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9대,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15대 위원장ㆍ수석위원장 선거에 김환균(56) MBC PD와 김동훈(50) 한겨레 기자가 13일 단독 입후보했다. 두 후보는 8대 집행부에 이어 연임에 도전한다.

김환균 위원장 후보는 2004년 한국 현대사를 조명한 <이제는 말할 수 있다>와〈천황의 나라 일본〉을 기획했다. 또 2006년에는 제20대 한국PD연합회 회장을 역임하고, 2008년부터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의 진행 겸 책임프로듀서를 맡았다. 김 후보는 2010년 김재철 전 MBC 사장이 취임하면서 <PD수첩> 책임프로듀서에서 보직 해임되었고, <PD수첩> 진행자로서 마지막 방송에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자유는 모든 자유를 가능케 한다”는 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김동훈 수석부위원장 후보는 한겨레신문에서 민권사회부, 정치부, 사회부 법조팀, 체육부, 여론미디어팀 기자로 일했다.

김환균-김동훈 후보는 △대선에서의 민주적 정권 수립 △언론개혁 △떳떳한 노동, 당당한 노동자 △ 미디어 발전의 안정적 토대 구축 △ 함께하는 노동조합 등 5대 공약을 내걸었다.

이번 선거는 2월 9일 오후 2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리는 언론노조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 투표로 진행된다.

다음은 두 후보의 출마선언문.

 

떳떳한 언론, 당당한 언론노동자

쉴 틈 없이 달려온 2년이었습니다.
 
지난 2년 우리는 박근혜정부의 반민주, 반노동, 반서민, 반평화에 맞서 싸웠습니다. 최근 탄핵국면에서 적나라하게 폭로되고 있지만, 유신시대의 유산인 공작정치에 국민의 기본권이 유린되었습니다. 국민의 생명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무시되어도 좋은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은 ‘헬조선’의 절망으로 신음했습니다. 끝없는 노동자만의 희생을 강요하는 노동개악은 인간으로서 생존하기 위한 최저의 조건마저 위협했습니다. 폭력적인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언론은 오히려 권력의 부역자가 되어버렸습니다.

언론노조 8대 집행부는 JIBS의 긴 파업과 함께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연합뉴스의 사장 선임 투쟁, 지역신문발전 지원특별법의 예고된 일몰을 막기 위한 투쟁, 대전일보의 어렵고 앞이 보이지 않던 싸움, OBS의 지속적인 정리해고 위협…. 이 쉽지 않은 싸움들에서, 위협이 완벽하게 제거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언론노조 동지들의 단결된 힘으로 승리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년의 싸움은 최저선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었습니다. 물러서지 않으려는 안간힘이었습니다. 

이제 전진하기 위한 싸움을 시작합시다. 설 자리를 잃어버린 기본가치들을 제자리에 돌려놓읍시다. 

광장의 촛불은 언론에 대한 기대와 그동안의 과오에 대한 질책을 함께 외쳤습니다. 언론은 공범이었고 부역자 였습니다. 이제 청산해야 합니다. 언론을 망쳐온 공범자들과 부역자들을 청산하고 권력의 동앗줄을 끊어내야 합니다. 그들은 우리의 노동을 초라하고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를 기죽게 하고 주눅들게 했습니다. 우리의 노동은 초라하거나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떳떳해야 합니다. 우리 노동자는 우리의 노동과 그 결과에 당당해야 합니다.

조기 대선에서 민주적 정권교체 이뤄내야 합니다. 언론장악방지법 및 신문, 통신 등 미디어 관련법을 제·개정해야 합니다. 위기에 빠진 미디어 환경, 개선해야 합니다. 조합원들에게 다가가는 친밀한 산별노조 업그 레이드, 완성해야 합니다.

이번이 언론과 노동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연맹 위원장에 출마합니다. 1만 2천 언론노동자동지 여러분, 함께 싸웁시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깁니다.

2017. 1. 20.

김 환 균 위원장 후보

 

 

승리가 보입니다. 조금만 더 힘냅시다.


‘중단! 보도개입’ ‘사수! 공정보도’
제 카카오톡 문패 메시지입니다. 수석부위원장 연임을 고민하면서 다시 한 번 카톡 문구를 쳐다봤습니다.

자랑스런 전국언론노동조합 수석 부위원장으로 일한 지난 2년 동안 거리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청와대 언론장악 국민 앞에 사죄하라’는 팻말을 들고 청와대 앞 뙤약볕 아래에서 1인 시위를 했습니다. 칼바람 부는 상암동 MBC 앞에서, 눈 내리는 KBS 앞에서 공정보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비 내리는 경찰청 앞에선 경찰의 살인 물대포에 항의했고, OBS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과천 방통위에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언론장악방지법을 통과시키라고 여의도 국회를 제 집 드나들 듯 했던 것 같습니다. 조합원들 이 부르시면 대전으로, 창원으로, 광주로, 제주로 거침없이 달려갔습니다.

광화문 광장도 2016년 겨울의 문턱부터 2017년 대한인 오늘까지 박근혜 퇴진과 적폐청산, 부역자 처벌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었습니다. 참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2년이었습니다.

그래도 언론노조 8대 집행부는 웃는 날도 많았습니다. 개헌 저지선만이라도 확보하면 성공이라던 4.13 총선은 ‘여소야대’가 만들어졌습니다. 국민들은 종편의 악랄한 거짓보도에 속지 않았습니다. 정권에 장악당한 공영방송의 불공정 편파 보도에도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장을 겸하며 1월부터 100일 넘게 총선보도감시연대에서 활동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철옹성 같았던 박근혜 정권도 이제 낭떠러지에 몰린 신세가 됐습니다. 정권 교체도 눈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언론노조 안에서도 크고 작은 일이 많았습니다. 2년 전 임기 시작과 함께했던 대전일보 사태, 연합뉴스 사태, 제주방송 사태, OBS 사태도 얽힌 실타래를 한 올 한 올 풀 듯 천천히 풀어나갔습니다. 꿈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았던 대전일보 노사의 대타협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연합뉴스 낙하산 사장은 막지 못했습니다. 제주방송 사태도 다시 재연되고 있습니다. 생명이 1년 연장된 OBS는 또다시 투쟁을 준비해야 합니다.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습니다. 언론노동자들의 생존권은 반드시 지켜내야 합니다. 청와대 보도개입을 막아내고 공정보도를 보장하는 언론장악방지법은 반드시 2월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촛불의 염원인 민주주의 수호와 정권 교체를 이뤄내야 합니다.

우리 1만 2천 언론노동자들과 함께 이뤄낼 수 있습니다. 함께 갑시다. 투쟁합시다. 그리고 승리합시다.

2017. 1. 20.

김 동 훈 수석부위원장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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