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언론’ 미디어오늘 20주년 기념식

신학림 미디어오늘 사장은 13일 창립 20주년 기념사에서 “언론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이것은 모든 언론의 존재 이유이자, 감히 ‘언론의 언론’임을 자부하는 미디어오늘의 존재 이유”라고 밝혔다.


미디어오늘은 1995년 5월 국내 유일의 미디어비평 전문지로 출발했다. 지금의  미디어오늘을 낳은 것은 1994년 절망적인 언론 환경이었다. 당시 국내 언론의 성역인 소위 황태자 ‘김현철’의 권력 행사와 지하철과 철도 기관사파업에 대한 경찰력 투입과 보수 언론의 노동조합 공격, 김일석 주석 조문 논쟁과 박홍 서강대 총장의 주사파 발언 등이 언론을 통해 확대되고 있었다.

언론노련 10년사에 따르면  '언론의 침묵 카르텔', '반공주의의 확대 재생산', '노동자들의 단체행동을 불법시 하는 자본 중심의 시각 확산' 등 언론의 폐습이 '미디어오늘'의 탄생하게된 배경이라고 전한다.

보다 직접적인 계기는 권영길 전국노동조합대표자회의 공동대표(언론노련 위원장)를 지하철과 철도기관사 파업의 배후조종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언론노련은 권위원장 수배에 따른 다양한 대응 투쟁을 준비해고, 지역별 간담회 등 회의에서 언론노련 조직 발전 방안과 새 매체 창간 등을 논의를 거쳐 ‘미디어오늘’을 창간했다.


신학림 사장은 “흔히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고 하지만, 언론과 언론보도에는 좌우가 없다”며 “언론은 진보나 보수의 문제도 아니며, 여야의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언론과 언론보도는 오로지 사실에 근거하고, 사실 너머의 진실에 다가가려고 노력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신 사장은 이어 “미디어오늘은 진보도 보수도 아니다. 초심을 잊지 않고 바른 이름, 바른 길, 바른 언론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프레스센터 20층 행사장에서 이정환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은 맥락 저널리즘, 기사의 재구조화와 타임라인 방식의 콘텍스트 저널리즘, 미디어리크스 등 미디어오늘의 전면적 개편을 담은 청사진을 말했다. 이 편집국장은 ‘미디어오늘은 ◯◯ 이다’라는 질문을 풀어가 ‘언론의 언론’이 될 것이라며 ‘종북좌빨이란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종북좌빨’이란 딱지와 관련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미디어오늘 20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진보 보수를 떠나 충실하게 역사를 연구하면 종북좌파가 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한국 수구세력은 모든 걸 다 가지고 있지만, 이들이 장악하지 못한 영역이 역사”라며 “그 시절을 겪었던 사람들이 아직 살아있고, 또 한국에서 8~90년대 현대사 공부한 사람은 대부분 진보로 분류된다. 역사가는 있었던 사실이 없었다고, 없었던 사실을 있었다고 말하지 못한다. 진보 보수를 떠나 충실하게 역사를 연구하면 종북좌파가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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