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장례식장서 ‘백남기’ 지키겠다 
경찰 23일 ‘부검영장 집행’ 일단 철수   

 

고 백남기 농민의 부검 영장 집행 시도에 유가족과 시민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고 백남기 농민은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 참여했다가 물대포에 맞고 쓰러져 317일 동안 깨어나지 못했고 지난 9월25일 사망했다. 법원은 부검 영장을 기각한 후 9월28일 부검 장소 등의 절차를 유족과 협의하라는 조건을 달고 영장을 내줬다. 영장 유효 기간은 10월25일.
 

 

경찰은 23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 장례식장에 경찰 병력을 배치하는 등 영장 강제 집행을 시도했다가 오후 1시 30분께 철수했다.

  

 

유가족 백도라지씨는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하고 장례조차 못 치르게 하는 경찰을 만나고 싶겠는가?”라며 “만나는 것을 명분으로 만들어 강제 집행하려는 꼼수에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남기 농민 유가족과 투쟁본부 관계자들은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영장 집행 시도를 강하게 규탄했다. 서울대 병원 장례식장 입구와 지하 등에 시민들이 모여 영장 집행을 막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홍완선 종로경찰서 서장은 “유족의 반대 의사를 존중해 오늘은 영장 집행을 하지 않겠다”며 경찰 병력을 철수시켰다. 유족과 직접 대면하려 했던 이유에 대해 홍 서장은 “유족이 부검을 반대한다고 하면 오늘은 집행 안한다는 의사를 전달하려 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백남기투쟁본부는 긴급 행동을 제안해 경찰의 시신 탈취 시도를 막기 위해 서울대 장례식장으로 집결해 달라고 호소했다. 400여명의 시민들은 서울대 장례식장 안과 밖에서 ‘부검 반대’ ‘살인 정권 규탄’을 외치며 경찰과 맞섰다. 

  

 

백남기투쟁본부는 “소위 빨간 우의 조작이 백일하에 드러났고, 민중총궐기 당일 상황 속보를 파기했다는 경찰청장의 말도 거짓말로 밝혀졌고, 어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백남기 농민 물대포 사망 사건’ 편을 통해 물대포에 의한 사망 사건의 진실이 명백해지자 경찰력을 서둘러 투입하려는 모양”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