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본부 파업 3일차... 평창과 KBS본관서 대치

평창, “올림픽 어떻게 할 건가” 질문에 고대영 사장 ‘묵묵부답’

서울, 경비업체가 파업 집회 방해 …“누구 지시냐”에 답 회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KBS 사측이 6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과 강원도 평창에서 동시에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언론노조 KBS본부가 총파업 3일째인 이날 오후 강원도 평창에서 성재호 KBS본부장과 고대영 KBS 사장이,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오태훈 KBS본부 부본부장과 KBS시큐리티 직원들이 각각 대치했다.

고대영 사장은 이날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방문과 주경기장 시찰을 이유로 들어 급하게 강원도 평창으로 출장을 갔다. 성재호 본부장과 조합원 60여 명도 평창을 찾아 고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성재호 본부장과 조합원들은 고 사장의 검은색 제네시스 앞에서 “차에서 나와 잠시 대화를 하자”, “창문이라도 열어 달라”, “총파업 중인데 동계 올림픽을 어떻게 준비할 건지 얘기해달라”, “KBS가 망가진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가”와 같은 질문했으나 고 사장은 차량 문을 걸어 잠그고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 “비켜달라는 말이라도 하면 비키겠다”는 말에도 고 사장은 묵묵부답이었다.

2시간 여 동안 대치가 이어지는 사이 고 사장 측이 부른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다. 고 사장은 경찰과 성 본부장이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현장을 떠났다.

같은 시각 서울 여의도에서는 오태훈 부본부장이 사측과 대치하고 있었다. 오 부본부장은 이사회 간담회가 열리는 KBS 본관 6층으로 가고자 했으나, KBS의 용역경비업체 KBS시큐리티가 막아섰다.

KBS 이사회는 당초 고 사장을 이날 간담회에 출석시켜 총파업과 사장 퇴진 여론에 대한 입장을 물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고 사장은 이날 이사회에 알리지 않고 평창으로 출장을 간 것으로 전해졌다.

고 사장의 부재에도 간담회는 본관 6층에서 예정대로 열렸고, KBS시큐리티 직원들은 오 부본부장을 1층부터 막았다. 전날 이인호 KBS 이사장은 KBS본부 조합원들에게 내일 이사회에 와서 말하라고 약속한 바 있다.

5일 이인호 이사장은 여의도 CGV에서 영화 ‘공범자들’을 보고 나오던 길에 KBS본부 조합원을 만났다. 당시 이 이사장은 고 사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조합원들의 질문에 “(KBS 이사회가) 고 사장을 해임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없다”고 말한 뒤, “내일 이사회서 (고 사장의 거취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니 거기로 오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의 이 같은 말에 오 부본부장이 간담회장으로 가고자 했으나, KBS시큐리티 직원들은 “이사회가 원활하게 열리도록 하기 위해서”라며 오 부본부장의 엘리베이터 탑승을 막았다. ‘누구의 지시로 막느냐’는 질문에도 이들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들은 1층 뿐만 아니라 5층에서도 엘리베이터 문을 막았고, 이사 4명이 간담회 시작 시간이 지나서도 6층으로 가지 못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KBS시큐리티는 이날 합법적인 파업 집회를 막고 방해했다. KBS본부가 총파업 3일차 집회를 본관 내 민주광장에서 열고자 했으나 KBS시큐리티는 셔터 문을 내려 출입 자체를 막았다. 이 때문에 KBS본부는 예정에 없던 본관 하모니 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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