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민 MBC PD, SNS에 만화 올렸다고 '해고'

 

"양심적인 언론인들을 해고하는 MBC 경영진들을 국민들이 징계 해야 한다. 역사가 응징해야 한다. 탄압을 통해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 찍소리 하지 못하게 해서 박근혜 정권을 유지 시키려는 공작이다" - 박석운 MBC공대위 공동대표,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권성민 MBC PD가 해고됐다. 권 PD는 지난해 5월 인터넷 사이트에 MBC의 불공정성을 고발하는 글을 올렸다가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복귀 이후에도 제작부서로 발령받지 못했다.

권PD는 비제작부서인 경인지사에서 근무하며 예능국 시절의 생활을 그린 만화를 '예능국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를 문제삼은 MBC는 취업규칙 제3조(준수의무)와 제4조(품위유지), MBC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공정성과 품격유지 위반을 근거로 지난 21일 권성민 PD를 해고했다.

회사 이야기 그린 만화, "명예 실추시켰다"

MBC는 "인터넷에 편향적이고 저속한 표현을 동원해 회사에 대한 명예훼손을 했다"며 "(만화에서) 전보조치를 '유배생활'이라며 사적 감정을 실어 비방하고 비속어를 사용해 본인의 품위와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해사행위를 반복한 것은 반성과 자숙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는 성명을 내고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억압이자 도발"이라며 "다양한 여론의 공론장 역할을 해야 할 언론사 내부에서 '표현'을 문제 삼아 직원을 해고하는 것은 퇴행이자 반동"이라고 지적했다.

MBC는 이에 대해 "표현의 자유가 아닌 표현의 방종"이라며 "망나니 칼춤이라 비방하는 노조는 직원의 '망나니 행위'를 감싸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법원 결정 나기까지 고통 주려는 의도, 더 악랄해"

MBC를 국민의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는 23일 오전 11시 상암 MBC 앞에서 "무한해고, 이제는 멈춰야 한다"며 MBC의 해고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공대위는 "노골적인 권력 편향보도와 왜곡보도로 MBC의 신뢰는 땅으로 떨어졌다. MBC를 이 지경으로 만든 경영진이 회사의 명예를 운운할 자격이 있느냐"며 "권PD는 추락한 MBC의 신뢰를 조금이라고 끌어올리려고 노력 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공대위는 "MBC에서 자행된 보복인사의 부당성은 법원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MBC는 이를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잘랐다"며 "법원의 결정이 나기 전까지 상대에게 장시간동안 고통을 주고 괴롭히려는 의도다. 더욱 악랄하고 가증스럽다"고 지적했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MBC에서는 제2, 제3의 권성민이 또 나오게 될 것"이라며 "언론에 대한 폭력이 심각하다. 제대로 된 언론노동자들을 일하지 못하게 하는 상황은 분명히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했다.

 



"정권에 빌붙어 후배들 자르는 선배들에 더 열받아"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 또한 "MBC 간부들이 도대체 무슨 방송을 만들기 위해서 저 으리으리한 건물에 자리 잡고 있는 지 모르겠다"며 "정권만 믿고 자유언론실천운동을 가로막는 것은 오래가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당장 해고자들을 제자리로 돌려보내기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김광선 한국PD연합회 정책국장은 "정권에 빌붙어서 후배들 모가지를 자르고 입 다물라고 하며 폭압의 정치를 하는 선배들이 부끄러워서 더 열받는다"며 "법원에서도 비제작부서 발령을 '유배'라고 인정했다. 끝까지 싸워서 정상적으로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주 MBC본부장은 "회사가 문제삼은 웹툰에서 내가 본 것은 회사에 대한 사랑, 자기가 몸 담았던 예능국 선배들에 대한 갈망과 그리움, MBC가 제대로 국민들 앞에 서기를 바라는 열망과 안타까움이었다"고 말했다.

이성주 본부장은 "경영진의 해사행위는 권성민 PD에 대한 해고를 기점으로 도를 넘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언론인을 자른 것을 넘어서 헌법을 무시하고 법률을 무시하고 기본 질서를 무시한 행동"이라며 "해고와 부당전보, 징계 많이 겪었다. 한 사람이 남는다 해도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전했다.

 



이 사건에 대해 현업 언론단체의 성명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PD연합회는 "권PD의 해고는 전국2800여 한국PD연합회 회원들에 대한 해고"라며 "이번 조치는 자신들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한국아나운서연합회,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한국방송카메라감독연합회, 방송기자연합회가 함께하는 방송인총연합회 역시 "우리가 권성민"이라며 "표현의 자유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다. MBC 경영진의 시대착오적인 인사권 남용에 분노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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