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위원들 ‘공익위원안’ 거부

최저임금 노동자 위원들이 8일 오후 3시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5,940원~6,120원(인상률 6.5%~9.7%)안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노동자 위원들은 이날 예정된 12차 전원 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최저임금위원은 공익위원 9명,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으로 구성돼 2016년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11차례 회의 과정에서 사용자 위원은 최저임금 5,580원 동결을 주장하다 135원을 올린 5,715원안을, 노동자 위원들은 1만원 요구안에서 8,100원으로 낮추며 힘들게 논의를 이어갔다. 노사 양측이 맞서는 가운데 공익위원이 최저 5,940원에서 최고 6,120원선의 심의 촉진안을 제시해 노동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최저임금 노동자위원들은 8일 “700만 저임금노동자와 국민의 열망 그리고 사회적 기대를 짓밟고 턱없이 부족한 인상구간을 제시한 작태는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행위”라며 “공익을 저버리고 권력과 자본의 대리인을 자처한 공익위원은 전원 사퇴해야 하며, 오늘 2016년 최저임금을 일방적으로 결정할 경우 양대노총과 국민의 심판에 직면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어 “최저 임금 인상률을 7%대로 제한하자며 정치적 외압을 일삼는 새누리당도 배신의 정치 당사자”라며 “전국의 새누리당과 노동부 대상으로 투쟁을 전개할 것이며, 정치적 입김에 의해 결정되는 현행 최저임금제도를 바꾸는 투쟁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남신 노동자 위원은 “공익위원이 제시한 촉진 구간은 사회적 의미에 부합하지 않고, 양극화만 부추길 것”이라며 “공익위원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냐. 내수와 경제 살리기를 위해서라도 대폭 인상해 모두 상생의 길을 가야하는데 후안무치한 안을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지난 8년 동안 최저임금 변화를 살피면 2007년 3,480 대비 올해 5,580원으로 1.6배 상승했고, 연평균 인상율을 보면 해마다 6% 상승에 불과한 수준이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한국의 최저임금은 임금 평균값 대비 비교가능한 OECD회원국 중 20위로 최저수준이다.

한편, 지난 3일 열린 최저임금위 9차 전원 회의에서 최저임금액 결정 단위에 ‘월환산액’을 병기해 고시하기로 했다.



■최저임금위 명단
공익 위원 =박준성, 류경희, 이장원, 이지만, 정진호, 전명숙, 나영선, 김종숙, 김동배
근로자위원=이병균, 김현중, 이정식, 백영길, 이남신, 김종인, 이창근, 김진숙, 김민수
사용자위원=이동응, 김제락, 박복규, 최금주, 조봉현, 최승재, 김대준, 김동욱, 송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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