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현업단체 18일 경찰청 앞 기자회견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카메라기자협회, 한국사진기자협회 등 언론 현업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이 18일 서울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1월14일 민중총궐기 때 경찰의 고의적인 취재 방해와 과잉 진압을 규탄했다.


이들 단체는 “민중총궐기 집회 현장에서 시민도, 언론사 취재진도 국민의 지위를 박탈당했다”고 밝혔다.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의 무차별적인 물대포 난사에 69세 농민 백남기씨가 사경을 헤매고 있고, 다수의 시민들이 부상을 입었다. 또 언론사 취재진이 물대포에 맞는 등 유례없는 수난을 당했다.

이들 단체는 △경찰의 과잉 대응과 고의적인 취재 방해 행위에 대한 사과 및 진상 조사와 책임자 문책 △경찰 지휘 체계와 물대포 부착된 카메라 동영상 기록 공개 △11월 말까지 현업 언론인 의견이 수렴된 취재 방해 방지 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또 CBS 뉴스쇼에서 농민 A씨를 인터뷰한 것과 관련 서울경찰청 보안수사대가 취재원 정보를 요구하는 등 언론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행태를 규탄했다.

대표적인 취재 활동 방해 사례로 KBS 취재진을 향한 물대포 공격과 뉴시스 등 사진영상 기자들을 향한 캡사이신 조준 발사다.



당일 저녁 6시30분께 종로에서 차벽과 대치하는 상황을 취재 중이었던 KBS 취재진은 경찰의 물대포를 7~8초간 머리와 상체에 집중적으로 맞았다. 당시 취재진은 집회 참여자들과 거리를 두고 있었고, KBS로고가 새겨진 옷과 삼각대 등 취재 장비까지 갖추고 있었다. 물대포를 맞은 후 20여분간 취재 활동이 중단됐고, 장비 또한 손상됐다. 또 저녁 9시45분경, 차벽 위에서 경찰들이 사진 영상 기자들에게 캡사이신을 조준해 발사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한겨레신문, 오마이뉴스, 뉴스타파, 기자뉴스, CBS, CBSi, 코리아타임즈 등 다수의 취재진이 경찰 물대포를 맞았고, 카메라 및 장비가 손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마이뉴스의 한 기자는 리포팅을 하다 물대포를 맞았고, 다시 장소를 옮겼지만 연속해 물대포를 맞았다. 이후 1시간 30분 동안 방송을 중단해야 했다.

A 사진 기자는 “시위대 속에서 있지도 않고 혼자 취재 중인 저나 방송사 기자를 일부러 조준 발포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고, B 촬영기자는 물대포를 맞고 쓰러지는 바람에 가슴과 허벅지에 타박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또 시위가 소강상태일 때 취재를 위해 이동하는 중 물대포를 맞은 사진기자도 있었고, 경찰들의 직접적인 취재 방해를 당한 사례도 있었다.



경찰은 지난 9월23일 민주노총 총파업 때 한겨레 신문의 김규남 기자 폭행 및 연행 시도를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당시 경찰은 서울경찰청 출입기자담 및 언론노조에 취재활동 보장 등의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불과 두 달도 되지 않아 취재권 보장은커녕 취재 기자들을 겨냥한 물대포 발사 등 취재를 직접적으로 방해했다.

이들 단체는 “공권력의 권위와 정당성은 청와대가 아니라 국민이 부여한 것”이라며 “경찰이 물대포로 가로막고 권력이 언론에 개입하고, 언론사 간부들이 기사를 내보내지 않으려 하더라도, 우리는 언론인의 사명을 잊지 않고 끊임없이 저항하며 역사의 현장과 진실을 낱낱이 기록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후 항의 서한과 강신명 경찰청자의 면담을 요구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아울러 취재 방해와 관련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15일 성명에서 “취재 현장에서의 공권력의 기자 공격과 장비 파손, 취재 방해 행위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고,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는 16일 “다분히 고의적인 취재진에 대한 강력한 직사 물대포 발사의 현장 책임자 및 경찰청장의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또 KBS기자협회도 17일 성명을 내고 “KBS 취재진에 대한 경찰의 공격”이라며 “폭력적 공권력에 대해 즉시 조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언론노조는 18일 성명을 내고 “불법적 언론 사찰로 언론의 독립성과 국민의 알권리를 가로막은 강신명 경찰청장과 구은수 서울청장은 당장 CBS ‘뉴스쇼’제작진과 언론노동자들에게 사과하고, 보안수사대 책임자와 해당 보안경찰을 엄중히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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