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 청와대 개입설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 열려

청와대가 KBS 사장은 물론 이사 선임에까지 치밀하고 깊숙이 개입했다는 강동순 전 KBS 감사의 증언이 밝혀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6일 노보를 통해 KBS 사장 최종 후보에까지 올랐던 강동순 전 KBS 감사의 발언을 밝혔다. 강동순 전 KBS 감사는 고대영 KBS 사장 후보자를 비롯해 KBS 이사들까지도 청와대가 철저히 '단속'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했다.

17일 오전 10시 언론시민사회단체는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가 개입한 KBS 사장 선임은 원천 무효"라며 철저한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강동순씨는 KBS 사장 후보에도 올랐고 정권에 철저히 부역해왔던 대표적 인물이기에 허투루 흘려들을 수 없다"며 "작년 길환영 사장이 쫓겨날 당시 폭로되었던 KBS에 대한 청와대 개입설이 또 다시 친여권 인사의 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동훈 전국언론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공영방송 KBS를 국정화 하려는 음모에 맞서기 위해 모였다"며 "어제 고대영 KBS 사장 후보의 인사청문회 보면서 참담했다. 5.16 쿠데타를 혁명에 가깝게 칭송하고, 정부수립도 임시정부의 법통을 무시하고 1948년이라 말하며 뉴라이트적 역사관을 드러냈다. 이 정권의 독주를 막아내야 한다. 끊임없이 거리에서 외칠 것"이라고 전했다.

고대영 KBS 사장 후보는 16일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질의에서 5.16 쿠데타와 관련해 "헌법재판소 결정과 대법원 판결은 존중하지만 대법원은 하나의 의견을 제시한 것에 불과하다"며 "5.16은 혁명이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의견도 있다. 후대의 역사적 평가에 맡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은 언제라고 보느냐'는 홍의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문에는 '1948년'이라고 답하며 뉴라이트 역사관을 드러낸 바 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강동순 전 KBS 감사가 직접 이야기 한 것이 놀라울 뿐 청와대가 KBS 사장 선임에 개입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던 내용"이라며 "지난 14일 총궐기 집회에서 각계각층에서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 호소하고 있었지만 공영방송이 정권에 장악되고 변질되면서 무엇때문에 사람들이 그렇게 쏟아져 나왔는지 전혀 전달되지 못했다.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되찾아오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함철 KBS본부 부본부장은 "고대영 KBS 사장 후보는 평소에 BBC 이야기를 꺼내면 왜 남의 나라 방송사 이야기를 하냐는 사람이었는데 어제 청문회에서 BBC만 100번 넘게 언급했다. 가장 반 BBC적인 인사가 KBS에 들어오려고 한다."며 "1년 전이 생각난다. KBS는 다시 기레기가 될 것이다. 그동안 뼈를 깎는 자성을 통해 KBS 정상화에 온 힘을 쏟았지만 이 정권은 전보다 더 한 '기레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함철 부본부장은 "더 이상 국민들을 힘들게 하지 말라"며 "고대영 KBS 사장 후보를 임명해서는 안된다. 공정방송에 맞지 않는 인물이다. 취약한 자신의 정통성을 확보하려는 의도에서 처와대가 방송을 이용하려고 한다. 정권 연장 기도가 너무나 명확한 고대영 사장 임명에 대해 온 국민이 떨쳐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창호 MBC본부 수석부본부장 역시 "언론은 죽었다. 노동자, 농민, 시민들이 무슨 요구를 하는 지에 대해 공영방송은 아무런 말이 없다. 단지 폭력집단으로만 매도하고 있다. 올바른 보도가 아니다"라며 "노동자의 한 사람으로서 참담함을 느낀다. 청와대가 권력 바라기들을 내세우며 방송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었다. 공영방송은 국민의 것이다. 국민에게 공영방송을 돌려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를 주도한 △김성우 홍보수석 사퇴와 △박근혜 대통령의 KBS 사장 선임과정에 대한 대국민사죄 △국회의 철저한 국정조사 등을 촉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는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비롯해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새언론포럼, 자유언론실천재단, 언론소비자주권행동, 표현의자유왕너론탄압공대위, 한국기독교협의회 언론위원회, 미디어기독연대 등 11개 단체다.

다음은 KBS본부가 16일 노보 177호를 통해 밝힌 강동순 전 감사이자 KBS 사장 후보자의 발언이다.

▲ 추석 연휴 때, 접촉을 했지. 2명하고 접촉을 한거야. 김성우가, 이인호 하고 A이사. KBS 이사가 무슨 힘이 있나? 추석 연휴 때 김성우 홍보수석이 두 사람한테, 아까 얘기한 두 사람한테 전화를 해. 만나지도 않았어. 전화로. 고대영이 내려가는 걸 검토해 달라고, 그랬더니 이게 청와대 뜻이구나. 그래서 이인호가 D 씨한테 “우리가 여태까지 이런 사람을 받기 위해서 여덟 달 동안 고생을 해왔습니까? 참 답답합니다.” 이런 얘기를 한 것을 D씨가 나한테 얘기를 했어.

▲ 전화통화는 저기, 000 말에 의하면 이사들을 새로 구성하기 전에도 거의 매일 이인호 이사장과 김성우 홍보수석이 전화통화를 했답니다. 거의 매일. 그래서 두 사람이 의논해서 이사회도 새로 구성했고.

▲ 작년에 조대현 사건 때문에 한표라도 이탈이 되면 안되겠다는 내부적인 공감대가 있었던 거에요. 여권이사 중에서는. 한 표라도 주는 경우에는, 또 한 표라가 회유당하는 경우에, 조대현이 연임될 수 있다. 또 야권이사가 4표를 조대현 밀었잖아요. 그런 것 때문에 일곱표가 일사분란하게 응집력을 보여줘야한다. 이사회가 초기부터 그런 공가대가 돼 있었고, 이사들을 뽑을 때 각서 비슷하게 개별적으로 김성우 홍보수석한테 다짐을 하다시피하면서 이사들을 뽑았다고요. 여권이사들을. 이번에 이사들은 무슨 체크리스트같이 홍보수석으로부터 상당히, 각서에 버금가는 다짐을 받고 들어왔다.

▲ 김성우가 이인호와 A 이사한테 그런 얘기를 한건, 두 사람만 알고 있으라는 게 아니라 다른 이사들한테 공감대를 사전에 넓혀달라는 이런 얘기 아니에요? 그래서 다른 이사들도 다 알게 됐다고. 두 사람을 통해서. B 이사도 알게 됐어. 그 이후에 나도 B 이사를 만났거든 이게 비서진들이 추석 연휴에 특정인을 검토해달라고 말이 내려오는 게 있을 수 있는 얘깁니까 그러니까, 자기가 부인도 시인도 안하고 그냥 아는 것 같이 반응을 보이더라고.

▲ 한번 모인 자리가 있었는데 B 이사는 거기 안나갔어요. 왜냐면 쓸데없는 자리에 가서 이름을 올리고 싶지 않다고 안나갔다고. B 이사가. 만난 데서 무슨 얘기가 있었는고하니, B 이사는 참석을 안했지만, 나머지 이사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이번 추석 연휴 때 홍보수석실에서 내려온 얘기는 없었던 얘기로 하자, 그러고 덮었다고.

▲ 이렇게 요기조기 찔러보니까 고대영은 김인규하고 몇 년 전부터 시작을 했더라고. 적어도 2년 전서부터. 뭐 김인규가 서청원 만나고, 고대영 데리고 다니고 대통령한테 인사시키고 뭐 그런거야. 우리 또 나 대변한 사람이 있어, 서청원한테 가서 다음 사장이 누가 될 것 같습니까 그러니까 고대영 아닌가, 준비 많이 했던데, 이렇게 반응이 나오는 정도고.

▲ 결국은 김인규는 고대영을 시킴으로 해서, 길환영 조대현까지 해서 자기 임기 6년을 해먹은거야. 또 6년을 해먹기 위해서 고대영을 박은거야. 이인호는 김인규 세력을 개혁의 대상으로 봤는데, 홍보 수석이 미니까 거기가 두려운거지. 김성우가 미니까. 근데 그건 박근혜가 민건 아니야. 박근혜는 그걸 들여다 볼 시간이 없었어. 물리적으로.

▲ 피디지만 길환영이나 조대현도 김인규 사람이야. 부사장 썼잖아. 그러니까 KBS는 김인규로부터 독립해야 해. 박근헤 정부로부터 독립하기 이전에.

▲ 결국 이건 대통령이 결정한게 아니고, 밑에 비서진들이 장난을 쳐서 오판이 됐다. 이건 박근혜 정부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게 아니고, KBS를 위해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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