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동안 MBC 나쁜보도에 4차례 선정
MBC공대위 ‘남다른 편파성’ 지적

1월 20일 낮 12시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 앞에 MBC보도에 화가 난 사람들이 모였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MBC의 편파성을 꼬집는 피켓을 들었고,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해직언론인 문제와 MBC를 국민의 품으로 오게 만들자고 촉구했다. 또 송환웅 참교육학부모회 부회장은 세월호 보도 문제와 잘못된 보도가 청소년들에게 끼칠 영향을 우려했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지상파 몰락을 자처하고 있는 MBC의 보도들을 보면 안타깝다”며 “공정보도 회복을 위한 첫 번째 조치는 해직언론인 복직”이라고 지적했다. 송환웅 참교육학부모회 부회장은 “지금 MBC보도는 한심한 수준”이라며 “부끄럽지 않게 보도해달라”고 주문했다.



지난해 12월 MBC를 국민의 품으로 돌리기 위해 언론시민사회단체들이 뭉쳤고, 매주 화요일마다 MBC에 화를 내자고 결정한 바 있다. 이후 MBC공대위 차원의 피켓팅과 기자회견이 진행됐고, 세월호가족대책위의 왜곡보도 규탄 집회도 열렸다. 그리고 매일 MBC 앞에서 시민들이 세월호 보도 문제를 따지는 일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MBC 공대위는 MBC뉴스를 향해 ‘남다른 편파성’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종편채널인 채널A와 TV조선도 울고 갈 정도라는 것이다.

이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지난 6개월 동안 실시한 이달의 좋은 나쁜 보도만 살펴봐도 MBC 보도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2014년 6월부터 12월까지 실시된 모니터 중 MBC는 4차례(6월, 7월, 11월, 12월)에 걸쳐 이 달의 나쁜 방송보도로 뽑혔다.

6월 MBC가 나쁜 방송보도로 꼽힌 이유는 문창극 총리 후보 검증을 비롯해 세월호 참사 등 중요한 사안들이 있음에도 월드컵 뉴스로 아이템이 쏠려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월드컵 기간임에 보도량이 늘어난 것을 감안하더라도 KBS, SBS와 비교해 그 비중과 보도수가 많았다는 것.

6월12일부터 24일까지 지상파 메인뉴스 톱 보도를 비교한 결과 KBS와 SBS는 2건이었지만 MBC는 4건이었다. 그리고 한국-러시아전이 있었던 6월18일의 경우 톱보도부터 18번째까지 모두 월드컵 내용으로 구성됐다.

7월에도 MBC는 이 달의 나쁜 방송보도로 선정됐다. 이유는 ‘세월호 특별법 관련 보도’ 내용이 무관심과 왜곡이 있었다는 것이다. 7월13일부터 31일까지 세월호 특별법 관련 보도를 집계한 결과 MBC는 3.5건으로 다른 지상파는 물론 종편들보다 보도 횟수가 적었다.

이 기간 동안 KBS는 10건, SBS는 11.5건을 보도했고, YTN은 15건, jtbc 32건, TV조선 6건, 채널A는 4건을 보도했다. 더 심각한 것은 그나마 보도했던 내용들 역시 심사위원 선정 내용에 따르면 ‘매우 질이 나쁜 고의적 왜곡보도’였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7월15일 <“단원고 3학년 대학 특례 입학”>(전봉기 기자), 7월21일 <‘특별법 반대’ 카톡 논란>(천현우 기자)의 경우 ‘공영방송의 책무를 저버리고 사실이 아닌 내용을 고의적으로 보도’했다며 나쁜 방송에 선정됐다.

<“단원고 3학년 대학 특례 입학”>은 단신이었지만 4번째로 비중있게 배치됐고, ‘유가족 지원법’이라는 오해를 불러 특별법에 대한 부정적 국민정서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그리고 <‘특별법 반대’ 카톡 논란>은 ‘카톡 글’의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설명도 없이 뉴스데스크를 통해 국민에게 ‘퍼 나른’ 셈이라는 것이다.

MBC는 11월에도 나쁜 보도로 선정됐다. 11월29일 뉴스데스크 6번째 <‘무상급식’ 실태 살펴보니…>(이경미 기자)라는 기사는 전형적인 여론조작이라며 나쁜보도로 꼽았다.

이 기사를 보면 울산의 유상급식 시행 학교와 경기도의 무상급식 시행 학교를 비교하면서 유상급식은 모두 긍정적으로 무상급식은 모두 부정적으로 보도했다.

MBC뉴스데스크 캡쳐: <'무상급식' 실태살펴보니..>(2014.11.29)


리포트 내용을 보면 유상급식의 경우 ‘점심 메뉴가 통밀밥과 쇠고기 버섯전골, 오이소박이에 삼치엿장조림과 김 쿠키까지‘ 나왔다는 기자의 멘트에 이어 학생이 ’김치하고 국물이 맛있게 나와요‘라고 인터뷰하고, 곧이어 엄마 밥과 급식 중 더 맛있는 것이 뭐냐는 질문에 학생이 급식이라고 답한다.

이어진 무상급식의 경우 ‘깍두기와 양배추, 오징어 볶음, 김칫국이 나왔습니다. 젓가락질을 이리저리 해보지만 입에 들어가지는 않습니다’라는 기자의 멘트에 이어 한 학생이 ‘제가 완전 토해버리는... 엄마가 해주는 밥이 더 맛있어요’라고 말한다.

그 뒤 기자는 ‘식판을 들고 선 채 음식을 억지로 삼키기도 합니다’라고 말하고 뒤 이어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은 딱딱하게 굳은 밥을 국에 말아 삼키고, 많은 반찬들이 버려집니다. 학교가 파하자 곧바로 분식점으로 달려갑니다’라고 전한다. 그리고 이어진 인터뷰에서 한 학생은 ‘밥 먹고 바로 움직이면 배가 다 꺼지기 때문에...’라고 말한다.

당시 선정위원회는 “3년째 시행하고 있는 무상급식에 대해 MBC는 경기지역 무상급식의 우수사례, 울산지역의 유상급식 문제 사례에 대해 촬영은커녕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며 “그저 짜 맞추기 식으로 울산의 유료 급식 정책을 ‘맞춤형 선별적 무상급식’의 성공적 사례라고 치켜세웠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MBC뉴스데스크 캡쳐 <'지라시' 누가 왜 만드나?>(2014.12.10)

12월에도 MBC 뉴스데스크 <‘지라시’ 누가 왜 만드나?>(12월10일 정병화 기자)가 나쁜 방송보도로 뽑혔다. 이 기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라시에서 나오는 그런 얘기들에 이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한 지 3일이 지난 뒤 나온 것이다. 선정위원회는 “이 보도가 새롭지도 않으며, 유용한 정보도 없고, 시의성도 없는, 그야말로 뉴스로서의 가치를 찾아볼 수 없는 보도”라며 “오로지 박 대통령 발언의 의미를 반복 홍보해 공공재인 국민의 전파를 ‘정치 선전’의 매개체로 이용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좋은 나쁜 보도 선정에는 김언경 민언련 사부처장, 이태봉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사무처장,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위원회 위원장,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최철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하고 있다. 이들은 한 달 동안의 지상파(KBS, MBC,SBS) 와 종편(JTBC, TV조선, 채널A) 그리고 보도전문채널인 YTN의 저녁 중심 뉴스 내용을 살피고 이달의 좋은 나쁜 보도를 뽑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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