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공영방송 독립 훼손' 보도

KBS의 뻔뻔함이 극에 달했다. KBS는 <‘공영방송 독립 훼손’ 입법 속전속결>(30일, 김병용 기자)에서 미방위의 방송법 개정안을 보도하면서 “방송법 개정안에는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서 여야가 정치적 야합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자는 “야당의 정략적인 KBS 사장 인사청문회 도입 요구를 여당 지도부가 무분별하게 수용한 겁니다”라면서 “방송의 공영성을 외쳐왔던 여야 원내 지도부가 법안 처리 성과에 집착해 오히려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라고 보도했다.

△ 4월 30일자 KBS <뉴스9> 화면 캡처

그러나 객관적 사실이이라기보다는 자사의 이해관계에 따른 지극히 주관적인 주장을 담은 의견보도에 가깝다. 방송법의 개정을 둘러싼 여야의 주요 갈등 요인은 방송사에 노사동수 편성위원회 설치였다. 게다가 KBS가 사장에 대한 최소한의 인물 검증이라도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에 대해서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KBS 막내기자들 “KBS는 개병신, 기레기중의 기레기”

KBS는 현재 세월호 관련 보도에서 재난주관방송사로서의 제 역할을 하기는커녕 오보를 양산하고, 박근혜 대통령만을 엄호하느라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내부에서도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를 취재한 KBS 38·39·40기 취재·촬영기자들이 세월호 사고 보도를 반성·비판하는 글 10건을 KBS 사내 게시판에 올린 것이다. 기자들은 KBS 뉴스에서 박근혜 대통령 비판 기사를 찾아보기 힘들고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한 기자는 글에서 “요즘 취재 현장에서 KBS 기자는 '기레기 중 기레기'”라고 지적했다. (기레기는 ‘기자+쓰레기’를 뜻하는 네티즌 용어이다. 편집자 주) 그러면서 해당 기자는 “얼마 전 한 후배가 세월호 관련해 시민 인터뷰를 시도하다 대여섯 명의 시민에게 '제대로 보도하세요, 왜 그따위로 방송해서 개병신(KBS) 소리를 들어요'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보도본부장, 보도국장의 각성을 호소했다.

KBS 막내기자들이 대오각성을 촉구하는 보도국장의 수준은 어떨까?

 KBS 새노조 특보에 따르면 김시곤 보도국장은 앵커들에게 검은색 옷을 입지 말라고 지시하는가 하면,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KBS의 보도를 어떤 사람들이 만드는지, 누구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민의 KBS에 대한 비판과 분노도 모른 채, 수신료 인상 운운하더니 급기야는 자사 메인뉴스에서 공영방송의 독립성 침해라는 뻔뻔한 주장을 하는 KBS는 이미 상식도 염치도 언론으로서의 본분도 다 던져버렸다고밖에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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