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스카이라이프 지부, 스카이라이프 전 경영진 고발

이몽룡 KT스카이라이프 전 사장이 배임 혐의로 고발됐다. 수신제한시스템(CAS) 제공 업체 변경 과정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새로운 업체를 선정, 회사에 2천억대의 손실을 끼쳤다는 혐의다.

지난 2009년 스카이라이프는 2001년부터 수신제한시스템(CAS)을 독점으로 공급하던 영국방송소프트웨어업체 NDS와의 계약만료를 앞두고 차기공급업체를 나그라비전으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자료조작 및 허위보고의 정황이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다.

수신제한시스템(CAS)이란 수신료를 낸 사람만 특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유료방송사업의 핵심기술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언론특보 출신으로 낙하산 논란을 빚었던 이몽룡 KT스카이라이프 전 사장은 이번 사건에서 수뢰가능성 및 향응 의혹을 받고 있다.

 



인위적 전환비용 2천억, 손해배상비용 258억 손실 끼쳐

◆ 자료 조작 혐의 = 경영진은 기존의 NDS의 시스템을 사용하던 가입자의 수신기 및 시청카드 교체등으로 발생되는 인위적인 전환비용을 보고하지 않았다. 이 비용의 최소치가 약 2,169억원이다. 인위적인 전환비용을 투입하지 않을 경우 NDS시스템 사용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데, 이 역시 고려하지 않고 업체 변경을 추진하면서 지난 2014년 9월 국제중재재판부는 스카이라이프가 NDS의 시스템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 한화 약 258억 가량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 허위 보고 혐의 = 대다수의 유료방송사업자들이 복수의 수신제한시스템(CAS)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복수공급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지만, 경영진은 이마저도 은폐했다. 게다가 사외이사들이 업체변경과 관련된 법률전문가의 의견을 요구하자, 차기업체인 나그라비전의 법률대리인이 신분을 숨긴 채 진술하게 한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몽룡 전 사장 등 경영진, 수뢰 및 향응 의혹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과 스카이라이프지부(지부장 장지호)는 이상의 적극적인 배임행위로 미루어 볼 때 이몽룡 전 사장을 비롯해 최영익 전 총괄전무, 우성용 전 기술서비스본부장등 당시 경영진들에 대해 수뢰 가능성 및 향응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며 검찰에 추가 수사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이몽룡 전 사장이 네덜란드에서 열린 국제방송기기전시회(IBC2009)에서 나그라비전의 전용항공기를 이용해 이동 한 점, 실무협의과정에서 식사 대접을 받은 점, 2011년 나그라비전 본사를 방문하여 식사와 숙박을 제공받은 점 등을 의혹으로 제기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스카이라이프지부는 고발장 접수 전 12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진의 배신, 노동자가 끝까지 묻겠다"고 밝혔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현 경영진 역시 회사 경영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는 차원에서라도 철저하게 진상조사를 했어야 했는데 묵묵부답이다. 왜 그러는 지 의심스럽다"며 "노동조합이 회사의 건강한 경영을 위해 감시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든 협조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지호 스카이라이프지부장은 "스카이라이프는 오너가 없는 기업이다. 노조 조합원들이 더욱 더 회사를 감시하고 책임을 묻지 않으면 안된다"며 "임기가 끝난 자들이지만 그들의 배임에 고의가 있었는지, 결과가 나오면 그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 그리고 그 사례를 세워 앞으로 경영진에게도 반면교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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