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단체들 17일 고공농성장 앞 기자회견
“미래부 방통위, 비정규직 파업 책임져야”


언론시민사회단체들은 17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고공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와 미래부가 유료방송의 다단계 하도급 문제에 대한 실태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소비자주권행동,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방송독립포럼, 새언론포럼, 언론광장, 자유언론실천재단 등은 100여일이 넘게 파업 중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비정규 투쟁을 방송공공성 투쟁으로 규정하고, 40일째 고공농성 중인 강세웅, 장연의씨가 무사히 내려올 때까지 연대해 투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IPTV사업자로 방송의 공적 역할을 담보해야 하지만 가입과 설치 및 유지 보수 업무를 외주화하고, 심지어 가입자(시청자)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언론시민사회단체들은 “우리나라 전체 시청자의 90%가 유료방송 가입자로 이 핵심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들이 차가운 길바닥에 앉아 명절을 보내고 광고탑 위에서 겨울을 나고 있는데 방송의 공공성을 책임져야 할 미래부와 방통위는 코빼기도 비치지 않고 있다”며 “최성준 방통위 위원장은 사업자 만날 시간은 있어도 농성장 한번 찾을 여유는 없는 모양이다”라고 비판했다.


언론시민사회단체들은 이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IPTV가 효자노릇을 해 지난해 최고 실적을 올렸지만 비정규직 처우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다단계 하도급 구조의 확산, 간접 고용 노동자들의 상시적 고용불안,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각종 경비의 차감, 산재 위험 등 살인적인 노동조건에 시달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정훈 LG유플러스 비정규지부 상황실장은 “6개월 아니 3개월마다 센터가 바뀌었고, 퇴직금없이 그렇게 일을 했다. 입사를 위해 자기 차량이 있어야 했고, 안전 공구조차 자기 손으로 마련해야 했다”며 “SK와 LG를 위해 10여 년 동안 일했지만 이들이 우리에게 준 것은 대기업 로고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대원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지부 부지부장은 “고객센터에서 2011년 해지된 가입자 정보를 불법으로 보관하고 있었고, 이는 영업을 위해 보관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며 따진 뒤 미래부와 방통위의 역할을 따졌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IPTV는 유료방송이지만 일반 재화나 서비스보다 강한 공공성이 있어야 한다”며 “규제 감독 기관들이 기업들의 눈치만 보고 눈감아 주고 있는 것이 아니냐. 유료방송의 비정규 실태 조사는 물론 파업 사태 해결을 위해 방통위와 미래부가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석운 민언련 대표는 “문제의 핵심은 진짜 사장인 SK와 LG가 사태 해결에 나서는 것이고, 언론 역시 무한착취를 벌이는 유료방송 시장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했고, 전규찬 언론연대 대표는 “미래부와 방통위는 노동자와 시청자의 복지를 말아먹는 행태를 조사하고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언론노조 등 언론시민사회단체들은 16일 방통위와 미래부에 공문을 보내고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에 대한 실태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들 단체는 △유료방송 시장의 다단계 하도급, 간접고용 비정규 문제 △유료방송 사업자에 대한 적합한 재허가 심사 기준 마련 △방송통신 결합상품 실태 점검 및 가입자 권리 침해 실태 조사를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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