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시민사회단체 교양제작국 해체 반대 기자회견

"MBC가 이제는 공적책무조차 포기하고 나섰다"

지난 10월 24일 MBC 경영진이 조직개편안을 통해 '교양제작국'을 해체하고 부사장 직속의 '특임사업국'신설과 보도본부에 '뉴스 사업부'를 설치한다는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언론시민사회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 MBC에서 끝끝내 참혹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고 우려했다. (관련기사 : MBC 수익성 중심 개편 … 공영방송 포기?)



27일 오후 2시 상암동 MBC사옥 앞에 모인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비롯한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 새언론포럼, 한국PD연합회등은 "MBC 경영진의 '조직 자해 행위'에 침묵하다가는 조직 전체가 무너지고, 시청자들로부터 결국 완전히 외면받고 말 것"이라며 "사내 양심있는 직원, 언론·시민단체들과 연대해 이 같은 상황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보도본부에 '뉴스 사업부'를 설치하는 것에 대해 이들 단체는 "'보도 기능'을 이용해 광고를 따내고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음모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만약 그렇다면 '사이비 언론'이 하고 있는 행태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교양제작국은 언론사의 기능을 하기 위한 기초적인 요소이고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라며 "교양제작국이 없는 방송사를 상상할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보도국내에 '사업부'를 넣겠다는 이야기는 정말 제정신이 아닌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성주 MBC본부장은 "전파라는 공공재를 쓰는 MBC가, 공영방송 MBC가 교양을 포기하고, 모든 구조를 돈벌이를 위해서 굴리겠다는 것은 우려할 일이다. 밉상 MBC가 된 지 오래됐지만 이제는 공적 책무조차 포기하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이성주 본부장은 또 "교양국을 없애야만 돈을 벌 수 있다는 설명은 거짓이다"라며 "조금이라도 정권에 밉보일 프로그램, 소비자의 편에서 기업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프로그램들을 깡그리 없애고 정권과 자본의 입맛에 맞는 프로만 만드는 조직으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목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권오훈 KBS본부장 또한 "언론을 장악하려는 정권과 이들의 뜻을 고스란히 언론인들에게 강요하는 경영진들의 수법은 양심적인 언론인들을 자르고, 비제작부서로 내치는 것"이라며 "급기야 그 조직과 터전을 없애버리는 지경까지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광선 한국PD연합회 정책국장은 "'남극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등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준 프로그램들을 만들던 교양제작국이 정말 경쟁력이 없는 부서였느냐"며 "MBC가 꺼내든 조직개편이라는 망치가 사회적 흉기로 작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국민의 전파는 공익성과 공공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눈과 귀를 대신하라고 준 것이지 돈을 벌라고 준 것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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