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대법원으로부터 부당해고 판결을 받은 YTN 해직기자 정유신·권석재·우장균 기자가 12월 1일 9시 상암 YTN으로 출근했다. 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받은 현덕수·조승호 기자도 함께 했다. 조승호 해직기자는 "복직을 예습하러 왔다"고 말했다. 노종면 기자는 현재 방송제작국장으로 있는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협동회의를 마치고 점심 이후에 함께 하기로 했다.

오전 8시 상암 YTN 사옥 앞에서는 70여명의 YTN지부 조합원들이 해직기자들의 6년만의 출근을 환영 하기 위해 모였다. 해직 기자들이 상암 사옥 앞으로 속속 도착하자 조합원들은 해직기자들과 포옹을 하기도, 박수를 치기도 하며 첫 출근을 환영했다.

 

손 잡고 출근하는 해직기자들.



복직, "앞장 서서 싸워나가겠다"

권석재 기자는 "신사옥이 낯설지만 동료들은 낯설지 않다"며 "6년동안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우장균 기자 또한 "6년동안 회사 내부에서 싸우면서 조합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며 "이제부터 앞장서서 싸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유신 기자는 "선고 다음날 해직기자들과 함께 <인터스텔라>를 봤다. 밀러행성에서의 1시간이 지구에서의 7년이라고 했다"며 "밀러행성의 1시간이 되기 전에 나머지 선배들도 돌아올 수 있을거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대법원의 해고 무효 판결에 따라 원직으로 복귀한다면 정유신 기자는 돌발영상팀으로, 권석재 기자는 촬영팀으로, 우장균 기자는 이전 출입처인 청와대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YTN은 아직 대법원 판결에 따른 후속조치를 하지 않았다. 복직 판결을 받은 3명의 해직기자들은 방문증을 발급받아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왼쪽부터 권석재, 우장균, 정유신, 조승호 기자. 후배들의 인사말을 듣고 박수를 치고 있다.


지각 복직, "이 자리에 다시 서겠다"

복직 판결을 받지 못한 조승호 기자는 "어젯밤에 애들한테 '아빠 내일 일찍 나가야 해서 못 깨운다'고 말하니 초등학생인 막내가 왜 못 깨워주느냐고 물었다"며 "그래서 '수업시간에 미리 가서 공부하는 것 처럼 아빠도 예습하러 간다'고 대답했다. 나중에 복직하게 됐을 때 출근하면 어떤 심정일까 예습하러 왔다. 다음에 복직할 때 기분좋게 복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늦게 도착한 현덕수 기자는 "오늘 정식으로 출근하는 날이 아니어서 그런지 지각을 했다"며 "판결 역시 지각이었던 것 같다. 출근 첫날 지각한 것처럼 꼭 이 자리에 다시 서는 YTN 기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권석재, 정유신, 우장균 기자.



"해직 선배들 돌아오는 자리에 꼭 서고 싶었다"

해직 사태 당시 노조 막내였다고 밝힌 한 조합원은 "2008년에 너무 힘들었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컸지만 해직된 선배들이 돌아오는 이 자리에 꼭 서고 싶어서 버텼다"며 "이렇게 선배들을 맞이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마지막 세 분 돌아오실 때 까지 힘내서 기다리도록 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6년만에 출근한 YTN 해직언론인들은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선거캠프 언론특보 출신인 구본홍씨가 YTN 사장으로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다가 해직됐다. 징계무효소송 재판에서 1심은 6명 전원 해고 무효 판결을 내렸지만 고등법원은 3명에 대해서만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지난 27일 3년 7개월만에 나온 대법원 판결은 고등법원의 판결을 확정했다. '공정보도'보다 '경영권'을 우선한 판결이었다.

 

왼쪽부터 권석재, 현덕수, 정유신, 우장균, 조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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