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의 노동개악 저지를 위한 총파업 총투표가 높은 찬성률로 가결됐다.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5일간 진행된 투표에서 재적 조합원 1만명 중 7,113명의 조합원들이 총투표에 참여, 투표율은 71.1% 찬성률은 86.67%였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16일 조합원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높은 투표율과 압도적인 찬성률은 노동개악, 언론장악, 역사 국정화에 대한 우리 언론 동지들의 분노를 대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분노의 목소리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담아낼지 고민하겠다. 분노의 목소리가 헛되이 흩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김환균 위원장은 "노동을 무너뜨리고 언론마저 무너뜨리려는, 또 역사를 왜곡해 정신마저 지배하려는 세력에 맞서는 저항의 행진을 시작하자"며 "함께 걷는 우리의 걸음이 정의의 길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원장의 편지 전문]

전국언론노동조합 조합원 동지 여러분,

지난 11월 14일, 이 땅의 노동자, 농민, 학생, 시민사회 단체 관계자 13만 여명이 ‘민중총궐기’의 이름으로 모여, 정부여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노동 개악, 언론 장악, 역사 국정화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를 토해냈습니다. 멀리 제주에서부터 경기, 강원까지 전국에서 모인 언론노동조합 동지들도 함께 했습니다. 뜨거운 분노가 서울의 시청과 광화문 일대를 가득 채운 날이었습니다. 함께 해주신 동지들, 그 자리에 함께 하지 못했지만 마음을 모아 보내주신 동지들께 감사드립니다.

총궐기가 시작도 되기 전에 경찰은 차벽을 쌓는 등 집회의 자유를 제한했습니다. 물대포를 집회 군중에게 쏘아대다가, 마침내 가만히 서 있는 사람에게까지 직사하는 폭력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취재 중인 기자들에게까지 물대포를 쏘아대 취재 장비가 파손되거나 다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우리 조합원도 포함돼 있습니다. 전국언론노조는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이 와중에, 불행하게도, 전남 보성에서 농민 한 분이 직사 물대포에 맞고 의식을 잃었습니다. 곧 병원으로 옮겨져 뇌수술까지 받았지만 아직 위중한 상태입니다. 이미 배포된 영상을 보면, 경찰은 가만히 서 있는 사람을 정조준해 물대포를 쏘아 쓰러뜨린 뒤 이후에도 수 초 동안 집중적으로 쏘아댑니다. 실수라고 보기 힘든, 명백하게 살의가 느껴지는 장면입니다. 그럼에도 주류언론들은 집회의 폭력성만을 부각시키는 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조합원 동지 여러분, 그 날의 일에 대해 공정하게 보도하는 것이 우리가 담당해야 할 사회적 책무입니다. 그날 총궐기에 모인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많이 모였는지, 무엇을 요구했는지가 먼저 보도되어야 합니다. 충돌은 충돌대로 사실을 보도하되, 왜 그런 충돌이 일어났는지까지 정확하게 보도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경찰 내부의 수칙을 어기고 사람에게 물대포를 정조준해 목숨까지 위태롭게 만든 경찰을 찾아내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그것이 오늘의 역사를 기록하는 언론인의 사관(史官)으로서의 의무입니다.

조합원 동지 여러분,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오늘,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실시한 ‘노동개악 반대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권리제한 및 사고 조직을 제외한 87개 본부·지부·분회가 파업 찬반 투표에 참여, 재적 10,000명, 투표율 71.13%, 찬성률 86.67%로, 총파업이 가결됐습니다.

높은 투표율과 압도적인 찬성률은, 노동 개악, 언론 장악, 역사 국정화에 대한 우리 언론 동지들의 분노를 대변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동지 여러분의 분노의 목소리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담아낼지 고민하겠습니다. 동지 여러분의 분노가, 분노의 목소리가 헛되이 흩어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속으로 삭여 왔던 분노를 오래간만에 터뜨렸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노동을 무너뜨리고 언론마저 무너뜨리려는, 또 역사를 왜곡해 국민의 정신마저 지배하려는 세력에 맞서는 저항의 행진을 시작합시다. 함께 걷는 우리의 걸음이 정의의 길을 만들 것입니다.

2015. 11. 16.

위원장 김 환 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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