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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MBC·YTN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0호] 2017년 07월 27일 (목) 14:33:10 언론노조 media@media.nodong.org

언론노보에서 매주 <‘언론 어때?’>라는 외부 칼럼을 연재합니다. 미디어에서 노동 인권 평등 민주주의 생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살피고 돌아봅니다. 박장준 희망연대 정책국장이 <노동>을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가 <인권>을 정슬아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과 황소연 활동가가 함께 <성평등>을 주제로 칼럼을 씁니다. 권순택 언론개혁시민연대 활동가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미디어 내용을 비평합니다.

권순택 언론연대 활동가가 고봉순, 마봉춘, 윤택남을 찾고 싶다는 칼럼을 보내왔습니다. 권 활동가는 문화연대, 미디어스 등에서 일하면서 지상파 방송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영광의 시대’를 위해 “지금 당장”이라고 외치는 언론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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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MBC·YTN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 그리운 고봉순·마봉춘·윤택남을 찾아서

 

권순택(언론개혁시민연대 활동가)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을 만나면 “요즘, 어디 뉴스 봐?”라고 물어볼 때가 있다. 나오는 대답은 다양하다. “손석희”, “JTBC”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그리고 “MBC뉴스는 안 본 지 오래”, “엄마가 종편(TV조선·채널A) 봐서 이상해졌어” 등의 말들이 이어진다. 이 같은 답들은 벌써 2~3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이 친구들의 소개를 짧게 하면 ‘언론개혁’의 ‘ㅇ’자도 관심을 두지 않는 그룹이다. 그 친구들의 답은 나에게 황폐화된 언론의 상황 그에 따른 시민들이 느끼는 정도를 보여주는 잣대가 돼 왔다. <‘언론 어때?’> 칼럼 기고 제안을 받고 제일 먼저 떠오른 장면이다.

KBS와 MBC, YTN 등 구성원들이 ‘정상화’ 투쟁에 나섰다. MBC에서 김민식 PD(<내조의 여왕> 등 연출)의 “김장겸은 물러나라” 시위가 큰 울림을 줬다. 사측은 인사위를 통해 징계를 예고했지만 김민식 PD는 오히려 경영진을 만나 소신을 밝히는 기회로 삼았다. <PD수첩> PD들은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아이템 검열 등 쌓이고 쌓였던 분노가 곪아 터져 나온 결과였다.
 

   
 

KBS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민주당 비공개 회의 도청의혹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청와대 낙점설’ 고대영 사장에 대한 퇴진 목소리가 달아오르고 있다.

YTN에서는 사장추천위원회가 꾸려졌지만 노종면 전 지부장이 이사회 추천 3인의 심사위원들로부터 0점을 받으면서 담합 논란이 벌어졌다. 사장추천위원회는 재공모를 한다는 입장이지만 우려는 여전하다. 노종면 전 지부장이 0점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밝혀지지 않는 이상 달라질 건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방송3사의 투쟁이 본격화되면서 다시 떠오르는 이름들이 있다. 마봉춘, 고봉순, 윤택남!

 

   
 

그런데, 분위기가 옛날 같지 않다. KBS와 MBC, YTN, 연합뉴스 등 공영언론들이 정권에 의해 망가진 정도는 심각하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그만큼 뜨겁지 않아 보여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그렇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앞서 친구들의 대답에서 알 수 있듯, 시민들은 이미 공영언론의 망가짐은 누구보다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언론이, 뉴스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반대할 시민들도 많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시민들이 더 이상 나서서 할 수 있는 게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여전히 그리운 그 이름 마봉춘, 고봉순, 윤택남이지만 말이다.

 

   
 

분명한 건 이제는 감독기관들이 나서야 할 때라는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는 방송정상화 의지를 분명히 보여야 한다. “MBC, 저렇게 보도하는 데 재허가 해줘야 하나?”라는 시민들의 물음에 답을 해야 할 곳은 방송통신위원회다. 편향, 부실 보도가 나가는 경위를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MBC 관리감독 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사들이 제대로 일을 안 한다면 그들을 임명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KBS이사회도 마찬가지다. 재공모 절차를 밟게 된 YTN 대해서는 적임자가 선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YTN 신임 사장의 기준을 분명히 제시하고 후보자들에 대한 공정 심사가 되도록 해야 한다. YTN 사장 선임은 이사-주주들 몫임은 틀림없다.

방통위는 방송독립 가치를 실현하려는 이사·사장 선임을 제대로 해야 한다. 그래야 그 영향이 타 언론사에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낙하산 사장을 근절하겠다는 의지가 곧 방임으로 연결돼선 안 된다.

국회는 방송의 독립성을 위해 어떤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지 심도 있는 논의가 되어야 한다. 그 시작은 발의돼 있는 법안에 대한 실질적인 심의 착수일 것이다. 또한, 부당한 이유로 해직·징계를 당한 언론인들에 대한 명예회복 방안과 언론적폐 청산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문득 궁금해졌다. 우리가 그리워하던 마봉춘과 고봉순, 윤택남의 얼굴. ‘낙하산’ 사장으로 꼽히는 KBS 이병순 사장 그리고 MBC 김재철 사장, YTN 구본홍 이전의 ‘시기’를 말하는 것인가. 동의할 수 없는 답이다. 그 때의 상황이 지금과 비교해보면 분명 나쁘지 않았던 건 맞다. 4대강 사업이나 한미FTA 졸속협상, 집회시위 등 좋은 보도들도 있었던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때도 최선은 아니었다. ‘not bad’과 ‘good’은 다르다. 그렇기에 우리가 그리워하는 마봉춘과 고봉순, 윤택남의 실체를 찾아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개인적으로 판단하건대, 그것은 아마도 진실보도를 위해 애쓰고 자체적으로 변화하려고 노력했던 기자·PD, 전체 구성원들의 땀방울이지 않았을까 싶다. 2006년 한미FTA 체결의 문제점을 찾아 백팩을 들쳐 메고 집회시위현장을 누비던 얼굴.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찾아 허허 모래벌판을 가로지르던 얼굴. 그것이 시민들이 그리워하는 언론의 모습이 아닐까.

 

   
2012년 MBC, KBS, YTN의 공동 파업 집회. 2012.3.8 여의도 광장

“요즘, 어디 뉴스 봐?”라는 질문에 한 친구는 이렇게 답했다. “그냥 스마트폰 포털에 뜨는 거 봐”. 그렇다. 이제 시민들은 나열식 겉핥기 보도를 원치 않는다. 한 가지 사안에 대해 관점을 가지고 심층적으로 접근하는 보도. 그래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진정한 다양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미디어생태계. 한 때(벌써 10여 년 전) 그런 얘기가 있었다. ‘기자들이 골프 치니까 관련기사들이 많은 것’. 뉴스가 시민들과 얼마나 괴리돼 있었는가를 드러내는 조소였다. 시민들의 인권의식을 여전히도 언론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고민들에 대한 내부 토론도 필요해 보인다. 그래서 이제는 마봉춘과 고봉순, 윤택남에게 묻고 싶다. “당신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그리고 이런 답을 듣고 싶다. “지금부터(미래)입니다”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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