론회 내용이 보도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다만 특정 정당의 자체 행사 내용을 이처럼 자세히 보도할 때에는 상대편인 박원순 서울시장 관련 내용도 언급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아래 표에서 보듯이 SBS만 박원순 시장 인터뷰가 1회 담겼고, 채널A가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의 발언을 담은 것이 전부였다.

 

 

 

KBS

MBC

SBS

YTN

JTBC

TV조선

채널A

정몽준

0

4

2

4

1

2

2

김황식

0

4

2

4

1

2

2

이혜훈

0

2

2

4

1

2

2

박원순

0

0

1

0

0

0

1

 

SBS <與 3인, 첫 TV토론‥‘약점’ 난타전>(9일, 정형택 기자)에서만 박 시장 관련한 내용과 인터뷰를 담았으며, 채널A <‘개발’ 경쟁하다 끝난 1라운드>(9일, 김윤수 기자)는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의 “TV토론을 중계한 채널A 등 방송사들은 박 시장에게도 동등한 기회를 줘야한다”는 인터뷰를 담았다.

TV토론회 생중계에 대해서 동등 시간의 원칙을 요구하듯이 보도에서도 각 인물에 대한 최소한의 양적 균형은 맞추려 노력해야 한다. 선거보도에서 기계적 균형이 능사는 아니지만 지나치게 새누리당 후보들만 보도에 등장하는 것은 눈에 거슬린다. 향후 새누리당 경선토론회가 3번 더 열릴 예정이라는 점과 그들의 발언 중 박 시장 관련 공격성 내용이 많다는 점에서 앞으로 선거보도의 균형을 지키는 데 유의해야 할 것이다.

조선일보 4월10일자 사진


채널A, 나란히 나무 심은 박원순은 삭제
4월 5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 이혜훈 최고위원이 나란히 나무심기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MBC, SBS, YTN, 채널A가 관련 내용을 보도했는데 채널A <나무 심고 ‘표밭’ 갈고…>(5일,노은지 기자)는 정몽준, 이혜훈, 김황식 3명의 후보의 인터뷰만 담고, 박원순 시장의 인터뷰는 보도하지 않았다. 대신 채널A는 김 전 국무총리가 “북한의 민둥산도 우리가 산림 녹화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요.”라고 말한 것을 넣은 뒤, 엉뚱하게 “김 전 총리의 발언은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구상과 맥을 같이 합니다”라고 부각시켰다.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의 “농업생산의 부진과 산림의 황폐화로 고통 받는 북한 지역에 농업, 축산, 그리고 산림을 함께 개발하는 복합농촌단지를 조성하기 위해”라는 발언 내용까지 담았다. 행사에 참석한 박시장은 사라지고 엉뚱하게 박대통령이 김 총리를 측면 지원한 것이다.

TV조선, 채널A의 깨알 같은 ‘정몽준 띄우기’
TV조선 <배성규의 정치속보기/서울 선거 ‘아줌마주의보’…여성 표심은?>(8일)에서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주부층이 73%로 일반평균보다 8~9% 높다고 언급했다. 배 기자는 이 의미에 대해 설명하며 “아줌마 층의 표를 많이 받은 사람들이 역대 서울시장이나 대통령에 당선된 경우가 굉장히 많다는 거예요. 박 대통령 몰표를 받았고요, 서울에서 오세훈 전 시장도 서울에서 아줌마들한테 표를 많이 받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앵커가 이번엔 누구일까를 묻자 “요번엔 누가 과연 수혜자냐, 현재까지는 정몽준 의원이 좀 더 수혜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줌마 층에…왜냐하면 아무래도 좀 키도 좀 크고 훤칠해 보인다 이런 의미도 있어 보이는데…”라고 발언했다. 아줌마들은 키 크고 휜칠한 것만 보고 투표하는가.

채널A <여의도 24시/안철수 대표 뼈 아픈 회군?>(8일)에서는 정몽준 의원의 서민행보 부각을 언급하면서 앵커가 정 후보 염색에 대해서 묻자 조수진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는 “흰머리도 사라졌고, 최근에 염색을 3번을 했다고 합니다. 처음엔 젊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 하얀 머리를 없애는 새치염색을 했는데, 너무 붉게 나와서 집에 가서 부인인 김영명 여사에게 다시 염색 좀 해 달라 그래서 지금 보이는 헤어스타일은 바로 김 여사 작품이라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기자의 한마디로 정 후보는 젊은 이미지 변신에 부인이 집에서 염색해준다는 소탈한 이미지까지 만들어졌다.

TV조선, 의도적으로 박 시장 깎아내리기
TV조선 <너도 나도 “제대로 개발”>(7일, 하누리)은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각종 개발공약을 보도한 뒤, “박원순 서울시장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앵커멘트), “개발 사업에 소극적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원순 서울시장도 용산 사업을 다시 꺼내듭니다”라며 박시장이 뒤늦게 개발공약에 합류한 것처럼 보도했다. 그러나 실제는 이와 달랐다. JTBC <정몽준‧김황식 ‘박원순 때리기’>(6일, 안태훈 기자)에서 권오중 서울시 정무수석은 “박 시장이 말을 바꾼 게 아니라 단계적 개발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 이상한 서울시장 후보 공약비교
- 정몽준․김황식 개발 공약 띄운 뒤, “박원순 공약은 ‘해충호텔’”

4월 8일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는 “막 오른 서울 ‘개발싸움’”이라는 꼭지에서 서울시장 후보들이 각종 개발 사업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프로그램은 용산재개발과 주택 재건축 연한 축소 등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와 김황식 후보에 주요 공약은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자세히 설명한 뒤, 박원순 시장에 대해서는 “개발에 소극적이었던 박원순 시장은 용산 개발에 대해 언급을 시작했다”며 “개발방식을 맞춤형으로 해야한다”는 라디오 인터뷰 음성을 짧게 실었다.

자료 영상이 끝나자 고정 출연 중인 김성욱 씨는 “박 시장이 곤충호텔을 만들겠다고 했다”면서 “키우겠다는 곤충이 해충종류여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의 ‘곤충호텔’은 개발공약 혹은 개발사업과는 전혀 상관없는 생태지향적 사업이며, 공약이 아닌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다. 개집정도 크기(80cm×120cm)의 곤충호텔을 서울시내 건물 옥상 등에 설치해 무차별 농약살포로 죽어가고 있는 곤충을 보존하는 것이 사업의 취지이다.

이 사업을 타 후보들의 개발 공약과 연결시켜놓고는 또 다른 고정 출연자인 진성호 씨는 “제가 웃음이 났다”, “이런 공약은 전남지사나 경남지사, 농촌지역에 있는 광역단체장 공약으로는 맞는 것 같다”고 조롱했다. 반면 “김황식 전 총리 같은 경우 강남지역 재개발 연한이라든지 서민의 아픈, 깊숙한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정몽준 의원은 역시 현대가 건설로 토목으로 커서 그런지 통 크게 용산도 하겠다고 한다”는 등 긍정적 평가를 붙였다.

이어 “오차범위이긴 하지만, 정몽준 의원이 추월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YTN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는데, 정 의원이 박 시장을 1.1% 앞서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돌아온 저격수다>는 자료화면을 통해 정 의원과 박 시장의 지지율 차이가 상당한 것처럼 표현했다. 앞서 새누리당 후보들 사이의 지지율을 분석한 그래프와 비교해 보면, 박 시장과 정 의원의 지지율 차이가 10%정도 나는 것처럼 나타낸 것이다.

4월 8일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


■ [신문] 동아일보, 정몽준-김황식 젊은 스타일로 ‘변신’

9일자 동아일보 <정몽준-김황식, 젊은 스타일로 ‘변신’>은 말 그대로 “이런 것도 기사가 되나” 싶을 정도였다. 여당의 경선 후보 2명만을 대상으로 쓴 기사라는 점도 편파적이었다. 그 내용은 더 가관이었는데 “김 전 총리가 ‘총리님’ 이미지 탈피를 위해 굵은 뿔테 안경 대신 얇은 금속테를 썼고 머리 스타일도 이마를 드러내는 쪽으로 바꿨더니 출입 기자들도 ‘오오~’하는 탄성이 나왔다”는 것이었다. 기자는 친서민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정 의원도 반백이었던 머리를 최근 짙은 갈색톤으로 바꿨다고 적었다. 어느 후보나 선거를 앞두고는 자신의 약점을 가리고 장점만을 부각시키려고 노력한다. 특정인을 띄워주려는 듯한 기사에 탄성을 보낸다. “오오~”



한겨레-경향, 새누리 3후보와 박 시장 동정 고루 담아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은 지난주 TV토론 등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끈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들의 동향을 주요하게 다루면서도, 이들의 경쟁 상대인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현 서울시장)의 동정도 빼놓지 않고 다뤘다.

 한겨레신문은 4월 7일 6면 ‘정몽준·김황식 ‘박원순 때리기’, 박 시장은 ‘공세적 방어’ 채비’ 제목의 기사에서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들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공격한 데 대해 박 시장이 반박한 내용을 소개하며, 박 시장의 선거 캠프 구성 소식을 함께 전했다. 기사를 보면, 정몽준 후보는 6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와서) 박 시장이 용산 재개발 사업에 관심 갖는 제스춰를 보이고 있지만 마음에 없는 얘기”라고 말하고, 지난 6개월 동안의 박 시장의 발언을 모아 “박원순 시장의 용산 개발 말 바꾸기 근거”라며 기자들에게 나눠줬다. 같은 날 김황식 후보도 ‘박원순 시장 실정 시리즈 1’ 자료를 내고, 박 시장 취임 뒤 유보된 서울 성동구의 ‘성수 전략정비구역’을 “‘서랍 속 규제’로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대표적 사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기사에서 한겨레신문은 이 같은 여권 후보들의 공격에 대한 박 시장 쪽의 반박을 소개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들의 첫 TV 토론이 있었던 다음날인 10일, 한겨레신문은 4면에 관련 소식을 전하며 옆에 배치한 <“박원순도 TV 토론 기회 달라”>는 제목의 상자 기사로 박 시장 관련 소식을 함께 전했다. 기사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단독 후보로 낸 새정치민주연합도 박 시장이 반론할 기회를 달라고 방송사에 요청했다”며 “새누리당이 서울시장 후보들의 치열한 당내 경쟁으로 흥행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사이, 언론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박 시장을 빨리 링 위로 불러올려야 한다는 다급함이 깔려있다”고 전했다. 또 “이전에도 방송사들은 경선 과정에서 텔레비전 토론회를 벌이는 상대 당과의 형평성을 들어, 해당 정당에서 혼자 출마한 후보에게 단독 토론 기회를 준 전례가 많았다”며, 방송사들이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위해 따로 토론 자리를 마련했던 일,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새누리당 당시 후보가 ‘국민 면접’이라는 이름으로 토론회를 열었던 일 등을 사례로 들었다. 경향신문은 같은 날 4면 새누리당 후보들이 가진 TV 토론 이모저모를 다룬 기사의 말미에 “새정치민주연합은 동등한 기회를 박원순 시장에게도 줄 것을 방송사에 공식 요청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11일자 4면 <“정몽준에 노인대책 물어보면 아무 내용 없을 것”> 제목의 기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밤 기자간담회를 열었던 내용을 다뤘다. 기사는 박 시장이 “노인 관련 기구를 유치하고 학교 주변 인프라를 잘 활용해 노인 관련 센터를 만드는 등 구체적인 방안을 내년 초 발표할 계획”이라며,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에게 이런 걸 물어보면 아무 내용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 내용을 전했다. 또 박 시장이 “나한테 기회를 준다면 시청률을 높여주겠다. 경선이 없는 정당을 위해 과거 방송사들은 후보 초청 토론회를 했다”고도 말한 사실도 함께 전했다.

한겨레신문도 같은날 4면 <도시공공개발 정책 설명하던 박원순, “정몽준 후보는 얘기할 내용 없을걸요”>제목의 기사에서 같은 내용을 다루며, “‘조용한 행보’를 계속해온 박원순 서울시장이 모처럼 싸움닭 같은 자세를 내보였다. (…)가장 지지율이 높은 정몽준 의원이 표적이었다”고 전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이 확정된 다음날인 12일, 경향신문은 4면 <“박원순 띄워라”… 문안 마케팅 등 홍보 고심”> 제목의 기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1인 후보’로 고전하고 있는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홍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기사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12일 문재인 의원과 서울 장충체육관부터 백범광장까지 ‘한양도성 남산코스’를 함께 걷는다”며 “안철수 대표와 문재인 의원이 후보들과 동행하는 ‘문안 마케팅’부터 형식파괴형 TV토론까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별별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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