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사장 공모 중 ‘광고업계 인사’ 내정설
언론노조 4일 “박 모씨 포기하라” 기자회견


아리랑국제방송 신임사장 공모가 진행 중인 가운데 광고업계 인사로 내정됐다는 말이 흘러나와 노동조합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강성남)은 4일 서울 서초동 아리랑국제방송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낙하산 사장 선임 시도를 규탄했다.


아리랑국제방송은 지난 2월 말 임기가 남아있던 손지애 사장이 물러났고, 정성근씨가 사장으로 왔다. 하지만 7월 정 사장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내정자로 지명돼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떠났다. 3개월의 공백 끝에 신임 사장 공모 계획이 나왔지만, 곧바로 낙하산 인사가 불거졌다.

이은서 아리랑국제방송 지부장은 “사장 공모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광고계 인사라는 사람의 내정설이 나오고 있다. 그는 방송이나 공공기관 근무 경력이 전혀 없어 국제방송 업무 수행에 부적격 인사”라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이날 ‘문체부는 아리랑국제방송 낙하산 사장 인사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방송사 경영진 선임이 잔칫집 떡 나눠먹기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권력 주변의 시민단체 활동가에게 아리랑국제방송의 완장을 채워주더니 이것도 모자라 광고회사 출신의 경력도 자질도 없는 인사에게 사장자리까지 앉혀 주려 한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내정자로 알려진 박 모씨는 지금이라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 옳다. 원칙 없는 낙하산들의 방송사 경영진 자리 나눠주기를 즉간 중단하라”고 밝혔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내정된 인사가 낙하산 아니 로켓을 타고 온다고 하더라도 막아내겠다”고 강조했고, 박주동 민주노총 서울본부 남동지구협의회 의장은 “방송사에 광고업계 사장이 말이 되느냐. 누가봐도 잘못된 것으로 연대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조준희 방송광고진흥공사지부장은 “과연 이런 사람이 국제방송법의 중요성을 정부와 국민에게 알릴 수 있겠는가. 이것이 과연 현정부가 말하는 비정상의 정상화인가?”라고 따졌고, 김강산 문화체육관광부 공공기관 노조 협의회 의장은 “마치 박태환에게 김연아의 스케이트를 타라는 식”이라며 ‘낙하산 내정’을 비판했다.


한편, 아리랑국제방송 신임사장은 서류 접수 마감은 오는 11월13일까지이고, 17일부터 24일까지 서류 전형과 심사를 통해 2~5배수가 확정되며, 최종적으로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명 및 임명장을 주게 된다.


[기자회견 주요 발언 내용]

▣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
 요즘 여의도에 가면 KBS 문제, 상암동에 가면 MBC 문제, 그리고 강남 서초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다. KBS 이사장 그리고 아리랑 국제 방송에서도 말도 안 되는 낙하산이 내정되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언론 장악은 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낙하산 인사는 안 하겠다고 했다. 둘 다 거짓말이었다. 여전히 언론인들은 해직 상태이고, MBC에서는 정권에 어떻게 해서든지 충성을 하려는 경영진에 의해 훌륭한 저널리스트들을 전보조치하고, 교육 발령을 내리고 있다. 정권에서 보낸 혹은 부역하는 낙하산들이 언론인들이 그런 일을 저질렀다. 

여러분들이 아리랑 국제방송을 제대로 세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거리에서 국회에서 봤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인사를 던지려 하고 있다. 이는 어떤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아리랑TV 노동자들을 어떻게 보고, 뭘로 보고 아무나 내려 보내는 것인가!

 낙하산을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이라 하지만 적어도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하는 사람이 와야 하는 거이 아니냐. KBS 이인호, 코바코 곽성문, EBS 이춘호 그리고 아리랑 국제방송의 박주희 이사 등 그리고 지금 이야기 되는 인사 등 어느 한 명을 보더라도 대한민국의 상식에 맞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지금 알려진 사장은 낙하산이 아니라 로켓을 타고와도 받을 수 없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자존심으로 아리랑 국제 방송의 위상을 지켜낼 것이다.

▣김강산 문화체육관광부 공공기관 노조 협의회 의장
 12개 문체부 산하기관 노조 협의체의 의장으로 활동 하고 있다. 아리랑 국제 방송에 낙하산이 무작위로 내려온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이 뻔뻔함이 계속되고 있다.  국제방송법을 만들기 위해 다 함께 노력하고 있는데 얼토당토 않는 광고업계에서 사장이 온다고 한다. 지나가는 어린 아이들도 웃을 일이다. 문체부 체육계에 비추어 보면 이박태환 보고 김연아 스케이트를 타라는 웃기는 적용이다.

 낙하산 막아야 한다. 사장은 아리랑국제방송의 얼굴이고 세계적인 얼굴이기 때문이다. 유사 사례로 낙하산을 저지한 적이 있다 곧 그게 힘이다. 단결이다. 여러분들이 주인이기 때문에 뭉쳐서 저지를 해야 한다. 저희 체육진흥공단은 힘을 모아 낙하산을 저지했다. 결코 포기 하지 마시고 좌절 하지 마시고, 힘 내시길 바란다.

▣ 박주동 민주노총 서울본부 남동지부협의회 의장
 민주노총 남동지부협은 강동구와 송파구에 있는 민주노총 사업장을 관장한다. 아리랑지부는 누구보다 모범적인 사업장이다. 많은 동지들이 아리랑 방송 조합원들과 함께 할 것이다. 여러분의 투쟁이 제대로 불이 붙으면, 민주노총 많은 지부에 사업장들이 여러분들과 함께한다.
 언론은 사회의 공기다. 깨끗한 공기를 국민들이 제대로 된 알 권리를 찾고 자본을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 그런데 광고를 하던 이가 언론사 사장으로 온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지부협도 동지들과 항상 함께 하겠다.

▣ 조준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지부장
몇 달 전 아리랑국제방송과 같은 경험을 했다. 사장이 임기를 몇 달 남겨놓고 갑자기 퇴임을 하고 거론되는 사장이 인생에 전부 경력이라고는 광고 회사 경력밖에 없는 사람이 사장으로 온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 뒤에 청와대 삼인방인지 만만인지 무서운 세력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도 했다. 공공기관이라는 이름으로 되어 있는 자리의 대표는 아무나 오는 것이 아니다. 공공기관은 국민의 기업이며, 그런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사장으로 와야 한다.

아리랑 국제방송은 법안을 만들기 위해 십여년 넘게 고생해 왔다. 그런데 광고주를 상대한 광고업계 인사가 어떻게 국제방송의 비전과 목표를 이야기 하면서 법안을 만들겠다고 국민을, 국회를, 사회를 설득할 수 있겠는가. 박근혜 정부가 이야기 하는 전문가가 공공기관에 배치 되어야 한다고 했다. 과연 이것이 비정상화의 정상화인가.

아리랑TV 동지 여러분들이 하는 이 투쟁은 결코 아리랑 TV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 국민의 기관을 바로 서게 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 미발협, 언론노조 형제라고 이야기 한다. 모든 동지들이 행동으로 보이겠다.

▣이은서 아리랑 국제방송 지부장
 방송본부장 지난 1월부터 공석이다 신입 사원 못 뽑고 있다. 이게 경영 부실을 잘 대변 해 준다. 문체부가 예산을 편성하면서 다른 산하 예산들을 20% 이상까지도 확충시키는데 아리랑은 빠졌다. 제대로 된 경영진이 있었다면 왜 밀려나겠는가.

  이것이 바로 제대로 된 사장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현재 대외 환경은 안 좋다. KBS의 ‘월드24’가 런칭했고, 라틴어 채널 등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아리랑국제방송의 기금은 고갈되고 있다. 여기에 공공기관 퇴출 법이 만들어 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아리랑의 생존과 국제방송 사수를 위해서는 이번 사장 정말 중요하다. 지금 이렇게 기자회견으로 시작했지만 신임 사장 공모 과정에서 어떤 일이 전개될 지 모른다. 단순히 한 기관의 인사 문제가 아니다. 공공기관을 바로 잡는 것이 아니라 망가트리는 것으로 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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