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끝났다. 반세기만에 진보정당의 원내 진출을 이루리라는 꿈도 잠시 접어야 하게 됐다.
언론노련은 이번 총선기간동안 진보정당의 원내 진출 꿈을 초대 위원장인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를 통해 실현시키고자 했다. 보는 이에 따라 평가를 달리 할 수 있겠으나, 우리의 주관적 평가로는 최선을 다했다. 그야 말로 열심히 했다.
1인 2표제가 되리라는 기대가 물거품이 되고, 준비 없이 결정된 권영길 대표의 창원 출마. 겨우 50일동안 무엇을 해야 할 지 조차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에서 그리고 창원, 마산에서, 많은 동지들이 보이는 곳에서, 또는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권대표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한 방송사의 여론조사 결과는 우리를 잠시 들뜨게 했다. 비록 일장춘몽으로 끝나긴 했지만.
38.7%의 득표율.
50일 이란 짧은 기간동안에 비하면 사실 기대이상의 득표율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화된 평가대로 노동자의 정치세력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는 타당하다. 다음 선거에는 당선이라는 성급한 추론도 터무니 없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의 최종목표가 국회 1-2석 진출에 있지 않다면, 의미있는 정치세력화를 통해 최종적으로 정권을 장악하는 데 있다면 우리는 오늘의 결과를 냉철히 분석해야 한다. 창원과 울산 겨우 2곳에서 가능성을 보인 오늘의 결과는 노동자세력의 국회진출의 가능성을 보여줌과 함께 소수정치세력으로 남을 수 밖에 없는 한계를 함께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이제 시급한 것은 진보정당의 대중성의 확보다. 어느 신문은 아직도 진보정당이 정당이 아니라 운동단체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민적 여망을 반영할 수 잇는 대중정당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 어쩌면 시청자, 독자라는 대중과 날마다 부대끼고 사는 언론노동자들이 감당해야 할 몫인지도 모른다.


/ 언론노보 279호(2000.4.1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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