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11일째 '이사회 해체' 투쟁 전개

“고대영 사장 비호한 거수기 물러나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가 언론장악을 방조해 왔던  KBS 이사들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공정 방송 쟁취 파업 투쟁 중인 KBS본부는 이인호 이사장, 조우석 강규형 이사 퇴진 촉구에 이어 이원일 김경민 이사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14일 오전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 200여 명은 이원일 KBS 이사가 대표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 바른 앞에서 이원일 이사의 KBS 이사직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성재호 KBS본부장은 이원일 이사의 퇴진을 촉구하며, “고대영 사장을 비호하며 이사회의 거수기 역할을 해온 이 이사는 즉각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 본부장은 “총파업이 11일째에 접어드는데 이 이사는 파업에 대책을 묻고자 하는 이사회에도, 그 전 주의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며 “한 달에 수백만원씩 받아가는 국민의 수신료로  이 이사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묻고싶다”고 비판했다.

또한 “집요했던 지난 정권은 사장을 내쫓았더니 또 다른 낙하산 사장을 내려 보냈다”며 “그 낙하산이 고대영 사장, 이인호 이사장 그리고 이원일 이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수신료로 연구비, 활동비, 법인카드 사용료 등을 받아왔다면 조금이라도 책임을 느끼고 KBS가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며 “이 이사가 사퇴하는 것만이 우리 KBS가 새롭게 거듭나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오전 집회에는 최윤형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해직자원상회복투쟁위원회 투쟁기획팀장을 비롯한 공무원노조 조합원들도 함께 자리해 연대의 뜻을 밝혔다.

최윤형 투쟁기획팀장은 연대사에서 “이런 말이 있다. 직필(直筆)은 사람이 죽이고, 곡필(曲筆)은 하늘이 죽인다”며 “정론을 외면하고 사실을 왜곡할 때 더 무서운 하늘이 이를 죽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곡필을 하지 않고 진정한 언론의 자유를 되찾기 위해서 투쟁하고 계신 동지 여러분을 무한히 존경하고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우리 공무원 해직자들도 함께 방송독립을 쟁취하고 적폐이사들을 몰아낼 때까지 연대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 KBS본부는 김경민 KBS 이사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있는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도 찾았다.

KBS본부는 학생회관 앞에서 진보대학생네트워크 한양대지부(이하 한양대지부)・애국한양 청년동문회(이하 청년동문회) 등과 공동 기자회견를 열고 김경민 이사의 이사직 사퇴를 촉구했다.

김정희 한양대지부장은 “더 이상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릴 수 없어 파업에 나선 KBS와 MBC의 언론인들을 응원한다”며 “그 파업은 진실한 언론이 되고 그간의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한 과정임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늘 보던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이 한 동안 중단 돼도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다”며 “국민의 알권리와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위해, 더 나아가 민주주의의 참된 의미를 실현하기 위해 나선 언론인들의 파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진일 청년동문회 운영위원은 “청년동문회는 방송의 정상화를 위해 싸우는 KBS본부와 함께 김 이사의 KBS 이사직 사퇴를 요구한다”며 “김 이사는 박근혜 정권 동안 다수의 다른 이사들과 함께 정권의 KBS 장악을 감시하고 견제하기는커녕 비호하고 옹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지난해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의 요구에 명백히 반대되는 적폐행위”라고 강조했다.

KBS본부와 청년동문회는 공동 명의의 기자회견문에서 “지난 겨울 국정농단 세력을 탄핵한 국민들의 바람은 정권 교체로 결실을 맺었다”면서도 “국정농단의 공범인 KBS와 MBC의 언론부역자, 방송장악의 공범자들은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이사는 이제 지난 9년간 이명박・박근혜 방송장악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하루 빨리 KBS 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기를 바란다”며 “대다수의 국민이 요구하고, 한양대 동문과 학생들이 바라는 언론 적폐의 청산의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성 본부장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김 이사의 사퇴를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한양대 총장 비서실 측에 전달했다. 또한 KBS본부 조합원들은 한양대 캠퍼스 내 곳곳에서 김경민 이사의 사퇴를 촉구하는 선전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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