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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이언주는 “아줌마”라고 했을까?
[0호] 2017년 07월 13일 (목) 16:20:41 언론노조 media@media.nodong.org

언론노보에서 매주 <‘언론 어때?’>라는 외부 칼럼을 연재합니다. 미디어에서 노동 인권 평등 민주주의 생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살피고 돌아봅니다. 박장준 희망연대 정책국장이 <노동>을,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가 <인권>을, 정슬아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과 황소연 활동가가 함께 <성평등>을 주제로 칼럼을 씁니다. 권순택 언론개혁시민연대 활동가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미디어 내용을 비평합니다.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왜 이언주는 “아줌마”라고 했을까?>라는 제목의 칼럼을 보내왔습니다. 명숙 활동가는 노동자를 노동자라고 부르지 않는 것. 직군과 관련 아줌마를 비롯해 여사님 등 ‘여성’임을 강조하는 호칭 등 차별적 어휘에 대한 언론의 비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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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이언주는 “아줌마”라고 했을까?

 

명숙(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이언주 의원(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의 학교비정규직 비하발언으로 논란이 뜨겁다. 7월 9일 SBS 취재파일1)에서 이 의원의 막말이 처음 공개됐다. 이후 그와 국민의 당은 “사적 대화”니, “SBS의 인․허가권을 쥔 정권 눈치보기”라고 해명해 사람들의 화를 돋우고 있다. 이 의원과 국민의당은 문제의 심각성과 ‘편견에 기반한 차별’에 대해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다.

공개된 이 의원의 발언은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 그는 “솔직히 조리사라는 게 별 게 아니거든. 그 아줌마들 그냥 동네 아줌마들이다. 옛날 같으면 그냥 조금만 교육시켜서 시키면 되는 거야. 밥 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야 하는 거냐?”고 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는 새 정부의 정책방향이 될 정도로 노동조건과 임금에서의 차별이 심하다. 

그는 과연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이 어떤 차별과 열악한 조건에서 생활하는지 조금이라도 알고 하는 말인지 되묻고 싶다. 그리고 그는 이어 6월 30일 사회적 총파업을 앞둔 노동자들에 대해 “미친놈들이야, 완전히..”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파업은 헌법에도 보장된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중 하나다.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부인, 여성에 대한 비하, 비정규직 직종에 대한 폄하로 똘똘 뭉친 사람이 입법을 하는 국회의원이라니 우리의 앞날이 걱정스러워질 정도다.

   
SBS 8뉴스 7.11 <'막말' 논란에 고개 숙인 이언주…노동자들 분노는 여전> 캡쳐

밥하는 동네 아줌마 = 성별화된 직종에 대한 비하

그 후 이 의원의 사퇴촉구운동이 벌어지는 등 사회적 여론이 나빠지고 이를 다루는 보도가 줄이어졌다. 대부분 그의 막말이 단지 비정규노동자에 대한 비하, ‘조리사․간호조무사․요양사’ 등 특정 직종에 대한 무시라는 점에 대해서는 모든 언론이 비슷하게 짚었다.

그런데 ‘아줌마’ 발언이 여성에 대한 비하라는 점은 짚어지지 않는 거 같아 아쉽다. 그가 열거한 ‘조리사․간호조무사․요양사’로 일하는 사람 대부분이 여성이다. ‘조리사․간호조무사․요양사’라는 직종은 대표적인 돌봄 노동으로, 이른바 여성으로 성별화된 직종이다.

이 의원이 여성이지만 여성에 대한 비하가 내면화된 정치인이라 할 수 있다. 생물학적 성별이 여성이라고 그의 인식이 여성주의적일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사적 대화이든 아니든 정치인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성평등정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사소한 일이 아니다. ‘아줌마’라는 호칭은 여성비하가 단적으로 드러나는 표현이라는 점도 간과돼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 의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호칭을 무비판적으로 사용하여 차별을 드러내거나 조장한다. 얼마 전 경기도 안양의 한 초등학교에서 조리실무사로 근무하는 A씨는 동료 교사들이 '아줌마'로 불러 학교와 교육청에 시정요청을 한 적이 있다. A씨는 교사들의 아줌마 호칭을 학생들이 그대로 따라해 교육적으로도 더 문제라고 생각했다.

작년 말 박근혜 퇴진투쟁 때도 일부 사람들이 최순실의 국정개입을 비판할 때, “저잣거리 아녀자”라는 말로 여성비하를 근거로 삼은 적이 있다. 최순실이 여성이기에 문제가 아니라 민간인이 불법으로 국정에 개입하고 돈을 받았기에 문제인 것이다. 그런 일이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비슷한 일이 엿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의 “이언주 같은 국회의원, 그냥 동네 아줌마다”라는 발언은 우려스럽다. 아무리 패러디라지만 이 의원에 대한 비판을 그의 성별에 근거해 하다니.

 

   
지난 6월30일 사회적 총파업에 참석한 노동자들이 거리를 행진하며 비정규직 철폐와 직접 고용 쟁취를 외치고 있다.

 

여성이 하는 노동이라서 평가절하 되는 현실

여성의 사회적 위치 무시할 때 쉽게 쓰는 말이 ‘아줌마’다. 누군가와 언쟁하다가 그를 무시하고 싶을 때 쉽게 소환되는 말이다. “어디 감히 아줌마가 나서!” 이런 식이다. 여성이 하는 노동의 가치를 깎아내릴 때 노동자 대신 아줌마라는 말을 쓴다. 그가 수행하는 일의 사회적 가치를 숨기는데 아줌마라는 호칭이 동원된다. 식당노동자가 아니라 식당아줌마, 청소노동자가 아니라 청소아줌마로 부르는 것이 그렇다. 게다가 성별화된 직종은 그 일의 가치보다 여자가 하는 일이라는 이유로 평가절하되곤 한다.

실제 코넬대학 연구진2)은 전통적인 남성 직업군에 여성이 진출하면 업무가 같아도 이 직업군의 임금이 떨어진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똑같은 업무를 여성이 수행하면 남성이 할 때보다 덜 중요해 보이거나 더 많은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인식하는 편견”때문이라고 했다. 이렇게 성별에 기반을 둔 편견이 이언주 발언에도 그대로 드러났음에도 그러한 현실은 잘 보도되지 않아 아쉽다. 이번 기회에 호칭 및 여성직종에 대한 평가 절하에 대한 분석보도가 이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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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취재파일] 국민의당 원내 수석 부대표, 파업 비정규직에 "미친 놈들"…왜?(SBS 2017.07.09 11:13)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286251&plink=SEARCH&cooper=SBSNEWSSEARCH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하는 일은 부가가치나 생산성이 높아지는 직종이 아니다. 정규직화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 이들의 주장대로 정규직화를 해주면 납세자인 학부모와 국민들이 이들을 평생 먹여 살려야 한다. 미래에 학생들이 줄어들어도 고용 유연성이 없어져 해고를 할 수도 없게 된다. 여기에 해마다 호봉까지 높여줘야 하면 그런 불합리가 어디 있느냐? 그래서 현실적으로는 '조금 보장되는 비정규직', 즉 5년 내지 10년짜리 계약직을 도입하는 게 합리적이다. 이들의 급여 체계는, 단순 기술직?· 노무직이므로 호봉제보다는 직무급제를 도입해야 한다. 직무에 맞는 급여를 지급하고 해마다 호봉 상승이 아니라 물가 상승률 정도의 급여 인상이 적정하다. 관련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주장을 하면서 여러 차례 "솔직히 조리사라는 게 별 게 아니다. 그 아줌마들 그냥 동네 아줌마들이다. 옛날 같으면 그냥 조금만 교육시켜서 시키면 되는 거다.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야 하는 거냐?"는 등의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파업에 대해서는 "미친 놈들이야, 완전히.. 이렇게 계속 가면 우리나라는 공무원과 공공부문 노조원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는 말을 했던 겁니다.

 

2)As Women Take Over a Male-Dominated Field, the Pay Drops(뉴욕타임스.2016.3.20.)

https://www.nytimes.com/2016/03/20/upshot/as-women-take-over-a-male-dominated-field-the-pay-drops.html?ref=business

http://newspeppermint.com/2016/03/20/paydrops/(뉴스 페퍼민트. 2016.3.20.)

코넬대학 연구진은 전통적으로 남성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직업군에 많은 여성이 진출하는 경우, 이 여성들이 기존의 남성이 하던 일과 거의 똑같은 업무를 수행해도 이 직업군의 임금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뉴욕대학 사회학과의 파울라 잉글랜드 교수는 말합니다.

“똑같은 업무를 여성이 수행하면 남성이 할 때보다 덜 중요해 보이거나 더 많은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인식되고 있습니다. 성별에 기반을 둔 편견이 이런 현상을 설명합니다.”

잉글랜드 교수는 코넬대학 연구진과 함께 이번 논문을 썼습니다.

연구팀은 1950~2000년 미국 통계청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교육 수준, 직업 경험, 기술, 인종, 그리고 지역과 같이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통제한 뒤에도 여성이 전통적으로 남성의 직업으로 인식된 직업에 대거 진입하면 그 직업군의 임금이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패턴은 놀이공원이나 캠프 같은 소위 레크리에이션(recreation) 분야의 직업군에서 가장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이 직업군은 195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 남자가 하는 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2000년에는 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 대부분이 여성이었습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고 나면 이 분야의 임금은 57%가 하락했습니다. 공원에서 입장권을 발매하는 직업의 경우 이 기간에 대부분 남성에서 대부분 여성으로 성비가 급변했는데 거의 같은 일을 함에도 임금은 43%가 감소했습니다.

비슷한 현상은 전통적으로는 남성의 분야였지만 여성들이 대거 진출한 디자이너(임금 34% 하락)나 생물학자(임금 18% 하락)와 같은 분야에서도 나타났습니다. 반면 전통적으로 여성의 직업이라고 여겨지던 직업에 남성이 대거 진출하면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여성이 하던 상대적으로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남성 프로그래머의 숫자가 여성 프로그래머를 넘어선 이후 프로그래머의 임금은 상승했고 명망 있는 직업으로 인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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