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PD 251명, MBC 기자협회 등 경영진 사퇴 성명 발표

"급변하는 미디어 지형과 거센 시장의 압박, 줄을 잇는 핵신 인력들의 유출과 체질화된 무기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KBS 저널리즘에 대한 국민적 신뢰 상실로 인한 드라마틱한 위상의 추락, 지금 KBS는 문자 그대로 침몰 직전의 난파선이다" - KBS PD 251명 성명

"MBC뉴스는 단지 청와대만 보는 것은 아니다. 뉴스엔 뉴스가 없다. 종편을 베끼다 신문을 옮기자 이제는 그마저 손을 놓아버렸다. (중략) 절박함이 우리를 떠민다.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 뉴스로 자신의 앞자리를 챙기려는 자는 MBC 뉴스를 떠나라" - MBC 기자협회, MBC 영상기자회 성명

KBS 29이상 선배PD 251명이 고대영 사장 퇴진을 촉구하는 성명을 27일 발표했다. 28일에는 MBC기자협회와 영상기자회가 성명을 내고 김장겸 보도본부장과 최기화 보도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제대로 보도하지 못하는 일선 기자들의 울분이 터진 것이다.

KBS 선배 PD 251명은 "JTBC뉴스룸의 약진과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눈부신 도약을 보며 후배들에게 미안하지도 않냐"며 "언제까지 비루하게 사장 자리에 머물며 공영방송 KBS의 몰락과 후배들의 고통을 지켜볼 것이냐"고 지적했다.

또 "KBS의 시사프로그램들에서 정의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연대감이 살아숨쉬던 기억은 얼마나 아득하냐"며 "보도에서 예리함이, 교양에서 통찰이, 예능에서 해학이 실종된 지 오래다. 조직운영의 투명성이 사라진 자리에 억지와 전횡, 잔꾀가 들어차는 것을 외면하며 자괴감에 몸서리쳐 온 것이 언제부터였는가"라고 자문했다.

이어 "KBS 위기의 원인을 특정 시기 사장 한 사람 탓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중략) 공영방송 KBS를 권력의 충견으로 내모는 최선두에 고대영 사장이 있었다"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보도하려고 했을 때 기자들에게 윽박지르며 방송을 회피했던 국장 등 간부들의 모습을 지적했다.

MBC 기자협회와 영상기자회는 "'제발 제대로 합시다'라고 갈구해도 MBC 뉴스는 왜 세간의 조롱과 모욕을 자처하는 지 아느냐"며 "MBC 보도국 편집회의는 비겁하고 무능하다. (중략) 청와대 국무회의의 꼴과 다르지 않다. 그렇게 청와대가 나라를 망쳤듯 MBC 뉴스도 망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입사 첫날 자랑스럽던 어머니의 미소를 기억하느냐"며 "이제 우리 딸, 아들은 아버지가 MBC의 기자라고, 어머니가 MBC의 기자라고 말하지도 못한다. 촛불 광장에서 회사의 뉴스차는 어디있냐고 물을 때 뒷골목 어딘가에 숨어있을 것이라 말하며 한숨쉰다"고 밝혔다.

이들은 "뉴스로 자신의 앞자리를 챙기려는 자는 MBC 뉴스를 떠나라"며 "국민이 버린, 탄핵받은 청와대가 버티는 추악한 꼴마저 따라가려고 하느냐. 침묵은 한계를 넘었다. 당신들의 사퇴는 MBC 뉴스를 살리고 MBC 기자의 자존을 살리고 공영방송 MBC의 본분을 살리는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고대영 사장, 깨끗이 KBS를 떠나라!

백척간두. 오늘 KBS가 당면한 위기는 넓고 깊고 중층적이다. 급변하는 미디어 지형과 거센 시장의 압박, 줄을 잇는 핵심인력들의 유출과 체질화된 무기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KBS 저널리즘에 대한 국민적 신뢰 상실로 인한 드라마틱한 위상의 추락...지금 KBS는 문자 그대로 침몰 직전의 난파선이다. 

이러한 난관은 물론 어제 오늘 사이에 쌓인 적폐들 때문만으로 생긴 것은 아니다. 돌아보면 KBS의 시사프로그램들에서 정의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연대감이 살아 숨 쉬던 기억은 얼마나 아득한가? 보도에서 예리함이, 교양에서 통찰이, 예능에서 해학이 실종된 지 얼마나 오래였던가? 조직운영의 투명성이 사라진 자리에 억지와 전횡, 잔꾀가 들어차는 것을 애써 외면하며 자괴감에 몸서리쳐 온 것이 과연 언제부터였던가? 그렇기 때문에 지금 KBS가 처한 위기의 원인을 특정시기의 사장 한 사람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러나, 아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늘 결연하게 고대영 사장의 사퇴를 요구한다. 한국사회가 박근혜–최순실 일당의 희대의 국정농단으로 썩어 문드러져 가고 있을 때 KBS는 무엇을 하였는가? 국정농단의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음에도 감시의 역할을 다하기는커녕 정권의 구린내를 가리는 방패막이 역할을 자임하기에 급급했다.

이처럼 공영방송 KBS를 권력의 충견으로 내모는 최선두에 바로 고대영 사장이 있었다. 일선 기자들이 박근혜 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 징후를 감지하고 이를 보도하자고 하자 KBS의 담당국장은 “최순실이 박근혜의 측근이라는 증거가 있냐”며 윽박지르고 방송을 회피했다.

그러다 결국 JTBC의 최순실 태블릿 PC폭로로 참담한 ‘보도참사’를 당했다. 정상적인 방송사 사장이라면 이정도 대형보도참사를 당했다면 스스로 책임을 통감하고 물러나야 했다. 아니면 최소한 해당 간부들을 문책이라도 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도리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도 없었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그뿐인가? 보도참사의 책임자인 보도본부장, 통합뉴스 룸 국장에 대한 일선 기자들의 투표 결과 이들의 사퇴촉구 찬성률이 무려 90%에 가까이 나왔음에도 여전히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은 사람이 고대영 사장이다. 그 결과 KBS 신뢰도는 끝없이 추락하고 말았다. 과연 이 비참한 KBS의 현실을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고대영 사장이 책임져야 한다. KBS 최고 경영자인 고대영 사장이 책임을 지지 않는, 그의 퇴진을 전제하지 않는 그 어떤 개혁도, 어떤 방송도 국민들로부터 한낱 비웃음을 살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고대영 사장퇴진을 촉구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것을 통해서만 KBS 내부에 자율과 신뢰를 되살리고 조직력을 복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능한 친위대들로 조직의 혈맥을 틀어쥐고 정당한 비판에 보복의 칼날을 휘두르며 절대 권력으로 군림해온 자의 후퇴 없이 어찌 구성원들의 역량이 온전히 발휘될 수 있겠는가? KBS의 조직력 회복 없이 어떻게 안팎의 거센 격랑을 헤쳐 낼 것인가?

고대영 사장에게 묻는다.

JTBC 뉴스룸의 약진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눈부신 도약을 보며 후배들에게 미안하지 않은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가?

과연 언제까지 비루하게 사장 자리에 머물며 공영방송 KBS의 몰락과 후배들의 고통을 지켜볼 것인가? 비록 항변할 바가 없진 않겠으나 떠나야 할 때를 아는 수장의 깔끔한 모습을 보여주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

KBS의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다.

뼈를 깎는 갱생의 험난한 여정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이제 우리는 조직수장의 퇴진을 통해 난마처럼 얽힌 실타래를 푸는 첫 걸 음을 떼고자 한다.

분연히 요구한다. 고대영 사장, 깨끗이 물러나라!

2016년 12월 27일

KBS 29기 이상 선배피디 251명

 

 

추악하게 버티는 꼴마저 청와대와 함께 하려는가?
김장겸 최기화는 창피하고 사악한 자리를 내려놓으라!

묻겠다.
자.

동료 A여.
MBC뉴스는 왜 태블릿 PC에 목을 매는지 아는가?
태블릿 PC가 누구의 것인지, 태블릿 PC를 어떻게 입수했는지 그것이 의혹이라고 그것이 박근혜 국정농단 시국의 중대한 의혹이라고 소리치는지 아는가?
청문회의 최대 성과는 '최순실이 태블릿 PC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고영태의 증언이며 '대통령 탄핵은 태블릿 PC 조작에서 시작됐다'는 변희재의 주장을 앞세워 보도하면서, 마치 '태블릿 PC'가 최순실의 것이 아니면 최순실의 꼭두각시 박근혜의 국정농단이 면죄부를 받기라도 하는 것처럼 보도하는 이유를.
MBC뉴스가 어느 처절한 나락까지 처박히고 있는지에 대해.
한 기자가 '우리는 최순실 편입니까?' 물어도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것입니까?'라고 한 기자가 절망해도
'제발 제대로 합시다'라고 한 기자가 갈구해도
MBC뉴스는 왜 세간의 조롱과 모욕을 자처하는지 아는가?
최순실은 MBC뉴스가 누구를 위해 지켜야 하는 보루인가?

동료 B여.
MBC 보도국의 풍경을 아는가? 편집회의는 비겁하고 무능하다.
여기 김장겸이 좋아하지 않는 뉴스가 있다.
부장은 그것은 내 부서의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여기 김장겸이 챙기는 뉴스가 있다.
부장은 그것이 내 부서의 일이라고 말한다.
청와대 국무회의의 꼴과 다르지 않다. 그렇게 청와대가 나라를 망쳤듯 MBC뉴스는 이렇게 망가져왔다. MBC 보도국 보직부장 자리만 4년이다. 자리를 바꿔가며 또 부장이다. 맹종과 눈치는 오직 김장겸 보도본부장을 향한다. 또한 청와대 꼴이다.
기자의 관점은 없다. 관점을 말하는 기자는 이미 온전키 어렵다. 쫓겨난지 오래다.
회사의 입장이 기자를 명령한다.
MBC뉴스는 단지 청와대만 보는 것은 아니다. 뉴스엔 뉴스가 없다. 종편을 베끼다 신문을 옮기다 이제는 그마저 손을 놓아버렸다. 너무 찌그러져 이제 어찌할 줄 모른다. 안쓰럽고 처참하다. 최기화 보도국장은 허수아비 자리를 이제 놓으라.

우리의 동료 C여
입사 첫날 MBC 기자에 자랑스럽던 어머니의 미소를 기억하는가?
이제 우리의 딸은, 아들은
애비가 MBC 기자라고 어미가 MBC 기자라고 말하지 못한다.
촛불 광장에서 애비어미 회사의 뉴스차는 어디 있느냐고 물을 때
저기 뒷골목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것이라 말하며 우리는 깊게 한숨한다.
누가 MBC뉴스를 보는가?
시청자는 우리를 버렸다.
MBC뉴스를 보라고 누구에게 말할 수 있는가?
절박함이 우리를 떠민다.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
뉴스로 자신의 앞자리를 챙기려는 자는 MBC뉴스를 떠나라.
국민이 버린, 탄핵받은 청와대가 버티는 추악한 꼴마저 따라가려는가?
김장겸은 그만 사악한 자리를 내려놓으라.
최기화는 이제 창피한 자리를 내려놓으라.
침묵은 한계를 넘었다. 주저함과 무기력을 벗는다.
당신들의 사퇴는 우리의 끝이 아니다.
MBC뉴스를 살리고 MBC기자의 자존을 살리고
공영방송 MBC의 본분을 살리는 시작이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2016. 12. 28.
MBC기자협회, MBC영상기자회

저작권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