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광장 8﹒15 전국노동자대회 현장

광복절을 맞아 15일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 배상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철회를 촉구하는 노동자들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광장(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8﹒15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굵은 빗줄기가 떨어지는 가운데에도 참석자 1만여 명이 모인 이날 행사에서 민주노총은 “신자유주의 반대와 노동 존중 세상을 만드는 일, 친일청산과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 분단과 정전체제를 뛰어넘어 평화와 통일의 새 시대를 여는 일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대회사에서 “분단은 노동자 민중의 삶을 억누르는 구조가 됐고 비정상적인 나라를 만들어왔다”며 “노동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은 나라, 친일파와 부도덕한 세력들이 권력을 쥐고 노동자 민중을 억압하고, 평화와 통일을 가로막아 왔다.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우리 노동자들이 열어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중단과 북 핵실험 동결로 서로의 위협을 감소시키고 협상이 시작돼야 한반도 비핵화도 논의할 수 있다”면서 “대화가 시작돼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평화협정 체결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 우리는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최종진 직무대행은 “북핵 위협과 안보를 내세워 배치를 강행한 사드로는 북핵 미사일을 막을 수도 없고, 오히려 국익과 한반도 평화를 위협한다는 것이 드러났다”면서 “미국과 일본을 방어하기 위한 백해무익한 사드 배치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 민주노총이 앞장서서 사드 철회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서울 용산역과 인천 부평공원 등에 세워진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노동자상에 대해서는 “나라를 빼앗기고 일제의 의해 저질러진 만행은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혹독했다”면서 “강제징용 노동자상은 친일을 청산하고 왜곡된 역사를 우리 노동자가 바로 세우겠다는 선언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민주노총은 투쟁결의문을 발표해 △’주권회복과 한반도 평화’ 투쟁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투쟁 △일제 강제동원 역사에 대한 일본의 사죄와 배상 받아내기 △6﹒15, 10﹒4 공동선언 정신의 이행과 ‘전민족대회’ 성사 투쟁 등을 향후 전조직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을 결의했다.

일제강점기 ‘군함도’로 불리는 일본 하시마(端島)의 탄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빨치산 장기수 출신 구연철(86)씨는 연대투쟁사에서 강제징용의 처참함에 대해 증언했다. 구씨는 “군함도는 우리 민족에게 아픈 상처를 남긴 곳”이라면서 “밥을 얻어먹기 위해서 밥그릇을 하나씩 들고 일렬로 서 있는 강제징용 청년들을 제가 학교를 가면서 볼 때 너무나 처참했다”고 말했다.

이날 8﹒15 전국노동자대회는 약 한 시간 정도 진행됐다. 이어진 ‘8﹒15 범국민평화행동’ 행사에선 본대회 후 오후 4시30분부터 서울광장을 출발해 미국﹒일본 대사관을 거쳐 광화문 광장으로 향하는 행진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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