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재허가 의결 보류, 재허가 거부 가능성 커져

방통위가 지난 14일 전체회의를 열어 OBS에 대한 재허가 의결을 보류했다. 2013년에 이어 2회 연속이다. 조건부 재허가가 났던 2013년과 다르게 방통위가 오는 23일 재허가 거부를 전제로 대주주 청문회를 예정함에 따라, 최악의 경우 사업권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방통위는 청문회를 통해 OBS 대주주의 재무구조 개선 게획과 경영정상화 의지를 확인한 후 재허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경인지역 시청주권사수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16일 오전 11시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OBS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책임을 묻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역방송을 전국단위의 방송과 종편, 자본력을 앞세운 재벌과 경쟁하게 두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공대위는 "여론다양성과 지역성을 추구해야 하는 지역방송을 온갖 제약 속에 가두며 불공정 경쟁에만 내몬 결과 현재 거의 모든 지역방송은 고사 직전"이라며 "방통위는 지금까지 지역방송의 위기를 방조한 정책 당국으로서의 책임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전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3년 전에 OBS 재허가를 놓고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 또 다시 경인지역 시청주권의 문제가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언제까지 이것이 반복되어야 하는지 참으로 참담하다"며 "방송정책을 주관하고 방송사들의 경영을 감시해야 할 방송통신위원회가 지금 OBS의 문제를 두고는 모든것이 대주주의 문제라고 팔짱만 끼는 모습이 화가 난다. 유료방송 종편채널에 대해서는 온갖 정책적 지원방안을 강구해왔으면서 지역방송의 열악한 상황에 대해서는 얼마나 고민을 했느냐. 대주주와 노동자들이 싸우도록 내버려두고 있다가 재허가 국면에서 재허가 거부를 전제로 청문을 개최하겠다니 이게 무슨 말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방통위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 할 거라면 방통위는 해체되어야 마땅하다"며 "2006년, 목동 방송회관 1층 로비에서 몇 달이 넘도록 밤을 지새우면서 경인지역시청주권을 되돌려달라고 호소했던 희망노조조합원들이 이제 OBS지부 조합원으로 여기에 섰다. 이 동지들이 이 추운 겨울에 다시 길거리로 쫓겨나는 일이 없도록 방통위는 책임을 져야 한다. 경인지역민들의 시청주권에 대해 방통위가 고민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창곤 민주노총 인천본부장은 "OBS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된 배경에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대주주를 비롯한 경영진의 행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OBS 노동조합이 존재했기 떄문에 그나마 OBS가 오늘까지 유지해올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또 하나의 적은 방통위다. 방통위는 권력의 시녀, 나팔수 노릇을 자청하는 종편채널에게는 무한한 특혜를 주고 100% 자체편성으로 지역민방의 모범을 보인 OBS는 죽이기에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김창곤 본부장은 "OBS가 지역에 있음으로 해서 갖고 있는 크나큰 자부심이 있따. 그러나 이런 시청주권들이 방통위의 잘못된 정책에 의해서 심각하게 위협을 받고 있다"며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OBS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OBS가 국민의 사랑을 받으면서 올바른 방송을 할 수 있도록, 이 투쟁이 국민의 편에 서서 마무리 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진영 경기민언련 사무처장은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민들의 알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OBS재허가 거부를 위한 청문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안정화와 신규투자를 이야기 한다"며 "그러나 OBS 주주들은 투자를 주저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방통위는 다른 방송사에 대해서는 신규 방송이기 때문에 보호해야 한다며 중간광고허용, 전국방송, 방송발전기금면제, 황금채널선정등 다양한 이권을 준 반면, OBS에 대해서는 역외재송신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가 종편이 나왔을 때 눈치보면서 겨우 허용을 하고, 광고 역시 편성 비율에 따라야 한다고 했음에도 하나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무런 혜택도 주지 않고, 합리적인 절차마저 지키지 않은 채 출범한 OBS였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시합을 하라고 하는 꼴"이라며 "노동자들이 운동장 끝에 대롱 대롱 매달려있는데 방통위는 자신들의 역할을 아무것도 하려고 하지 않고 경인지역시청자들의 시청권을 박탈하려고 한다. 방통위가 이렇게 옥죄고 있는데 어느 주주가 투자를 하겠느냐. 방통위는 합리적으로 그동안 한 일들을 되돌아보면서 시청권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리들의 시청권을 당신들의 직무유기로 인해 버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진영 전국언론노동조합 OBS지부장은 "OBS탄생과 함께 새로운 기대와 격려, 애정을 보내주신 지역 시청자 여러분께 이 위기를 맞이한 것에 대해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문제의 핵심은 대주주의 경영 개선 의지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대주주는 사람이 좋다, 마음이 여리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노조에게는 회사의 방해세력이라며 각종 음해를 퍼트리는 사람이다. 사장이 사표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몇개월치 월급과 사무실차를 지급했다. 돈도 없다면서 왜 그 사람에게만 착하고 구성원에는 매몰찬 지 도저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유 지부장은 또 "지난 9년동안 회사와 주주는 40억을 전달했다, 같은 기간동안 노동자들은 호봉동결을 통해서 50억이 넘는 돈을 회사에 반납해왔다. 과연 주주가 책임을 다했다고 말 할 수 있느냐"며 "방통위가 지적한 대주주의 경영의지, 그 책임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을 한다. 대주주도 지역방송을 위해 헌신하겠다, 나눔 실천을 하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그렇게 한다면 희생이 각오되어 있다. 지역 시청 주권이 훼손 되는 일이 없도록 어떠한 희생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대주주는 저희와 손을 잡고 다시 일어나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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