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권력의 언론장악 공모 내용 밝혀야” 국가 대상으로 손배청구도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과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조능희)가 20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을 국정원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국정원 대선 개입’ 재판 과정에서 “국정원 직원들이 MBC노조 파업에도 개입했다”는 검찰측 증거 자료들이 나왔다. 검찰의 범죄 일람표 등에 따르면 국정원이 2009년 2월과 9월 미디어법 처리를 지지하는 내용의 글과 언론노조를 좌익단체 등으로 매도하는 글들을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안티MBC’와 아고라에 게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검찰과 법원을 통해 국정원 계정으로 드러난 8개 계정으로 2012년 9월부터 11월까지 언론노조와 MBC본부를 ‘종북노조’, ‘이중생활 불법선거운동’ ‘사생활 폭로’ 등으로 매도하며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언론노조는 이날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국정원 직원들이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8개 계정에서 언론노조와 MBC본부에 대한 허위사실을 적시하고 유포했다”며 “이는 명백한 국정원법 위반과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검찰이 국정원을 수사하거나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한 자료에 더 많은 증거들이 확보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고발과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을 통해 전모를 밝혀내겠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이어 “국가기관이 앞장서 국민의 여론을 조작하고, 공영언론사들은 여론을 호도, 왜곡한 결과 한국사회의 공론장은 질식 상태가 되어 버렸다”며 “국정원과 공영언론사 경영진과 보도책임자는 물론 이를 지시한 권력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조능희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검찰이 사실상 국정원의 법 위반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며 진상 촉구와 함께 “공영방송을 정권의 하수인이 아닌 국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국정원이 언론노조를 좌파, 종북세력, 있지도 않은 20억 횡령까지 허위로 적시하면서 언론노조의 명예를 훼손하고 여론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2012년 MBC파업을 이끌었던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당시 관련 자료들을 계속해 취합하고 조사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 범죄 일람표 중 다음 아고라와 ‘안티 MBC’ 카페에서의 국정원의 정치 관여 글을 살피면 미디어법 반대를 하는 언론노조, 야당 등을 북한과의 연계설을 유포하거나, 2만개 일자리 창출 등 미디어법 처리를 강조하는 글들을 올리거나 보수 매체 기사를 옮겼다. 또 당시 언론노조와 MBC본부 파업과 관련 비난의 글을 옮겼다. 지난 2013년 진선미 의원실에서는 범죄 일람표를 분석해  '안티MBC카페'는 'kkokkonut'라는 아이디를 쓰는 국정원 직원이 개설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은 검찰의 범죄일람표 중의 내용. 

“김정일이 언론관계법 반대 거리 투쟁에 나선 정세균과 민주당 민노당 등 야당은 물론, 전국언론노조를 비롯한 촛불폭동세력을 사실상 고무선동하고 나선것으로 보인다”(2009.8.2. 22:55 다음카페 게시),

“역시 MBC는 얼굴 알려진 앵커들을 앞세워 파업에 돌입했다. 2달 전과 똑같다. MB악법 등 현란한 네이밍으로 국민들을 현혹하기에 급급하다. 그런데 정말 제대로 보자면. 지금은 국민재산인 전파를 MBC/KBS/SBS 등 몇개 방송사가 독과점하고 있다. 만약 신문이나 대기업에 방송을 허용하면 새 채널이 생겨 전파독과점이 완화된다. 재벌이 방송여론을 좌지우지한다고? 그렇지 않다” (2009.2.28. 21:40 다음 아고라)

“워낙 언론플레이에 능한 MBC와 민주당이 잘못된 외국사례를 전부인양 떠들어대고 선전하는 바람에 정작 미디어법에 대해 잘 모르거나 오해하는 이들이 많다”(2009.2.28. 22:24 다음 아고라) 

2012년 MBC파업과 관련  국정원 직원들이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트위터 계정에서는 ‘종북노조’, ‘친노종북 노조’ ‘좌빨’ ‘빨갱이’ 등의 단어가 담긴 글들을 쓰거나 관련 글을 리트윗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정원 계정으로 확인된 ‘shore0987’의 경우 “자기네 입맛에 맛는 사장일때는 파업이 없고, 자기네 입맛에 안맞는 사장이 오면 파업을 한다??”(2012.11.15. 11:41) 등의 글을 올리거나 “노조는 양심과 도덕성 회복해야 쓰레기들 김채철이 니들보다 깨끗하다 깨끗한 척은 빨갱이들 행동이냐”(2012.11.9. 오후 6:43)라는 내용이 있는 글을 리트윗했다.

또 ‘taesan4’의 경우 “MBC 종북노조, 방문진 이사회에서 김재철 해임 안되면 전면 파업 하겠다고 으름장 놓더니 잠잠하네요... 무슨 꿍꿍이 속인지 모르겠지만 국민 여론이 안좋다는 것은 알고 있다는 증거!”(2012.11.29.) 등의 글을 올리면서 MBC파업을 비난했다.

‘harpjesang’는 “MBC노조는 좌파 언노련의 주도하에 불법적 정치 파업을 자신들의 이해관계 관철과 선거국면 개입에 활용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2012.10.15. 오후 1:35)라는 등의 글을 올렸다.

아울러 ‘humordelivery89’ ‘jogisic’ ‘gangnamstyle2’ ‘yourhappyvirus’ ‘altnc99’ 등은 MBC파업을 비난하는 내용을 리트윗했다.

한편, 언론노조는 지난 5월16일 길환영 전 KBS 사장과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방송독립 침해 혐의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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