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6일 규탄 기자회견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은 6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회 의실에서 성폭력 피해자를 해고하고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한 ‘디자인 소호’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디자인소호(대표이사 이인기)는 세계적인 편집디자인상을 여러 차례 받았고, 주요 공공기관과 교육기관을 거래처로 두고 있다. 최근엔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잡지를 수주하기도 했다.

피해자는 지난해 5월 직장인 선배 2명으로부터 신체적 언어적 성폭력을 당했지만 오히려 해고를 당했다. 피해자는 관련 사실을 SNS에 알리자 이번엔 2차례에 걸쳐 회사로부터 명예 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6개월간의 소송 끝에 지난 2일 법원은 ‘디자인 소호 성폭력 피해 당사자가 게시한 글이 허위라고 볼 수 없다’며 죄가 없음을 판결했다. 그러나 여전히 사측이 제기한 또 다른 공판이 남아있다.

 

피해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피해를 입었는데도 대표이사 등 경영진에게 질책을 당했고, 징계 조치 등에 무릎 꿇고 잘못했다고 빌었지만 오히려 구두 해고를 당했다”며 “사측의 강요로 사과문을 작성하기도 했고, 고소를 당하는 등 삶이 파괴됐다”고 증언했다.

피해자는 이어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 제가 왜 디자인을 포기해야하는 수순을 밟아야 하는지. 가해자들은 멀쩌히 근무를 하고 있다. 제가 잘못한 사람인양 자숙 시간을 가져야 하는 가”라고 말했다.

피해자는 회사의 폭력적인 조치 등으로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경제적 상황이 어려워졌고,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등 건강상태도 심각한 상태에 놓였다.

언론노조는 “지난 10개월간 피해자는 보호를 받기는커녕 병원과 법원을 오가는 평생을 안고 갈 상처와 싸워야 했다”며 “문화예술계 연대단체들과 함께 한국 사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성폭력적 문화를 근절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디자인 소호는 즉각적으로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고소 철회 및 법적 조치 취하지 않을 것을 약속해야 한다”고 밝힌 뒤 피해 회복을 위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 박세중 언론노조 서울경기지역 출판지부장, 박진희 출판노조협의회 여성위원, 여성 디자이너 정책연구모임 ‘WOO’에서 활동하는 김린 등을 비롯해 문화예술계의 만연한 성폭력과 노동탄압에 분노한 30여명이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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