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수준의 방송제작 환경 못 참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JIBS 제주방송지부(지부장 부현일)가 방송제작 환경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18일 오후 3시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17~18일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조합원 56명 중 55명(투표율 98%)이 참여해 91%(50표)의 찬성으로 파업 투쟁이 가결됐다. 반대 5표.

제주방송지부는 회사와 지난해 11월19일부터 14차례에 걸쳐 단체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17일 제주지방노동위원회는 노사간 이견을 줄이지 못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제주방송지부는 19일 파업 출정식 성명에서 “JIBS가 제주도민의 방송으로서 공정방송 사수와 올바른 여론형성, 지역사회의 새로운 아젠다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투쟁에 나선다”며 “지난해 흑자를 냈지만 전국 지상파 최저 임금, 최저 복지, 최저 제작비인 현실을 개탄한다”고 밝혔다.

또 “2015년 신사업에 사원들이 피땀으로 벌어 논 유보금 320억원 전액을 투자하면서도 고통 분담만을 요구하는 대주주와 경영진에 분개한다”며 “인력 배치와 조직구성에 대한 협의, 신사업한 전반적인 투명성 확보 등의 요구가 이뤄질 때까지 끝까지 투쟁한다”고 결의했다.


다음은 부현일 제주방송 지부장과 일문일답

-19일 오전 파업 출정식 분위기는.
“조합원 56명 전체가 참여한 파업이다. 언론노조 제주지역협의회와 민주노총 등 20여명이 연대해 파업 출정식을 했다. 13년 동안 쌓였던 분노가 폭발됐다. 전국 지상파에서 임금과 복지 그리고 제작비 등이 최저 수준으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조합원들의 요구다.”

-14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접점을 좁힐 수 없었나.
“지난해 10억 흑자를 냈지만, 회사는 계속해 고통을 분담하자고 했고, 임금 인상은 생각도 없다는 식의 입장을 보였다. 그리고 신사옥 문제는 모호한 입장만 취했다. 심지어 유보금에 대한 제주방송 노동자들은 권리가 없다는 식이었다.”

-합의된 협약을 지키지 않았다고 하는데
“지난 2007년 가족 수당 및 자격증 수당 등에 합의했고 2008년 시행해야 했지만 실시하지 않았다. 심지어 내년에 시행하자는 말까지 했다.”

-320억이 투입되는 신사업 문제도 쟁점이다.
“애초 농어촌 관광지구에서 지금은 도시계획에 적합한 사업으로 변화됐다. 회사는 30억 이상 수익을 낼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 쓰임은 말하지 않고 있다. 방송제작 환경 개선 등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

-2002년 창사이후 첫 파업이다.
“첫 파업이고, 참아왔던 파업이다. 조합원 분위기는 격앙되어 있다”

-이후 투쟁은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조합원들은 20일(금) 강정마을을 방문하고, 현재 파업 중인 공공운수노조 여미지식물원 분회를 찾아 연대할 계획이다. 또 23일(월) 회사에서 파업 집회를 연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방송사노조의 연대가 있을 예정이다”

저작권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