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박근혜에 부역한 언론인 심판”

동아투위 결성 42주년인 3월 17일 낮 11시 광화문 일민 미술관(과거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는 “박정희와 박근혜에 부역한 언론인을 심판하자”라는 구호와 함께 풍악이 울려 퍼졌다. 동아투위 위원들과 언론노동자 그리고 언론시민사회 단체 회원들은 42년전 동아투위 위원들이 동아일보 사옥을 돌며 시위를 한 것처럼 함께 일민 미술관과 동아일보 사옥 주변을 걸었다.
 

42년 전 이슬비가 내리던 새벽, 몽둥이와 쇠파이프를 든 폭도 200여 명이 대량 부당해직에 항의하는 뜻으로 농성과 단식 등으로 제작 거부 중이던 동아일보사 기자, 동아일보 피디, 아나운서, 기술인 등 113명을 거리로 내몰았다. 이날 쫓겨난 언론노동자들은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를 만들었고, 현재까지 거리에서 싸우고 있다.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42년 전 새벽 동아일보사에서 벌어진 상황을 전하며, 박정희 정권에 부역한 언론인을 역사의 심판대에 세우자고 말했다. 동아투위를 지지해 온 이해동 목사는 “(동아투위) 여러분은 역사의 밀알로 42년 동안의 세월을 살아오셨다”고 전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민주언론시민연합, 새언론포럼, 언론개혁시민연대, 자유언론실천재단 등으로 구성된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을 하고 “박정희 정권 이래 지금까지 권력에 아부하거나 기생하면서 자유언론과 공정방송을 파괴하는 데 앞장 선 부역자들을 낱낱이 가려내어 심판대에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동아일보사 역대 경영진에게 물어보겠다. 하늘에게 물어 봅시다. 42년 전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고, 그 세월동안 단 한차례의 반성도 없이 그렇게 보낼 수 있는가”라고 개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지금도 언론사에서는 나쁜 열매들이 계속해 퍼져가고 있다”며 “최근 OBS에서는 18명 정리해고가 자행되고 있고, MBC에서는 또 피디 기자들 유배지로 보냈다”고 말했다.

박석운 민언련 공동대표와 전규찬 언론연대 대표는 동아투위 위원들의 투쟁에 경의를 표한 뒤 부역언론인 청산과 민주언론 쟁취를 강조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징계 및 해고된 언론노동자들의 다짐도 이어졌다.

박성호 MBC 해직 언론노동자는 “해직 후 동아투위 선배님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동아투위가 계신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었고, 자유언론 수호투쟁의 교과서였다”라고 말했고, 박성제 MBC 해직 언론노동자 역시 “돌아가면 다시는 비극이 없도록 공정언론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동아투위 결성 42주년 행사 참석자들은 김봉준 화백이 그린 ‘동아투위 42주년 기념 역사풍속화’에 서명을 한 뒤 함께 점심밥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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