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사무실 생수 공급 중단·30분마다 업무체크 등 탄압 이어져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이 30일 오전 11시 일산 MBC아트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MBC아트의 졸렬한 노조탄압을 규탄했다. 노조사무실 생수공급 중단, 단체협약 해지통보, 일방적인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조합원들에 대한 소송취하 압박, 30분마다 구체적인 근무 내역서 제출, 경위서 제출 남발과 징계 위협 등 노동조합에 대한 사측의 탄압이 도를 넘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아트지부는 작년 6월 2일 2015년 임금교섭을 시작했다. 사측이 3차례나 교섭을 해태해 언론노조가 작년 7월 23일 교섭권을 회수해 직접 교섭을 진행했다. 그러나 언론노조와의 교섭에서도 역시 사장이 3차례나 교섭에 참여하지 않았고, 결국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신청과 노동부 고발로까지 이어졌다. 지부는 올해 1월 15일 교섭 타결과 동시에 노동부 고발을 취하했다.

지난 3월 7일 김갑수 MBC아트 사장이 새롭게 취임했고, 지부는 3월 16일 단체협약을 체결을 위한 교섭을 시작했다. 그러나 회사는 단체협약 만료일 다음날인 4월 7일 기다렸다는 듯이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뿐만 아니라 회사는 5월 10일 시간 외 근무 등록 절차를 변경해 30분마다 구체적인 근무내역서 제출하게 했다. 5월 26일에는 근로시간면제자인 박영직 MBC아트 지부장에게 활동내역 상세 제출에 응하지 않으면 급여 지급을 보류하겠다고 통보했다.

 



지난 4월 12일 MBC아트지부 조합원 98명은 시간 외 수당 청구소송을 접수했다. 회사는 소송에 참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확인서 제출과 더불어 소송 취하를 압박하고 있다. 퇴사자에게는 시간외 수당 청구권이 소멸된다며 취하서를 받아갔다가, 당사자가 거짓임을 알고 취하의사가 없다는 진술서를 다시 보내오기도 했다. 회사 내부 문건 유출로 알려진 바에 따르면 회사는 "직원들이 노조를 압박토록 기대하며 소송취하 분위기를 조성토록 유도할 것으로 기대함"이라며 노조 탄압을 명시하고 있다. 해당 문건에는 시간외 수당 소급 적용 비용와 향후 소송에 들어갈 비용등이 계산되어 있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기자회견문에서 "사측의 의도와는 반대로 노조를 향해야 할 불만과 분노는 정확히 사측을 겨냥하고 있다"며 "사정이 이러함에도 사측이 이를 중단하지 않고 MBC아트 지부와 문제해결을 위한 내실 있는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언론노조가 교섭권을 회수하여 또 다시 직접 교섭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단체협약해지통보는 김갑수 사장이 단독으로 결정한 일은 아니었을거라고 생각한다. MBC본사의 지침을 받았을 것이다. MBC노조도 현재 무단협상태에 맞서 힘겹게 싸우고 있다. 관계회사 국장을 했던 김갑수 사장이 본사의 지침을 그대로 시행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 30분에 한번씩 업무를 보고하려면 업무 보고를 하기 위한 초과근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소송에 참여한 조합원들을 압박하고 있다. 조합원에 대한 탄압, 지부장에 대한 압박 당장 중단하지 않으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당당하게 투쟁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능희 MBC본부장 역시 "MBC본부도 상당히 가슴아프게 이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이 사태의 본질은 공정방송에 대한 탄압이라고 생각한다. MBC아트는 불똥이 튄 것이라고 본다"며 "숭어가 뛰니까 망둥이도 뛴다며 한 번 뛰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그러는 것 같다. 이런 걸 기안하고 관리감독 하는 사람들이 한심하다. MBC에 좋은 방송을 만들려고 들어왔는데, 이렇게 찌질한 경영을 하나. 한심스럽고 안타까워서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박혜진 민중총궐기 서부준비위원회 대표도 "2012년 MBC의 국민적 파업을 생각한다"며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일하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박탈하는 실상을 알려내고, 시민들의 힘으로 사측을 압박하는 투쟁을 벌여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쟁에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박영직 MBC아트 지부장은 "노사 입장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이런 식으로 단협 해지를 통보하고, 구조조정을 압박하고, 임금삭감과 아웃소싱을 계속적으로 요구하고 이를 저지하는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것으로 회사가 얻는 게 무엇일지 모르겠다"며 "노조가 있어야 회사가 있다고 하면서 임금을 착취하고도 사과는 커녕 미안함도 표현하지 않고 계속 조합원들을 와해시키려고 한다. 지부장으로써 모든 것을 걸고 싸우면서 지부와 조합원들을 지켜내고, MBC아트를 끝까지 사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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