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정신과 언론정상화 심포지엄

5.18 정신과 언론정상화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25일 2시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5.18기념재단과 5.18 수도권 광역협의회 주최로 열렸다. 이날 행사는 5.18서울기념사업회와 80년 해직언론인협의회, 자유언론실천재단이 주관했다.

발제를 한 류한호 광주대 교수는 80년 광주항쟁 이후 언론민주화 등 언론개혁 운동이 있었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기레기’라는 말이 나타나는 등 운동의 성과가 물거품처럼 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했다.



류한호 광주대 교수는 “80년 언론은 지속적으로 광주시민을 폭도로 규정했고, 다른 대안적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세뇌의 대상이었다”고 지적한 뒤 “오늘 날 언론 역시 시민적 자유와 민주주의의 도구로서의 언론을 역할을 방기한 채 사사로운 이해관계와 이데올로기에 매몰되어 있어 80년 당시 폭도 언론과 닮은 꼴”이라고 말했다.

언론 정상화 방안과 관련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는 △언론자유 유린하는 국가보안법 개폐 △포털 사이트 등 자본의 언론시장 주도 제동 △ 현업 언론인들의 사명의식 회복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종편 특혜 환수 △미디어와 민주주의 관련성 교육 실시 등을 꼽았다.

고 대표는 “언론 자유 쟁취 투쟁의 상징인 해직언론인이 현업 언론인들에게는 ‘월급쟁이’로 순응을 강요하는 공포의 대상이 되어 버린 것은 아닌가”라며 “언론자유 투쟁의 결과가 개인적인 불행과 고통이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언론자유운동을 억제시키고 있으며, 이는 정치와 자본으로부터 언론이 예속화되는 것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토론에서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80년 폭도언론은 적어도 타율적이었지만, 지금 기레기 언론은 언론사 내부의 망가진 시스템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며 “초기 재난 보도에서 한심한 보도로 국민을 실망시켰다며, 이후 보도에서는 정권과 낙하산 사장에 의해 관리된 보도를 한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결국 ‘폭도 언론’보다 지금의 기레기 언론이 더욱 불량한 것이 아니냐”며 “이를 개선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고 의무로, 언론노동자들과 소비자들이 함께 연대해 이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당분간 언론정상화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고 회의적인 입장을 전한 뒤 그 이유로"언론이 부끄러움을 모른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기레기가 과연 하루 아침에 나온 것이냐. 80년 땡전뉴스를 할 때 언론인들이 부끄러움에서 투쟁에 나섰다. 지금 언론인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부끄러움부터 회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이어 “국정원 대선개입, 간첩 조작사건 등이 과연 좌우의 문제인가. 이런 사안에 대해 진영 논리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니냐”며 “한겨레와 경향신문 역시 국보법 의제에 대해 미온적이고, 문제가 터지면 ‘잠깐만’하고 외치는 식이다”라고 꼬집었다.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 박경신 전 방송통신심의위 위원은 “재난보도는 구조활동의 일환이 아니냐. 추후에 비판적 보도를 했다는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소용이 없는 것이 아니냐”고 강하게 말했다.

방심위의 공정성 심의와 관련 박경신 전 위원은 “방심위는 정부 정책과 역사관 등을 보도한 내용에 대해 공정성 심의라는 칼을 사용해 왔다. 정부 입장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며 “제일 먼저 공정성 심의를 했던 미국 FCC도 이것의 문제를 알고 폐기했지만, 지금 우리는 그리고 방송사들은 공정성 심의를 받고 있는 것을 마치 ‘갑옷’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권오훈 KBS본부장은 “방송 적대적인 정권이 들어섰고, 실제 2008년 공영방송 사장을 내쫓기 위해 경찰력을 방송사에 투입했다”며 “이후 낙하산 사장이 들어왔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 2011년 입사 후배기자들의 반성과 왜 보도되지 않는가라는 문제제기가 나왔고, 간부들과 토론회를 제기하는 등 다시는 굴욕적으로 살고 싶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밝혔다.

권 본부장은 이어 “기대 못 미칠지 모르나, 필요시 마이크를 놓고 투쟁할 것이다. 언론 현장에서 힘을 모아날 것이고, 언론인으로서 양심을 잃지 않을 것이고, 내부 자율성 극대화를 위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기석 전 경향신문 편집국장은 “87년, 정치를 바꾸면 언론자유가 확보된다고 했는데 지금 언론은 제1의 권력이 되어 버린 것이 아니냐”며 “지금의 언론투쟁이 추상적인 언론가치를 두고 싸우자고 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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