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재호 김연국 본부장, 18일 불금파티서 ‘총파업’ 선언

“파업으로 새로운 KBS를 만들어 국민 품으로 돌려드리겠습니다.”(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

“MBC를 밑바닥부터 바꾸겠습니다. 파업을 통해 진짜 ‘언론자유’가 무엇인지 반성하고 성찰하겠습니다.”(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MBC본부가 18일 시민들 앞에서 총파업 돌입을 공식화했다.

성재호 KBS본부장과 김연국 MBC본부장은 이날 저녁 7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열린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의 5번째 ‘돌마고(돌아오라 마봉춘 고봉순) 불금파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200여 명의 시민들 앞에서 ‘언론자유 쟁취를 위해 파업을 할 것이며,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돌려 놓겠다’고 약속했다.

성재호 KBS본부장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때 당시 길환영 낙하산 사장을 쫓아낼 때도 기자협회의 투표에 200명이 채 참가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이번엔 280명이 넘는 인원이 투표에 참여해 제작거부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16일 KBS 기자협회는 기자총회를 열어 제작거부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283명(재적인원의 50.35%)이 투표한 가운데 281명(투표 인원의 99.29%)이 찬성에 표를 던졌다.

성 본부장은 “파업을 하기 위해 지난 8일 총파업 찬반 투표를 결의 했고, KBS 기자협회와 PD협회는 강하게 제작거부를 결의하고 있다”며 “언론노조 KBS본부는 총파업을 조만간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연국 본부장은 “언론노조 MBC본부는 17일 정오에 ‘블랙리스트 노조 파괴 공정방송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총파업 투표’를 공고했다”면서 “2012년 170일 파업 이후 5년 만에 저희는 다시 총파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7월21일 ‘PD수첩’ 제작진으로부터 시작된 MBC의 제작 거부 사태가 시사제작부, 콘텐츠제작부, 영상기자회, 보도국으로 계속 확산돼, 오늘(18일) 아침 8시에는 아나운서 조합원 27명이 제작 거부를 결의했다”며 “총파업 찬반투표가 끝나면 저희 1,800명 MBC 조합원들은 필수인력도 남기지 않고 전원 예외 없이 모두 일손을 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파업의 단기적 목표는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장, 김광동 이사, 유의선 이사 그리고 김장겸 사장, 백종문 부사장, 최기화 기획본부장 등을 몰아내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들을 끌어내리는 것이 법적으로 총파업의 종결이 될 수는 있어도 MBC본부는 이를 새로운 시작으로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파업이 끝난 후엔 어떤 방송을 만들 건가’라는 시청자와 국민의 질문에 대한 답과 전망을 찾는 파업을 할 것”이라며 “작은 언론자유의 침해가 있었을 때 묵인﹒방조하고 저항을 게을리 했던 우리를 철저히 바꾸는 파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또한 “17일 저녁 6시에 백종문 부사장과 최기화 기획본부장이 도둑고양이처럼 몰래 고용노동부 서부지청에서 저녁 6시부터 밤 12시까지 조사를 받았다”면서 “다음 주 안광한 전 사장과 김장겸 사장이 조사를 받을 것이다. 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반드시 법정에 세우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최고의 방송사를 재건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행동은 이날 ‘KBS﹒MBC 리즈시절’이라는 보도영상을 상영했다. ‘리즈시절’이란 ‘과거의 영광스러운 한 때’를 일컫는 인터넷 유행어다.

시민행동이 꼽은 KBS 보도의 리즈시절 보도는 2008년 막 출범한 이명박 정부의 인사 검증 보도였다. 당시 KBS 뉴스는 남주홍, 유인촌, 최시중, 박은경 등에 대해 철저한 검증 보도를 내보내,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5일 만에 사과를 하게 만들었다.

MBC의 리즈시절로는 2005년 12월15일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을 다룬 ‘PD수첩’의 ‘특집 PD수첩은 왜 재검증을 요구했는가?’편이 꼽혔다. 당시 PD수첩은 온 나라를 들뜨게 한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조작으로 얼룩져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KBS와 MBC의 리즈시절 영상에 대해 시민행동 단장인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공영방송이 지난 9년 간 너무 나빠서 사람들이 공영방송이 왜 필요한지 잊어버려서 리즈시절 영상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2008년 여름 이명박 정부가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행태를 처음 보일 때, ‘KBS스페셜’은 ‘언론과 권력-베를루스코니의 이탈리아’ 편을 내보내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했다”면서 “이런 프로그램들 때문에 공영방송이 꼭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돌마고 홈페이지(www.dolmago.com)에는 이같은 공영방송의 리즈시절 보도들이 보기 편하게 정리돼 있다”면서 “보시고 많이 공유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사무처장은 시민들에게 KBS﹒MBC의 ‘적폐이사’ 파면 청원(https://goo.gl/5oZc1Q)에 대한 참여를 부탁했다. 아울러 오는 25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6번째 불금파티에 참석해줄 것도 당부했다. 25일에는 불금파티에 앞서 언론노조의 KBS MBC 총파업 결의대회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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