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20주년 ‘언론의 언론’으로 자리매김 강조
이정환 편집국장 “이슈의 생성과 유통 방식을 전하겠다”

미디어오늘이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1995년 5월 언론의 언론을 표방하고 출범했다. 95년 안기부 언론팀 활동 사실을 알리는 기사를 시작으로 ‘살인참극까지 부른 신문사 부수 전쟁의 이면’(96년), 김현철 사조직 ‘광화문’팀 실체 확인(97년), ‘언론사 사주일가 병역 면제 42%’(2000년), 황우석 여론전 담당 비공식 조직 확인(2005년), 조중동 사주와 지배 세력의 혼맥 관계(2012년), 삼성과 노조 시리즈 연재(2013년), 세월호 보도통제 문건(2014년) 등을 보도해 왔다. 매주 수요일에 발행되는 주간 ‘미디어오늘’은 오는 20일 지령 1천호를 맞는다.

미디어오늘 5월6일자 1면(지령 998호)


미디어오늘은 13일 창간 20주년 행사 및 특별 심포지엄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에서 연다. ‘한국 언론의 미래를 묻는다’를 주제로 여는 심포지엄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디지털뉴스 저널리즘 복원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여론다양성 △권언유착 △언론 전문성과 윤리 △미디어 이해와 교육 △언론을 언론답게 만드는 인센티브 시스템 구축 등을 논의한다.



11일 영등포 당산동 미디어오늘의 ‘심장’ 편집국에서 이정환 편집국장을 만나 ‘20살 청년 미디어오늘’의 포부를 들어봤다. 이정환 편집국장은 “현장에 강하면서, 과학적으로 저널리즘을 분석하는 미디어오늘이 되겠다”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말했다.

이정환 편집국장은 “언론에 대한 감시 감독을 더욱 강화 하겠다”며 “단순히 현상을 좇고 중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슈의 생성과 유통, 인과관계를 파헤치겠다”고 밝혔다.

이 편집국장은 △맥락 저널리즘을 구현할 영구 베타 서비스 방식의 홈페이지 오픈 △이슈 중심의 ‘블랙 페이지’와 타임라인을 보여주는 ‘레드 페이지’ 구성 △미디어 모듈 오픈소스 공개 △팩트 체킹 서비스 강화 △익명 제보 플랫폼 ‘미디어리크스’ △데이터 저널리즘과 인포그래픽 강화 △팟캐스트 ‘오늘 미디어’ 론칭 △신문읽기 교육 △심층기획과 탐사보도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정환 편집국장은 ‘이코노미 21’, 월간 ‘말’, ‘뉴시스’ 등에서 취재 기자로 일했고, 지난 97년 미디어오늘에 합류해 경제, 뉴미디어, 미디어IT부 부장 등을 역임했다. <투기자본의 천국>, <한국의 경제학자들> 등의 책을 썼다.


다음은 이정환 편집국장과 일문일답

-미디어오늘 20년이다. 나갈 방향은
“미디어 전문지로 출발해 독자가 제한적이었다. 내부에서 미디어 전문지이냐 대안 언론이냐를 놓고 20년 동안 논의하고 충돌해 왔다. 오프라인 강화냐 온라인 강화냐도 많이 이야기해 왔다. 지금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대중 매체 영향력과 전문지의 성격까지 다 갖춰야 한다. 1995년 표방하며 출발했던 미디어오늘은 언론의 언론이다. 지금 우리가 가야할 방향이 그것이다”

-‘언론의 언론’ 어떻게 할 것인가?
“언론보도의 이면, 팩트 너머의 진실을 전하겠다. 지금 이 시간 신문과 방송이 말하는 것이 모두 진실은 아니다. 방송과 신문을 뒤집어 보고 검증하겠다. 그리고 보도가 나오게 된 작동 방식을 설명하겠다. 과연 기레기 같은 보도가 나오게 된 시스템을 짚겠다. 행간과 숨은 의도를 알리겠다.”

-두 마리 토끼 어떻게 잡을 건가
“위기를 넘기 위해서는 반드시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한다. 그 중심에는 콘텐츠가 있다. 온라인 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외형적으로 디지털 퍼스트를 외치지면 우리가 관심을 두는 것은 콘텐츠가 독자에게 어떻게 전달할지다. 저널리즘 비평을 대중적으로 확대시키기 위해 피키 캐스트 방식 등 경쾌하고 재미있게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하겠다. 또 사건의 맥락을 잡을 수 있게 하겠다. 만약 지금 당신이 ‘세월호’라고 인터넷 검색을 친다고 하면 정말 수많은 기사가 나오게 된다. 그 중에 정말 당신이 원하는 중요한 기사를 찾기는 쉽지 않다. 이슈 흐름을 추적할 수 있게 하겠다. 시계열 흐름과 함께 비판적 뉴스 읽기를 가능하게 하겠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전략은?
“오프라인은 미디어 전문지로 아젠다를 만드는데 무게를 둔다. 온라인은 철저히 대중지다. 기본적으로 중요하면서도 가장 많이 읽힐 기사를 배치하겠다. 미디어오늘 방식으로 뉴스를 이해하는 것을 대중화하겠다.”

2015년 5월 12일 오후 5시 기준 미디어오늘 인터넷판 1면



-취재 인력이 많지 않다.
“사진과 편집 등 포함해 18명이다. 적은 인력으로 거대 언론들을 비판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다. 또 인상 비평이 되지 않으려면 현장 검증과 팩트가 어떻게 나왔는지 취재를 해야 한다. 미디어오늘 기자들은 다양한 관점을 접한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경향신문, 한겨레 등 신문의 다양한 관점의 차이와 행간을 매일보고 현장에서 확인하게 된다. 그러면서 각 사안에서 빠진 관점과 여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관찰한다. 현재 주니어급이 많지만 빠르게 성장하며, 차별화된 기사를 내놓을 것이다”

-뉴스 비평 어떻게 할 것인가?
“기본적으로 현장에 충실하면서 팩트 검증을 해 나가겠다. 성완종 리스트를 사면 논란으로 몰아가고,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혼외 자식 문제로 덮는 등 언론과 정치 그리고 자본들이 여론을 주무르며 진실을 가리고 있다. 그럴수록 미디어오늘의 영향력은 더 강해져야 하고, 더 아프게 찔러야 한다. 그냥 저 놈이 저런다는 식이 아니라 핵심을 찌르겠다. 여기에는 조중동 뿐만 아니라 한겨레와 경향신문 등도 포함된다. 철저하게 진영 논리를 떠나 과학적으로 분석하겠다. 친 기업적 보도 등에 대해 맹렬하게 냉혹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겠다.”


-지면 판형 변화에 대한 의견도 있다
“고민해 봤다. 아직 대판 신문의 신뢰가 더 있는 것 같다. 미디어오늘은 고발성 스트레이트 기사가 많다. 잡지 형태로 바꾸면 스토리 텔링의 변화도 있어야 한다. 아직 대판 신문에 매력이 더 있다. 신문을 넘겨보면서 이슈가 한 눈에 들어오게 된다. 2026년 종이 신문이 망한다는 말은 있지만, 신문의 가치는 사라지지 않는다.”

-미디어오늘 유료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솔직히 말하면 일단 실패다. 좋은 컨텐츠로 신뢰도를 높이고 영향력을 높여나가는 것이 시급한데 기사 컨텐츠를 유료화하겠다는 것에 모순이 있었다. 현재 광고없는 페이지, 유료 독자들을 위해 쉽고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콘텐츠 차별로 접근하지 않겠다”

-2015년 한국 언론 어떻게 보나
“추락한 한국언론, 언론현장의 문제. 지난 상황을 보면 언론이 권력에 맞서 싸워왔다면 점점 언론내부에서 권력과 자본에 결탁하는 모습이 많아지고 있다. 또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도 시급하다. 어떻게 하든 정치권력의 낙하산을 차단시켜야 한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낙하산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방송을 장악해 영구 장악을 꿈꿀지도 모른다. 나쁜 낙하산, 착한 낙하산의 문제가 아니다. 차단해야 하며, 그 문제를 미디어오늘이 제기해 나가겠다. 또한 언론사 내부의 편집권 보장 장치 강화도 중요하다. 사장 한 명이 바뀔 때 마다 이렇게 될 것인가. 한국사회의 상명하복 언론사 체질 바뀌어야 한다.”

-언론노조와 관계 설정은?
“엄격하게 따지면 언론노조 소식지, 기관지에서 벗어나 대중적 매체가 미디어오늘이다. 필요하다면 언론노조도 우리의 비판 대상이다. 미디어오늘은 ‘언론자유’와 ‘정론보도’의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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