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본부 충주지부 새지부장에 이종학

“단체협약이 없는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으나 빨리 정상화가 되어야 한다. 고난의 연속이다. 사실 MBC노조 역사 중 어렵지 않았던 때가 없었다. 우리는 항상 극복했고 반전을 만들어 왔다. 이겨낼 수 있다”

 



이종학 언론노조 MBC본부 충주지부장은 15일 지부장 취임사에서 조합원들의 소통과 단결을 강조하면서 위와 같이 말했다.

지난 3월14일부터 MBC본부 강원 영동 지부, 16일 충주지부, 17일 울산지부 등 지역지부 이취임식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조능희 언론노조 MBC본부장 포함해 지역 지부장 등 상당수 노조 간부의 근로시간 면제가 해지됐다. 노조 간부들은 연차 소진 등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이어 왔지만 이마저 소진돼 업무에 복귀한 상태다.

조능희 MBC본부장은 이날 편성국 MD업무를 마치고 충주지부 이취임식장 저녁 식사 자리에 참여할 수 있었다. 다른 지역 지부장 역시 근무를 마치고 오는 탓에 제시간에 오지 못했다.

 



양태욱 전 충주MBC지부장은 “지부장들이 연차 등 휴가를 내거나 업무를 다 끝내고 나서야 올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이런 상황을 후임 집행부에 넘겨주는 것이 너무나 미안하다”고 말했다.

양 지부장은 이어 “지난 4년 동안 집행부를 맡으면서 파업도 했는데, 지금 파업 찬반 투표를 하고 있고, 충주 청주 통합 문제도 남아 있어 마음이 무겁다”고 전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조능희)는 오는 18일까지 단체협약 체결과 노조 파괴 저지를 위한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99년 충주MBC에 입사해 노조 간부 등을 활동한 바 있는 이종학 충주지부장은 그렇게 반대하던 공동 상무가 임명되던 날 지부장으로 당선됐다.

이종학 지부장은 “46주년 충주MBC의 마지막 지부장이 될 것 같다. 이후 충주와 청주는 MBC충북으로 될 예정이며,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며 “지난 10년 동안 노조 집행부를 하면서 소통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조합원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고민하고 행동하겠다”고 약속했다.

축사에서 방창호 MBC본부 수석 부본부장은 “자본은 서울과 지역을 상하 관계인양 지시하지만 노동조합은 결코 그렇지 않다”며 “민주적 의사를 거쳐 결정하고 집행하는데 회사는 마치 지역지부들이 꼭두각시인양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지역 조합원들의 단결을 강조했다.

MBC 출신인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의 마음도 무겁다. 김 위원장은 MBC본부 지역 지부장 취임식에 업무 등으로 참석치 못한 지역 지부장들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어쩌다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됐는가”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그래도 노조가 없어 노조를 만들고 세웠던 선배들보다는 낫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해봤다”며 “언론노조 역사는 도전과 시련, 탄압에 맞선 투쟁의 역사요 승리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한 명의 노동자는 짓밟히고 당할지 몰라도 둘이 모이고 셋이 모이면 그렇지 않을 것이고 모이면 모일수록 더 큰 힘을 만들어 왔다”며 “MBC 사업장 내 한계에서 벗어나 언론노조에 속한 모든 노조와 노동자들과 힘을 합쳐 어려움을 타계해 나가자”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김광호 민주노총 충주 음성 지부장은 “정부와 자본의 언론노조에 대한 탄압이 거세지만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싸워 달라”며 “지역 언론을 살리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에 함께 하겠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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