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명시한 성명, 보도 비판 발언 위축 의도 명백해"

KBS, MBC 등 공정보도를 위한 언론노조 지본부의 활동이 회사의 압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와 KBS노조는 회사측에 7월 정기공정방송위원회 개최를 요구했으나, 회사측의 안건 거부로 무산됐다.

KBS본부는 △이정현 녹취록 無보도 △사드배치 관련보도 △서별관회의 의혹보도 △세월호 특조위 관련보도 △탈북 종업원 법정 출석 보도 등 최근 KBS 보도의 문제점을 다루려 했으나, 회사측은 '이정현 녹취록 無보도' 안건을 제외한 나머지 안건을 논의할 수 없다며 공정방송위원회 개최를 거부했다.

KBS본부는 22일 성명을 통해 "안건에 관해 노사간 미리 합의해야한다는 조합은 단체협약 어디에도 없다"며 "공방위를 무력화하려는 시도이자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이다. 정례 공방위 회피 행태에 대해 법적 고발 포함한 모든 절차를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성명에서 KBS본부는 KBS가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 사건을 보도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연예인 박유천씨와 채동욱 검찰총장의 보도 사례를 비교해 지적했다.

KBS본부는 "보도본부는 '황색 저널리즘이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면 그 때 보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종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같은 견해는 유사한 과거 KBS보도와 비교해도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에 대해 KBS는 인터넷용 1보가 작성되었으나 곧 삭제됐고, 연합뉴스가 기사화를 한 뒤에서야 보도가 됐다. 반면 연예인 박유천씨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KBS 뉴스9 헤드라인으로 보도됐고,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자 보도에 대해서도 KBS 뉴스9 헤드라인으로 등장했다.

 

 

MBC는 사측이 언론노조 토론회에 참여한 이호찬 MBC본부 민주언론실천위원회 간사와 도건협 대구MBC지부장의 발언을 잇따라 문제 삼기도 했다. 

20일에는 보도국 명의로 '이호찬 간사는 거짓 주장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13일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가 주최한 '이정현 녹취록 파문으로 본 세월호 보도 점검 토론회'에서 이호찬 민실위원의 발언을 지적했고, 이를 보도한 미디어오늘 강성원 기자에게도 'MBC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21일에는 (주)문화방송 명의로 '언론노조 대구MBC 도건협 지부장의 주장을 사실이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언론노조가 주최한 '사드 보도 점검 토론회'에 참석한 도건협 지부장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김동훈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장은 "두 성명 모두 당사자의 이름을 제목에 박는 등 당사자들을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명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YTN지부(지부장 박진수)는 20일 성명에서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의 공천 개입 의혹 녹취 폭로 단신 처리 △교육부 나향욱 기획관의 개돼지 망언 보도 단신 처리 △임우재 삼성전기 고문의 이혼소송 관련 인터뷰 누락 등에 대해 지적하며 "우리의 시청자는 정권 관계자도, 재벌 임원도 아니다. 민감한 이슈를 계속 피하는 한 회사가 아무리 경쟁력 제고를 외친들 누구도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