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본부와 43개 직능단체, MBC 직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 발표

직원 95.4% “김장겸 사장, 사퇴하라”…95.9%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사퇴하라”

MBC 직원의 95.4%가 김장겸 사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95.9%는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고영주 이사장과 이사진도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와 MBC 본사﹒지역사의 사내 43개 직능단체는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본사와 16개 지역사의 전체 직원(임원 제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설문 대상에는 보직 국장, 보직 부장 뿐만 아니라 업무직, 2년 미만 계약직까지 모두 포함됐으며, 설문 대상자 총 3,092명 중 2,093명이 응답해 응답률은 67.7%다.

조사결과 ‘김장겸 사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예’라고 답한 직원은 95.4%로 1,996명에 달했다. 조사에 응하지 않은 직원들까지 모두 포함해도, 전체 직원의 3명 중 2명이 김장겸 사장의 퇴진을 요구한 셈이다. ‘아니오’라고 응답한 직원은 4.6%였다. 

김장겸 사장이 사퇴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2개까지 복수응답)로는 ‘뉴스﹒시사 등 방송의 독립과 공정성을 훼손’했기 때문이라는 답이 87%를 차지했다. ‘부당전보, 부당징계 등 노동법 위반’은 34.5%, ‘프로그램 경쟁력과 스테이션 이미지를 하락’시켰다는 응답 역시 32.7%의 응답률을 보여 중요한 사퇴 이유로 꼽혔다.

대부분의 MBC 직원들은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과 이사들에 대해서도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고영주 이사장 등 현 방문진 이사진이 퇴진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예’라고 응답한 비율은 95.9%를 차지했다.

‘고영주 이사장 등 현 방문진 이사진이 사퇴해야 하는 이유’로는 ‘방송 독립과 공정성 훼손의 공범’이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87.7%로 가장 많았다. ‘MBC 경영진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 방기’가 53.4%, ‘극도로 편향된 이념을 가진 인사들이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33.3% 순으로 이어졌다.

MBC 직원들은 ‘김장겸 사장의 퇴진 후 가장 시급한 MBC의 개혁과제’로 ‘뉴스﹒시사 등 방송의 독립과 공정성 강화로 신뢰 회복’(85.9%)을 압도적으로 꼽았다. 다음으로는 ‘제작 자율성 및 창의성 보장으로 프로그램 경쟁력 회복’(45.2%)을, ‘방송 장악 진상규명과 인적 청산’(42.5%)’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대전MBC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별도로 진행된 조사에서, 이진숙 사장에 대한 직원들의 입장 역시 ‘사퇴해야 한다’가 94%(응답률 91.8%)로 압도적이었다. 언론노조 대전MBC지부는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 당시 촛불집회에 대한 보도가 지연﹒축소되고 방송이 사유화 된 사태의 근본적 원인으로 이진숙 사장을 지목했다.

춘천MBC의 송재우 사장에 대한 직원들의 입장 역시 ‘사퇴해야 한다’(91.2%, 응답률 79%)가 압도적이었다. 송재우 사장은 지난 4월 언론노조 춘천MBC지부의 최헌영 지부장을 부당징계 한 후 지부와 마찰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강원지방노동위원회가 부당징계 심판을 위한 조사에 착수하자, 송재우 사장은 지난 4일 최헌영 지부장에 대해 다시 ‘징계철회 및 원직 복귀’ 발령을 내렸다.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저희 조합원 수가 전국적으로 1,700여명이다. 그런데 설문에 응답해주신 분이 2,100명에 이른다”면서 “우리 조합원 모두가 설문 응했다고 가정해도 400분 정도의 비조합원이 ‘김장겸 퇴진’에 ‘예'라고 답한 것”이라고 말했다.

도건협 MBC본부 수석부위원장은 “김장겸 사장과 김장겸 사장의 지금을 있게 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을 비롯한 방문진 이사들, 모두 퇴진하라”면서 “이들이 임명한 지역 MBC 사장들도 모두 이 체제에 부역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모두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범도 MBC 아나운서협회장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지르고 수없이 많은 범법행위를 한 고영주 이사장과 김장겸 사장은 사퇴 뿐만이 아니라 어서 빨리 자수하길 바란다”면서 “그 선택만이 더이상의 불행을 막는 길이라는 것을 간곡하게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뒤이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본사﹒지역사의 43개 직능단체들’ 명의로 발표된 기자회견문을 통해 “김장겸 씨는 MBC 목락의 직접적 책임자이고 고영주 이사장은 김장겸씨의 배후이자 공범”이라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김장겸-고영주를 반드시 끌어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언론장악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들을 단죄할 것이다. 공영방송 MBC를 복원해 다시 국민과 시청자에게 돌려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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