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협 등 연대 성명 발표

“해고의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시청자들에게 돌아간다. 그동안 회사를 살려보겠다고 임금 삭감하고, 제대로 방송을 만들어보자고 호소했지만 회사는 정리해고를 강행하고 있다. 너희들 이제 나가라고 한다. OBS가 더 이상 망가지는 것을 볼 수 없다. 망가지게 만든 사람 몰아내는 투쟁을 하겠다.”(유진영 OBS희망조합 지부장)

 

 

OBS가 오는 3월 31일 53명을 인력 구조 조정하겠다는 계획을 강행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 1월 노조가 이사회에 앞서 피켓시위 등을 한 것을 업무방해와 해사행위라고 주장하며 유진영 지부장과 오동식 사무국장 등 노조간부 11명을 감봉 3개월 등 징계를 했다. 또 2월3일 사내 반발에도 구성했던 ‘SWAT팀’을 해체하고 소속된 19명을 자택 대기발령을 내렸다.

OBS노조가 밝힌 사측 문건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연말 방통위로부터 1년 유예 재허가를 받은 뒤 외주화 33명, 정원축소 20명 등 전체 190여명의 구성원 중 사분의 일 이상을 내보내는 인력 구조조정을 준비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인력감축의 정리해고 수순을 밟고 있었다는 것이 노조의 분석이다.
 

2016년 11월 조직개편을 통해 각 부서에서 25명을 뽑아 정체모를 ‘SWAT’팀을 만들었다. 10년차 이상의 제작 핵심 인력들을 모아놓고 경인지역 기초자치단체를 상대로 사업업무를 수행하라는 것이었다. 당시 각 부서에서는 인원이 빠지면 현업이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사측은 밀어붙였다. 또 2017년 1월초 방송 제작 직종을 모은 ‘방송인프라팀’을 만드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사측은 제대로 된 사업결과도 내놓지 못한 채 3개월 만에 SWAT팀을 해체했고, 팀 소속 인원 중 19명에게 대기발령을 통보했다. 심지어 ‘회사를 출입할 때 반드시 승인을 받으라’며 자택 에서 대기하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사측은 2월7일 대기발령자와 인프라팀을 한정해 희망퇴직을 실시하겠다는 공문을 노조에 보냈다.

OBS희망조합지부는 “공포경영으로 겁박해 구성원들을 분열시키고 있으며, 정리해고와 외주화는 물론 20% 가량의 임금 삭감도 강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11시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18층에서 언론노조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OBS 경영진과 대주주에게 정리해고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영안모자가 어렵다고 원가 절감하려고 사람을 자르는 식의 경영은 하지 않을 것이다. (방송사업에서) 그렇게 하면 방송 컨텐츠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꼬집은 뒤 “방통위가 고심 끝에 내린 결단을 경영진과 사주가 오판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언론노조 소속 본부 지부 분회는 물론 언론시민사회단체들도 OBS 정리해고 분쇄 투쟁에 힘을 모으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만해도 윤창현 SBS본부장, 유규오 EBS지부장, 박세진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지부장, 최정욱 스카이라이프지부장, 한대광 경향신문지부장, 최성진 한겨레신문 지부장, 박흥식 서울신문 지부장, 진성철 연합뉴스지부장, 조영수 민언련 협동사무처장, 김동찬 언론연대 사무처장 등이 참석해 ‘연대’의 뜻을 전했다.

 

윤창현 SBS본부장은 “OBS에서 벌어지는 대주주의 방송사 사유화 문제는 전체 민영화 방송사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밝혔다. 윤 본부장은 지난 2009년 미디어법 날치기하면서 대주주의 지분을 30%에서 40%로 높이면서 대주주의 입김은 더욱 커졌고, 지상파 노동자들의 생존조건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영수 민언련 협동사무처장은 “OBS의 역외재송신, 결합판매 등을 보면서 방통위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고 있는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정리해고 문제 뿐 아니라 OBS 정상화를 위해 시민사회단체들은 방통위를 향해 요구하고 싸우겠다”고 전했다.

김동찬 언론연대 사무처장은 “노조와 시민단체가 힘들게 OBS를 살려보겠다고 기자회견하고 집회하는 등 노력하면서 겨우 재허가 받았는데, 경영진은 노동자를 해고하고 노조를 탄압할 수가 있느냐”고 따졌다.

언론노조 미디어발전협의회는 15일 성명을 내고 OBS의 대주주 끝장 투쟁을 적극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미디어발전협의회에는 스카이라이프지부, 아리랑국제방송지부, MBC플러스지부, iMBC지부, 시청자미디어재단지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지부가 소속돼 있다.

미발협은 “대주주인 영안모자는 창사 이래 지속적으로 경영에 개입해 왔고, 무능한 경영진은 미디어환경의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 경영 실패의 책임을 임금삭감과 구조조정 등으로 구성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OBS 살리겠다며 피땀 어린 퇴직금까지 내놓은 구성원 및 노동조합을 정리해고라는 칼날로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세진 미발협 의장은 “노동조합은 모두 하나이며, 미발협도 ‘우리가 OBS희망노동조합’임을 선언하며, 노조의 대주주 끝장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끝까지 연대하고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언론노조는 2월 말 OBS 사태 해결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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