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본부 27일 안산 합동분향소 찾아

성재호 “지난 9년, 우리는 비겁했고 타성에 젖어 있었다”

24일째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만난다.

언론노조 KBS본부 집행부와 조합원들은 27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총파업 집회를 한 후 경기 안산 세월호 정부 합동분향소로 향했다. 200여 명의 조합원들이 버스 6대에 나눠 타고 출발했다.

이날 KBS본부 조합원들은 모두 검정색 옷을 입고 파업 집회가 열리는 민주광장에 모였다. 30분 정도 진행된 집회에서 조합원들은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KBS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했음을 지적하는 영상을 함께 봤다. 영상을 보며 몇몇 조합원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우리에겐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영방송 KBS를 제대로 만들어야 할 숙제가 있다”며 “합동분향소에 가서 우리의 싸움이 지난 9년의 적폐를 청산하는 싸움임을 한 번 더 인식하고 오자”고 말했다.

성재호 본부장은 지난 9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여덟번째 ‘돌마고 불금파티’에서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했던 말을 전했다. 

당시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진도 체육관에서, 팽목항에서 나를 두 번 죽인 것은 여러분의 사장이 아니고, KBS・MBC의 보도본부장도 아니고 현장에 있었던 바로 여러분이었다”며 현장에 있던 언론노동자들을 꾸짖었다.

이에 대해 성 본부장은 “우리는 비겁했고 또 주저했다. 망설였고 타성에 젖어 받아쓰기만 했다”며 “세월호 참사 뿐만 아니라, 지난 9년을 생각해보면 우리의 침묵과 무관심, 비겁함, 자기검열 속에서 4대강은 썩어갔고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목숨을 잃었다”고 자책했다.

KBS본부는 합동분향소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만나는 장소에서 어떤 사진 촬영이나 비디오 촬영도 하지 않고, 유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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