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중앙집행위원회 광화문에서 언론장악청문회 요구

 

"무거운 책임과 분노 없이 세월호 광장, 이 자리에 설 수 없다. 억울한 죽음 앞에 최선을 다했다고 아직 말할 수 없다. 진실을 가로막는 무리를 젖혀내고 모든 거짓을 걷어내기 전에는 차마 슬퍼할 수도 없다" - 언론노조 중앙집행위원회 결의문 중

 

전국언론노동조합 중앙집행위원회 위원들이 14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 앞에서 청와대의 언론장악에 대한 청문회 실시를 촉구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기레기라는 책망은 진실을 갈구하는 국민의 절규였다"며 "청와대는 세월호 참사 KBS보도에 불법적으로 개입했다. 대통려은 나몰라라 자리를 비웠고, 정부는 총체적 무능으로 혼란과 참사를 키웠다. 그렇게 세월호의 진실이 왜곡됐다"고 밝혔다.

이어 "정권의 잔혹한 언론장악은 비단 KBS와 세월호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라며 "국민이 영문도 모른 채 희생되는 악순환을 더는 거듭할 수 없다. 정권의 불법적인 언론장악에 맞서 끝까지 싸울것을 선언한다. 국회는 당장 언론장악 진상규명 청문회를 실시하라"고 강조했다.

 

 

윤창현 SBS본부장은 "SBS가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보도 개입 녹취록 보도를 '긴급발제권'으로 보도했다는 게 잠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며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결코 자랑할 일이 못 된다. 언론통제의 실상이 기자들 내부에서 싸워야 겨우 한 줄 나가는 게 오늘날 언론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영언론의 현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지만 단순히 공영언론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사무실에서 네 대의 TV를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윤창현 본부장은 "MBC와 KBS, SBS, YTN 전부 대통령이 규제개혁에 대한 회의를 하는 것을 한시간 이상 방송했다. 국가기념일 현장에는 대통령이 참석을 하지 않았으면서, 방송시간까지 청와대와 조정하면서 대통령의 일방적인 지시를 강요하듯 내보내는 게 오늘날 지상파 방송의 현실이다"라며 "민주주의의 출발점은 공영언론의 정상화를 위한 제도적 틀을 점검하는 일이고, 더 나아가 인허가에 대한 통제권을 쥐고 있는 현실을 넘어 완벽히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 첫 출발점은 언론장악 청문회"라고 밝혔다.

참사 당일 언론 보도에 참담, 청와대 보도 개입에 억장 무너져

단원고 2학년 3반 고 최윤민 학생의 아버지는 "사고 당일 언론이 보도한 것이 다 거짓이었다는 걸 가족들이 목격했을 때 너무 참담했다. 청와대에서 세월호 보도에 대한 조작과 은폐를 시도한 것이 나왔다. 또 한 번 억장이 무너진다"며 "꼭 부탁드리고싶다. 국민들의 알 권리를 제대로 지켜달라. 어디에 눈치 보지 않고, 국민들을 위한 방송을 해 주시기를 꼭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권력에 의한 언론통제의 실상, 그 빙산의 일각이 드러났다"며 "녹취한 음성 폭로에도 '통상적 업무수행'이라고 하는데 어느 말이 맞는 지 맞대어봐야 한다. 국회 청문회를 통해서 밝혀내자"고 밝혔다.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역시 "청와대, 정권의 언론장악 음모가 명확하게 규명되야 유족들이 외치는 안전한 대한민국에 다가갈 수 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비로소 온전한 회복에 들어갈 수 있다"며 "언론장악 청문회를 반드시 개최해서 숨겨진 진실이 밝혀질 수 있게 해 달라. 결고 포기하지 않고 투쟁해나가겠다는 결의를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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