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결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공영방송 역할 못했다"

공영방송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 참사가 여론조사로 입증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공공미디어연구소가 28일 공개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공영방송 보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청자들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뉴스를 가장 많이 접하는 방송사는 JTBC가 7개 방송사 중 45.7%의 비율로 압도적인 비율로 우위를 차지했다.

KBS가 16.3%로 2위를 차지했으나 60대 응답자 중 40.5%가 KBS에서 관련 뉴스를 가장 많이 접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나 60대 이상의 높은 시청 비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조사팀은 분석했다. TV조선(7.5%)과 MBN(7.1%), MBC(5.8%)가 뒤를 이었으나 오차범위 (±3.1%)내 차이를 보였으므로 순위를 따지기는 어려웠다. 

 

여론조사는 11월 21 ~ 23일 3일 간 전국 만 19세 이상의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 전화면접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이다. 본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19.5%로,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진 11월 넷째 주 한국갤럽의 정당 지지도 정례조사의 유선 응답률 18.2%(무선 포함 25.1%),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한 정당 지지율 정기 조사의 무선 ARS 응답률 6%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번 설문에는 응답자 스스로 생각하는 이념적 성향도 물음에 포함되었다. 1,000명의 응답자 중 중도는 254명, 진보는 259명, 보수는 230명이 자신들의 정치적 성향을 진단했다. (☞설문조사 결과 전문 보러가기)

공영방송 보도 참사 원인, "대통령과 청와대 언론통제에 있다"

또 응답자의 과반수인 53.5%가 공영방송 KBS와 MBC의 박근혜-최순실 보도에 대해 '불만족한다'고 답해 공영방송의 신뢰도가 심각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특히 30대에서 높았는데, 30대의 경우 60.5%가 공영방송 보도에 불만족한다고 답했고, 40대가 54.3%로 뒤를 이었다.

KBS나 MBC 뉴스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새로운 정보나 뉴스를 보도하지 못하는 이유로 가장 많은 응답자(40.3%)가 대통령과 청와대의 언론통제에 있다고 답했고, 공영방송사의 이사, 사장, 국장 등 고위 간부가 원인이라는 응답이 22.9%로 뒤를 이었다. 조사팀은 "언론통제라는 단어가 당대 권력의 핵심을 연상시킨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파장이 공영방송에 대한 청와대의 언론 통제 의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230명의 보수층 응답자들도 공영방송 보도 참사의 문제로 대통령과 청와대의 언론통제를 꼽은 응답자다 29%에 달했다. 조사팀은 "공영방송 보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보수층들의 의견이 박근혜 퇴진 요구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공영방송의 부족한 보도 내용과 방향에서 나온 것임을 유추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잘모름/무응답을 선택한 보수층이 24%로 뒤를 이었다. 

조사결과, '공영방송의 위기' 빠르게 앞당길 수 있어

조사팀은 "이번 게이트 관련 보도에서 지상파 방송사의 주시청층, 충성도가 높은 시청층이 뚜렷이 드러났다"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는 뉴스 가치와 시민들의 관여도가 높은 이슈에서 공영방송 뉴스의 시청자들이 특정 연령층에 집중되었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국면은 시청자들에게 이전의 매체 이용 습관을 강화하기 보다 변할 계기를 제공해 줄 수 있다"며 "지금의 국면에서 형성된 JTBC의 주시청자층은 게이트 이후에도 충성도가 높은 시청자가 될 수 있으나 KBS를 비롯한 지상파 방송사들의 주시청자층의 이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며 이는 '공영방송의 위기'를 더 빠르게 앞당길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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