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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희망자전거, 좋은 방송을 향해 달립니다”
[0호] 2017년 06월 15일 (목) 18:24:41 이기범 언론노보 기자 bumcom@daum.net

OBS해직언론인들, 경인지역 41개 시군구 순례

윤병철 조합원 “지역방송이 살 수 있는 구조 만들어져야”
 

   
 

자전거를 타고 10일 동안 경기 인천 지역을 누비며 1,000여 km를 달렸다. 버킷리스트를 채워나가는 것이 아니다. 지역방송 OBS의 방송정상화를 위해, 언론을 지역의 품으로 돌리기 위해, 언론노동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OBS 해직 언론인들이 페달을 밟으며 앞으로 나갔다.

지난 6월5일 OBS 사옥이 위치한 부천을 출발한 OBS 희망자전거는 화성, 용인, 성남, 여주, 가평, 연천, 파주, 강화를 거쳐 14일 인천에 들어왔다. OBS방송 권역인 경인지역 41개 시군구를 내일(15일)이면 다 돌게 된다.

 

   
 

오후 5시 인천 연수구청 앞에 도착하자 희망자전거 라이더들의 하루 일정이 마무리됐다. 함께 하는 차량 및 촬영 지원팀들이 숙소를 알아보러 갔다.

“인천 연수구에 있어. 내일이면 끝나. 빨리 가서. 아 금요일에 가서 고칠게. 12시에 회사에서 행사가 있어. 응응 . 그거 끝나고 갈게. 아 그거 실리콘으로 부착하면 돼. 지금 숙소 잡으러 갔는데 아직 연락이 없어 대기하고 있어...”

 

   
 

라이더 윤병철(50)씨가 핸드폰을 붙잡고 있다. 아내다. 하루 일과가 끝나면 가장 먼저 전화를 하는 곳은 집이다. “꼭 내가 없을 때 물건이 고장이 나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들과 부인이 가장 보고 싶다고 했다. 가족 카톡방에 매일 라이딩 모습을 올린다. 아이들은 “수고하세요” 라고 답한다. 정말 아이들은 표현이 서투르다.

OBS는 지난해 12월26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1년 조건부 재허가 승인을 받았다. 조건으로 30억 증자와 제작 투자비 수준 유지 그리고 인천으로 사옥 이전 계획 이행이었다. 회사는 올 초 정리해고와 외주화 성과연봉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경영혁신 및 구조조정안을 통보했고, 이후 자택 대기발령을 내렸다. 급기야 4월 15일 OBS와 함께 한 언론노동자 13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윤병철 OBS희망조합 조합원은 지난 93년부터 방송계에서 일했다. i-TV 정파 후 1년 동안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새 방송준비팀에서 함께 하다가 외국의 한 민영방송 시스템 설계 요청을 받고 베트남에 갔다. 그러던 중 OBS가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동료를 찾아 한국으로 돌아왔다. OBS 창사 때 HD시스템을 구축했고, OBS 방송기술인협회장을 맡기도 했다.

 

   
 

자전거를 타 본 경험은 아이들과 함께 평촌에서 여의도까지 달려본 것이 전부였다. 그래도 다른 이들은 고등학교 이후 처음 타본 동료도 있다고 하니 그나마 ‘선수’로 통했다. 전동철 희망자전거단장이 경기 인천 지역 시청자들을 만나자며 ‘희망 자전거’를 제안했을 때 가장 크게 반겼다.

 

   
 

“자전거 타기 제안이 너무 좋아서 무조건 한다고 했다. 사실 SWAT팀으로 발령받은 뒤 해고로 이어지면서 뭔가 돌파구가 있어야 했다. 처음 2~3일은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타다보니 적응이 됐다. 가평에서 포천을 갈 때 10km 오르막은... 국도 타고 갈 때 화물차들이 지나가면 휘청했고 위험했다. 여주에서 단비를 만났는데 너무 좋아서 힘차게 달렸다. 시민단체들을 만날 때 기분이 좋아졌다. 다니다 보니 힘도 나고, 동료들을 위해 힘차게 달리게 되더라. 성남에서는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반기며 노란 현수막을 전달해 줬다. 세월호 분향소를 방문하기도 했고, 평택에서는 탄저균 평택대책위를 만났고, 4대강 문제도 함께 나눴다.”

 

   
 

자전거를 타면서 만난 시민들 중에서는 OBS 보다 i-TV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럴 때면 요즘 과연 방송이 잘 나가고 있는지 걱정이 앞섰다.

해고 통지를 받은 후 천막 농성과 피켓팅, 집회 등 여러 가지로 분주했다. 그러던 중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악수를 하는 일도 있었다. 대선 후보 토론회가 열렸던 SBS와 KBS 앞에서 윤 조합원은 문 후보와 악수를 하면서 “OBS를 정리해고 문제 해결해 달라” “OBS방송 정성화해야 합니다”라고 외쳤다.

윤 조합원은 문 대통령을 만나면 “제발 지역방송이 살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 졌으면 합니다. 민주주의와 직결된 것입니다. 지역방송 스스로 자생할 수 있게 지역방송법이 만들어졌으면 합니다”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6월16일 낮 12시 OBS 사옥 농성천막 앞에서 <OBS사유화 저지와 방송정상화 투쟁 결의대회>가 열린다. 윤병철 조합원과 OBS 희망자전거 순례 팀은 그동안 활동을 전한다.

“좋은 방송을 하고 싶습니다. 후배들에게 좋은 방송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돈을 많이 받자는 것이 아닙니다. 피디로 엔지니어로 일하지 못하는 동료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역 시청자 여러분, 한 번 더 믿어 주십시오! 좋은 방송으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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