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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이사장이 ‘MBC 여의도 사옥’ 매각 압박
[0호] 2017년 10월 13일 (금) 15:58:50 임학현 언론노보 기자 haken1984@gmail.com
   
 

고영주 “하 씨에게 4800억 수의 계약으로 팔아라”

MBC본부 “검찰・방통위 조사해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서울 여의도의 옛 MBC 사옥을 정체불명의 한 사업가에게 팔도록 MBC에 강권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고영주 이사장은 방문진 정기 이사회에서 “(해당 사업가가) 4,800억 원을 일시불로 준다더라”며 사업가의 황당한 제안을 MBC 경영진에게 전하는가 하면, 정상적인 입찰이 아닌 수의 계약을 통해 옛 사옥을 매각하려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폭로했다.

   
 

고영주 “4,800억 원 한 번에 준다 하니 수의 계약”

“일단 매각하고 다른 건물을 사서 임대업을 하라” 황당 주장도

MBC본부에 따르면 고 이사장은 지난해 2월 백종문 당시 MBC 미래전략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MBC 여의도 사옥 부지를 사겠다는 유능한 사업가가 있으니 만나보라’고 지시했다. 

백종문 본부장이 사업가 하 모씨를 찾아가자, 하 씨는 자신을 경남 지역의 신문사 대표라 소개하며 ‘MBC 여의도 부지를 수의 계약으로 4,800억 원에 팔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당시 여의도 사옥 부지는 이미 외부 사업자와 MBC가 공동개발을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이사회의 추인도 받은 상태였다. 하 씨의 제안에 MBC 자산개발국은 사규상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고 이사장은 지난해 6월 12차 방문진 정기 이사회에서 “4,800억 원을 준다는데 수의 계약이 안 된다는 건 팔기 싫다는 거냐”, “(하 씨가) 어느 은행에서 1조 원 보증을 받았다고 한다”, “중도금이 필요 없이 일시금을 주겠다는 것이다. 4,800억 원을 일시불로 한 번에 주겠다(고 한다)”고 말하며 수의 계약을 통한 매각을 강권했다.

같은 해 11월 20차 정기 이사회에서는 “그 돈(하 씨에게 매각하여 받은 4,800억 원)을 가지고 임대할 다른 건물을 사면 어떤가”라는 억지스러운 제안까지 하면서 매각에 집착했다. 또한 “일본이 20년 장기침체로 들어가면서 부동산 값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한 번 검토해 보라”는 황당한 주문을 하기도 했다.

고 이사장의 이같은 ‘묻지마 매각’ 강권에 방문진 실무진과 옛 여권 추천의 이사들도 난색을 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무진이 고 이사장에게 ‘수의 계약은 MBC 규정상 안 된다’고 설명했지만 고 이사장은 막무가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옛 여권 추천 이사인 김광동 이사는 “내 평생 4,800억 원이라고 하는 현찰을 가지고 있거나 내놓은 일은 아직은 (보지 못했다)”고 의아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 씨, 고영주 등에 업고 MBC를 ‘놀이터’로

“임원 전용 엘리베이터 타고 임원실 돌아다녔다”

하 씨는 MBC 자산개발국 실무진들을 만난 자리에서 “고 이사장이 하늘처럼 여기는 사람들과 친하다”고 주장했고, 또한 “백 본부장이 평소 자신에게 전화를 자주 걸고, 노조 문제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는 이야기까지 한다”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의 임원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14층에 올라가 임원실을 두루 돌아다녔다. 

자신의 뜻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자 오정우 당시 MBC 미디어본부장에게 “왜 팔지 않느냐. 이러다 다친다. 방문진의 얘기를 듣지 않으면 인사에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 씨는 권재홍 MBC 부사장 방에 앉아 실무자를 소환해 왜 매각을 하지 않는지를 다그치기도 했다. 

김윤섭 MBC 자산개발국장은 “권재홍 당시 부사장 방에서 올라오라는 연락을 받고 가보니, 하 씨가 임원들과 함께 앉아 있었다”며 “방문진에서 중요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는데, 왜 그 사람에게 팔 수 없는지 만나서 설명하라고 해서 부사장실에서 실무진을 부른 것”이라고 MBC본부 측에 밝혔다.

   
 

고영주 “좋은 제안이 들어와서 하 씨 만나준 것 뿐”

정체불명 사업가 하 씨, ‘1조 원 지급보증’은 거짓말

MBC본부 “검찰 철저히 조사해야…방통위, 고영주 해임하라”

김환균 위원장 “신중하기만 한 방통위 규탄한다”

의혹 제기가 이어지자, 고 이사장은 하 씨와의 친분에 대해 부인했다.

그는 지난 11일 방문진 회의를 앞두고  “좋은 제안이 들어와서 (하 씨를) 만나준 것 뿐”이라며 “(하 씨를 백종문・권재홍에 소개한 것은) 좋은 조건을 제시하니 한 번 알아보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 씨가 1조 원의 지급보증을 받았다는 말도 거짓말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급보증의 파트너로 하 씨가 내세운 대형 건설사의 담당자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으며, 하 씨가 세웠다는 ‘여의도프로젝트’라는 자본금 1,000만 원의 회사 역시 하 씨 소유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MBC본부는 검찰 조사와 방송통신위원회의 고 이사장에 대한 해임을 촉구했다.

김연국 MBC본부장은 “검찰은 고 이사장과 브로커 하 씨가 어떤 사이인지,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 고 이사장의 불법행위는 없었는지를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고 이사장의 행동은 MBC 관리감독기구의 이사장으로서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고 이사장은 MBC를 극우파의 이념 놀이터로 전락시켰고, 방통위의 합법적 권한인 검사・감독도 거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통위는 더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고 이사장을 조속히 해임할 것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 역시 방통위가 ‘적법한 조치’를 취하는 데 머뭇거리지 않기를 촉구했다.

김환균 위원장은 “우리가 보기에 방통위의 행보는 더디기만 하다”며 “양대 공영방송이 총파업에 돌입해 방송 파행을 겪은 지 오늘로 40일 째인데, 아직도 그렇게 돌다리 두드리듯 신중하기만 한 방통위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김환윤 위원장은 또한 “더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법이 부여한 권한을 이용해 신속하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개혁은 말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묵묵하게 가더라도 할 일은 꼭 해야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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